이 책은 개별 모더니스트 작가보다는 모더니즘 운동 전체의 사상과 통찰에 초점을 맞춘 도서로 쉽고 재밌는 모더니즘 입문서로 안성맞춤인 도서이다.
모더니즘은 거대한 규모의 역사적 위기에서 비롯된 사조로 단절, 파편, 생략, 불명료함, 부조화, 다중 관점 등으로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한 일련의 전략이며 기존의 전통적 예술 기법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음에서 탄생한 문학 사조이다.
페리 앤더슨이 주장하는 모더니즘의 세 가지 역사적 조건은 귀족 계급이나 토지 소유 계급이 여전히 지배적인 사회들 사이에서 '고급' 예술과 문화의 확립된 전통이 존재하는 것으로 이 전통은 모더니즘 예술이 그 코드와 기법을 차용하면서도, 동시에 그 무기력한 아카데미즘과 귀족적 편향에 반항할 수 있게 한다와 서로 다른 역사적 생산 양식이나 사회적 삶의 형태가 겹치는 것, 정치적 혁명의 근접성이라 주장한다. (p 20) 모더니즘이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 절정에 달했다면, 이는 앤더슨이 언급한 조건들이 그때 가장 집중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으로 그가 보기에는 모더니즘 운동을 종식시킨 건 제2차 세계대전으로 당시 신기술은 이미 일상화되었고, 혁명의 위협을 줄었고, 유럽은 재건 중이고, 오래된 귀족-농업 질서는 급격히 쇠퇴하고 있었다.( p 21)
저자는 모든 모더니스트 작품이 공유하는 단일한 속성은 없는데 이는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새빨간 머리나 커다란 귀를 가져야 서로 닮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모더니즘'은 다의적 용어로, 여러 공통된 특징을 지닌 사물의 범주를 지칭하지만, 그 어떤 특징도 그 범주에 속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모더니즘을 계승한 포스트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차이점과 관계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한다.
- 모던modern이라는 개념은 '덧없고, 순간적'이라는 의미로 태어난 것은 바로 보들레르에서이다. 모던한 경험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그것이 끊임없는 소멸 행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순간은 너무나 연약하고 덧없어서, 그것이 사라진 후에야 개념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 p 43
저자는 다양한 문학을 예로 모더니즘에 대해 이해시킨다. 콘레드의 」「비밀 요원」은 다양한 측면에서 모더니스트 예술가의 알레고리인데 모더니즘적이면서 동시에 반모더니즘적이라고 하니 한번 읽어볼 만한 도서인 것 같다.
모더니스트에게 역사란 더 이상 지혜의 근원이나 유익한 선례의 집합이 아니며, 모더니즘은 전통을 경계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고대적이고 원시적인 것에 매료된 흐름이 존재한다고 본다.
2장에서는 역사의 위기와 모더니즘, 모더니즘과 대중문화, 모더니즘의 정체성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더니즘에서 쇠퇴하고 있는 것은 현실에 내재한 질서가 있다는 고전적 리얼리즘의 신앙이며, 모더니즘 작품은 대체로 경험을 형식의 순수성에 종속시키는 작품과 경험의 직접적 재현을 위해 형식에 저항하는 작품으로 나뉜다고 한다.
3장 '예술가의 죽음'에서는 아방가르드, 다다이스트, 초현실주의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4장은 '보수 혁명가들'로 단순히 혁신적인 예술 운동이 아닌 보수성과 급진성이 긴밀히 얽혀있는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문화적 형성체로 이해되는 모더니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는 모더니즘은 기존의 지배적 합리성이 재앙적으로 실패한 시대에 대안적 합리성을 모색하는 시도이며, 1차 세계대전 전장의 잔해에 부서지고 녹슬어 버린 전통적 모델이 많았음을 피력한다. 더불어 지배적 형태에 대한 건설적 비판과 잠재적 위험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긋는 일은 쉽지 않으며 모더니즘 자체는 과거의 것이지만 그것이 다루었던 문제들은 여전히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게 제기됨을 주장하며 마무리한다.
책 말미에는 모더니즘 비평 담론의 계보도 부록처럼 구성되어 있는데 모더니즘 담론사라는 큰 틀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처음엔 쉬웠으나 갈수록 복잡해졌다. 그럼에도 모더니즘 문학의 정의와 특징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이해할 수 있는 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