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사축 - 나는 더 이상 '사축'으로 살지 않겠다
고다마 아유무 지음, 김윤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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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직 회사만을 위하기보다는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나는 월급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동시에 회사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운고 있다. 이점을 항상 인지하고 깨어있는 사고로 삶에 최선을 다하자. 때로는 가면을 써도 괜찮다.


책에서 좋았던 부분, 특히 생각하고 싶은 부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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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기술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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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보자. 주변에 사람들은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너 화났어? 혹시 무슨 고민있니?" 라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이렇듯 침묵은 입을 다물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익숙하지 않은 행동’이다. 보통은 기분이 좋지 않을때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침묵에 익숙해지기란 결코 쉽지 않다.  침묵은 대화가 되지 않는사람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침묵은 단순히 말 하지 않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오히려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적절한 침묵은 불통이 아닌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종교지도자나 유명인들은 중요한 이슈에 침묵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요한 침묵은 최고의 화술의 효과를 가질때도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한 조제프 앙투안 신부은 침묵의 필요성과 진정한 침묵의 가치를 책으로 만들었다. 그는 침묵의 의미를 이해하고, 소통을 위한 침묵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말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 의도에 따라 침묵을 분류했다.  '신중한 침묵, 교환한 침묵, 아부의 침묵, 조롱의 침묵, 감각적 침묵, 아둔한 침묵, 동조의 침묵, 무시의 침묵, 정치적 침묵, 변덕의 침묵' 등 다양한 종류의 침묵들은 일상에서 침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악한 의도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침묵은 진정한 의미의 침묵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침묵의 적용에 앞서 그 의도와 적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적절한 이해가 없는 침묵은 공허할 뿐이다.


침묵은 말을 하지 않는것 뿐만 아니라 글에도 같이 적용될 수 가 있다. 저자 또한 당시 수 많은 정보의 홍수로, 특히 옳지 않은 정보의 홍수로 인해 사람들은 제대로 된 글을 읽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18세기 책이라는것을 감안한다면 그때도 과연 책이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 많은 책이 범람하는 21세기와 sns에 쓸모없는 많은 글들을 보면 얼마나 놀랄지 상상해본다)  


이 책은 종교자가 씌여진바와 같이 침묵의 종교적 의미도 다룬다. 당시 신을 불경시하는 젊은 세대를 비난,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옳치 않은 방법으로 신을 비난하는 사람에게 침묵한다면 그것은 옳은 의미의 침묵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종교적인 부분은 그리 깊게 읽지 않았다.)

짜이 밀레가
진정한 침묵에 대해 생각한다. 침묵하는 연습을 하되, 진정한 의미의 침묵을 떠올리자.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생각을 표헌하는 글 또한 신중한 태도를 갖자. 평화로운 마음을 잊지말자


침묵 원칙

1.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입을 연다.

2.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듯이 입을 다물어야 할 떄가 따로 있다.

3. 입을 닫는 법을 먼저 배우지 않고서는 결코 말을 잘할 수 없다.

4. 말을 해야 할 때 입을 닫는 것은 나약하기 때문이다. 입을 닫아야 할 때 말을 하는 것은

경솔하고도 무례하기 떄문이다.

5. 말을 하는 것보다 입을 닫는 것이 덜 위험하다

6. 사람은 침묵 속에 거함으로써 스스로를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침묵을 벗어나는 순간 자기 자신보다 남에게 의존하는 존재가 되고 만다.

7. 중요한 말일수록 후회할 가능성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뇌어보아야 한다.

8. 지켜야할 비밀이 있을 때에는 아무리 입을 닫고 있어도 지나치지 않다.

9. 아는 것을 말하기 보다는 모르는 것에 대해 입을 닫을 줄 아는 것이 더 큰 장점이다.

10. 침묵은 편협한 사람에게는 지혜를, 무지한 사람에게는 능력을 대신하기도 한다

11. 말을 많이 하고픈 욕구에 휘둘려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받느니, 침묵 속에 머물러 별 재주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편이 낫다.

12. 용감한 사람의 본성은 과묵함과 행동에 있다. 양식 있는 사람은 항상 말을 적게 하되 상식을 갖춘 발언을 한다.

13. 무언가를 말하고픈 욕구에 걷잡을 수 없이 시달리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결코 입을 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14. 침묵이 필요하다고 해서 진솔함을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생각들을 표출하지 않을지언정 그 무엇도 가장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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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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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전 국회이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보다 작가와 평론가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후원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글쓰기 특강을 진행했다. 누가 들을지 궁금했지만 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이들도 많았고, 글쓰기에 대한 열망에 놀랐다고 한다. 강연 이후 강연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글쓰기 특강’으로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글쓰기에 대한 두렴움을 없애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도와준다.


글은 두가지로 나뉜다. 문학적인 글과 논리적인 글. 문학은 감정이 풍부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문학작품을 누구나 쓸 수 있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논리적 글쓰기는 다르다. 글쓰기 원칙을 지키며 글쓰는 연습을 한다면 누구나 유시민 만큼 글을 쓸 수 있다.  유시민은 자신만의 글쓰기 원칙이 있다. 이 세가지 원칙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기에, 누구나 적용하면 좋을 원칙이다.


첫째, 주장과 취향을 구분하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분명한 취향이다. 내 취향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취향 또한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주장을 했으면 논증을 하라. 내가 주장한 것에 대한 이유를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쓴다. 논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글을 쓴다. 셋째, 일정부분 거리감을 둬라. 글을 씀에 너무 심취해서 내가 무슨 내용을 쓰는지도 모르면서 글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방향을 인지하며 글을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많이 읽는다, 많이 쓴다.



짜이 밀레가

나는 회사원이 된 이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 리뷰를 시작한 것도 2012년이다. 벌써 5년지났지만 처음 리뷰를 쓰던게 생각난다. ‘행복의 정복_버트런트 러셀’ 을 읽고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 워드를 열었는데 무었을 써야할지 몰랐다.  백색 화면에 커서는 깜빡거리고 손은 키보드 위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남의 글을 쉽게 읽고 잘못된 부분을 쉽게 찾았고, 다른 사람이 쓸 글을 편집하는 것은 쉬웠는데  내가 처음부터 글을 쓰려고 하니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몇일에 걸쳐 꾸역꾸역 리뷰를 완성했다. 하지만, 글에는 전체적인 흐름이 없었고, 문장은 어색했다. 저자의 주장과 내 생각이 구분되지도 않았다. 맞춤법은 당연히 형편없었다. 수정을 거듭하다가 도저히 못하겠어서 블로그에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도 그때와 많이 다르지 않다. ㅎㅎ http://blog.aladin.co.kr/756773148/5466208


그 당시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았다. ‘내용이 틀리면 어떻게 하지? 저자의 생각을 내가 잘못 안건가? 맞춤법은 다 맞나? 누가 보고 욕하면 어떻게 하지? 내 리뷰는 다른 사람에 비해 너무 초라한데? 아 쪽팔리다. ’ 불필요한 생각과 고민들은 글쓰기를 더욱 어렵게 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 수록 이런 고민은 서서히 없어졌다. 어렵긴 하지만 하나 둘 리뷰를 완성할때마다 작은 성취감도 느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위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과 비교해서 초조해하기 보다는 그 자체에 재미를 발견했다. 어느순간 독서 리뷰는 내 취미가 되었다.  리뷰로 시작해서 컬럼을 보내기도 하고, 소설 공모전을 작성하기도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것도 아닌데 글을 쓴다는 것 자체는 참 재미있다.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리뷰를 쓰다가 내 이야기가 길어졌다. 처음 글을 썼을 때 어려움과 글을 쓰는 즐거움을 쓰다보니 실컷 수다를 떨었다. 하고싶은 말은 하나다. 글을 쓰고 싶다면 많이 읽고 많이 쓰자. 꾸준히 하다보면 글쓰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그 날을 위해 꾸준히 그리고 즐겁게 글을 쓰자.






추천하는 책들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


글쓰기 기술

모국어부터 완벽히 하자

중국어, 외국어 오남용 방지

한번에 한 문장만 쓴다

독자의 입장에서 쉽게 쓴다. 글쓰기는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거시기 화법은 지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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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생존하라 - 35-45 직장인이 놓치면 후회할 서바이벌 키트 6
김호 지음 / 모멘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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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당장 일주일뒤에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아니 우리는 (나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중 하나다) 이제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한다.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 지금 어떤 생각이 드는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불안하지 않은가? 미리 준비하지 않은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단언컨데 대한민국의 대다수 직장인들은 이와같은 걱정을 할 것이다. 슬프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런데 만일 우리에게 생존키트가 있다면? 우리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단순히 공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키트를, 그 준비를 이 책과 함께 해보자. 세상에 나 혼자 뛰어들기 전에 서바이벌 키트를 마련하자. 이것만 있다면 최소한 별 문제 없도록 사전에 준비하자. 



짜이밀레가
난 개인적인 서바이벌 키트를 가지고 다닌다. 커다란 필통에 칫솔, 로션, 렌즈, 연고, 펜, 수첩, 왁스, 휴지, 인공눈물 등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것만 챙기면 운동을 할때도 친구집에서 자고올때도, 화장실이 급해도 걱정이 없다. 사전에 준비하는 것을 중시하는 내 성향이 만든 습관이다. 그리고 이젠 이 비상키트를 내 미래를 위해 준비하자. 하루하루 순간에 편안함을 주는 비상키트가 아니라. 앞으로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생존키트를 준비하자. '자신의 명함에서 회사와 직급을 지운다면 과연 무엇이 남는가.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라는 저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을 갖자.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이 다짐과 실천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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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키트
직업 - 직장을 다닌다고 직업이 생기지 않는다.
여덟가지 모자를 쓰자.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것들에 도전하자. 사분면을 나눠서 돈이 되는 것과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을 구분해보자. 지금의 다양한 활동들을 정리해보자. 하고 싶은 것들은 해보자.  

경험 -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봤다가 중요하다.
스포츠의 관객이 될 것인가 아니면 선수가 될 것인가.
실천을 위한 도구들. 체크리스트, 버킷리스트, 리츄얼, 집중하는 방법(포모도르 테크닉), 익숙한 것과 결별

관계 - 평생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라
직장을 얻거나 사람을 소개받을때는 아는 사람이 많은게 좋다. 하지만 진정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을 사람을 얻는게 더 중요하다. 인간관계는 give and take 다. 내가 먼저 줘야한다는 말이다.

배드뉴스 - 배드뉴스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축구의 하프타임처럼 인생의 쉬는 시간을 갖자.
적절한 부정은 되려필요하다. 상황을 받아드리고 분석해서 다시 시작하자
(이건 정말 부럽다... 삶을 그만두고 떠날 수 있는 행동)


역사
나의 과거를 통한 미래 계획
10년뒤를 가장하라. 유언장 쓰기, 부고 작성
내가 죽기전에 과거의 나에게 한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균형 - GO, PLAY STOP
GO - 정말 열정적으로 살아보자. 밤을 새는한이 있어도
PLAY - 인생을 즐기자,. 좋아하는 것을 하자
STOP - 잠시 멈추고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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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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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뛰고나면 정말 숨이 멈출것처럼 힘들고 다리도 아프고요. 다른사람이랑 함께 하는 운동도 아닌데 말이에요. 대체 달리는 이유가 뭔가요? 달리기 대회에서 개인 기록을 갱신하고 싶은가요? 건강을 위해서 달리나요? 대체 이유가 뭔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만일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 이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좋아서요'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달리기를 좋아하는 러너(Runner) 이자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는 달리기에 대한 생각, 글쓰기와 연관된 자신의 이야기를 한편의 책으로 엮었다.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만일 당신도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겁게 이 책을 즐겁게 읽을 것이다.



짜이밀레가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달리는 그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는 달린 이후의 성취감과 달리기를 통해 얻어지는 건강과 멋진 몸매를 좋아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목적을 위한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달리다보면 이런 생각들이 없어진다. 나의 페이스를 확인하기 위해 부지런히 시계를 보며 속도를 확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통 이런 저런 생각들로 인해서 목적은 없어지고 순간만 남는다.
나는 운동에 대한 몇가지 버킷리스트가 있다. 자전거 전국일주, 철인삼종경기, 유도 검은띠 등등 몇가지 이룬것과 이루지 못한것들이 있다. 그리고 마라톤 풀코스완주는 그중에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운동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었다. 앉아서, 서서 책을 읽고 있지만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달리고 싶다. 그런데 내가 달리기를 통해 얻고 싶은건 무엇일까? 그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내가 얻고싶은 것은 무엇일까? 자신과의 싸움인가? 아니면 성취감인가? 아직 나도 뚜렷하게 답을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확실한건 난 달리고 싶다.



달릴때 머리속에 드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은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다.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 남는다. 하늘이란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실체인 동시에 실체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넓고 아득한 그릇이 존재하는 모습을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 달릴때 드는 생각


마라톤 마을의 아침 카페에서 나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찬 암스텔 비어를 마신다. 맥주는 물론 맛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맥주는 달리면서 절실하게 상상했던 맥주만큼 맛있지는 않다. 제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튼 나는 좋은 기록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나는 혼자서 마라톤 코스를 주파한 것이다. 교통지옥과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와 격렬한 갈증을 극복하고, 이만하면 나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듯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지금 이 순간 아무래도 좋다. 아무튼 더 이상 한 발짝도 달릴 필요가 없다. - 뭐라고 해도 그것이 가장 기쁘다.

아아, 이제 더이상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

  • 아테니 마라톤 이후


내 몸이 둘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욕심을 내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달리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 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 꾸준히 달리는 연습 중


말할 것도 없이 언젠가 사람은 패배한다. 육체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쇠잔해간다. 빠르건 늦건 패퇴하고 소멸한다. 육차게 시들면 정신도 갈 곳을 잃고 만다. 그와 같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지점을 - 결국 내 활력이 독소에 패배해서 뒤처지고 마는 지점을 - 조금이라도 뒤로 미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소설가로서 내가 목표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금의 나에게는 ‘쇠퇴해 있을’ 겨를이 없다.


달리고 있는 동안 몸의 여러 부분이 차례차례 아프기 시작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한동안 통증이 오고, 그것이 오른쪽 무릎으로 옮겨가고, 왼쪽 허벅지로 다시 옮겨가고,,, 하는 식으로, 몸의 각 부분이 번갈아가며 들고일ㄹ어나서 자신들의 통증을 소리 높여 호소했다. 비명을 올리고, 불평을 늘어놓고, 사정을 호소하고, 경고를 해댔다. 그들에게 있어서도 100킬로를 달린다는 것은 미지의 체험이었고, 모두 각기 할 말이 있는것이다. 그것은 잘 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은 인내하며 묵묵히 달려나갈 수밖에 없다….


무리를 해서 계속 달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걷는 쪽이 현명했을지도 모른다. 많은 주자들은 그렇게 하고 있었다. 걸으면서 다리를 쉬게 한다. 그렇지만 나는 한 번도 걷지 않았다, 스트레칭을 하기 위한 휴식은 착실하게 취했다. 그러나 걷지는 않았다. 나는 걷기 위해서 이 레이스에 참가한 건 아니다. 달리기 위해 참가한 것이다. 그 때문에 - 그 목적 하나를 위해 - 비행기를 타고 일부러 일본의 북녘 끝까지 날아온 것이다. 아무리 달리는 스피드가 떨어졌다 해도 걸을 수는 없다. 그것이 규칙이다.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 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 다시 규칙을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무도 어렵게 될 것이다. - 울트라 마라톤 중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오늘의 레이스를 내가 진심으로 즐겼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만한 기록은 아니다. 자잘한 실패도 많이 겪었다. 그렇지만 나 나름대로 전력을 다했고, 그 노력의 보상 같은 것이 아직도 몸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다. 그리고 또 여러 가지 점이 이전의 레이스보다 개선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중요한 점이다. 트라이애슬론이라고 하는 것은 세 가지의 경기가 조합되어 있어서 각각의 연결점의 처리가 어려운 만큼 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경험에 따라 신체 능력의 차이를 극복해가는 것이 가능하다. 바꿔말하면 경험에서 배워가는 것이 트라이애슬론이라는 경기의 기쁨이며 재미인 것이다.


산다는 것의 성질은 성적이나 숫자나 순위라고하는 고정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 속에 유동적으로 내포되어 있다는 인식에 다다를 수 있다.

어쨋든 눈앞에 있는 과제를 붙잡고 힘을 다해서 그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간다. 한 발 한 발 보폭ㅇ에  의식을 집중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동시에 되도록 긴 범위로 만사를 생각하고, 되도록 멀리 풍경을 보자고 마음에 색둔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장거리 러너인 것이다.

개개인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이쓴ㄴ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 교훈을 배워나가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대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접근하는 것이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것이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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