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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0월
평점 :
어린 시절 TV에서 영화로 본 기억이 있는 아제아제 바라아제이다. 영화 내용이 전체 다 생각나는 건 아니고 일부분 장면만 생각난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님의 책으로 덩달아 이슈가 되어 개정 2판으로 만나게 되었다. 다소 두껍지만 내용은 술술 잘 읽혔고 두꺼운 만큼 시간은 제법 걸렸다.
책 제목인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뜻은 '가자, 가자, 더 높은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가끔씩 절에 가지만 그냥 운동 삼아 가는 것이라서 절을 한 기억은 없다.(왠지 절을 하는 게 부끄러웠다.) 그리고 절에서 스님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저 당혹스러워 못 본체하곤 했었다. 굳이 스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고 천주교에 몸담고 있는 신부님이나 수녀님처럼 종교인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뭔가 거룩해야 된다는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갖고 있기도 했다. 물론 흔히 땡중이라고 칭하는 이들도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절에 기거하는 스님은 진실되고 깨끗해 보였고 내겐 조금은 어려운 존재이기도 했다.
- 이 소설에서는 두 여주인공이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신비스러움의 세계와 이상을 좇는 진성이라는 인물이 그 하나다. 진성은 청정함을 앞세우고 깨달음의 바탕을 다져 간다.
그와 상대적인 인물로서 파계를 하고 떠도는 순녀라는 인물(법명:청화)를 내세웠다. P 8
먼저 진성의 이야기부터 만난다. 진성의 속명은 강수남으로 두 명의 남동생과 한 명의 여동생이 있다. 그녀의 집 뒷산에는 비구니들만 수도하는 절이 있었는데 어릴 때 그곳에서의 추억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커서 스님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당연히 집에서는 반대하였으나 결국 그녀는 뜻을 이루고 만다. 진성은 종종 은선 스님의 질문을 떠올린다. 그 질문은 달마 스님 얼굴에는 왜 수염이 없느냐는 것이다.
진성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순녀의 법명은 청화이다. 저자는 그녀의 삶도 오롯이 보여주는데 순녀는 분명 도화살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삶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측은한 마음은 들었다. 은선 스님이 열반에 들기 전 극적으로 순녀가 나타났다. 나는 순녀가 은선 스님의 바람대로 선원 공양간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그 절에 남아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순녀는 떠난다.
중간에 은선 스님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사연이 없는 인물이 없었다. 읽으면서 뭔가 뭉클하기도 했고 눈물이 나오려고도 했는데 이 감정이 정확히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냥 나대로 결론을 내리자면 허무라는 단어인데 죽으면 그만인 삶,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순녀가 결코 놓지 않는 희망의 끈은 자식이었다는 게 의외였다.
한 번 더 읽으면 저자가 말하고자 한 의도에 조금 가깝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