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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로 사진을 찍다보니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사람마  다 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의 차이가 사진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진은 일차원적인 표현이지만, 하면 할수록 결코 일차원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깊어진다.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강렬해지는 이때, '사진 철학의 풍경들'은 내게 정말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점점 대중화되고 있는 사진 분야에  생각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어진다. 

 

 

 

 

   

 '멋진 곳에 가면 누구나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없다' 

 사진을 하는 내가 늘 셔터를 누를때마다 생각하는 것이다. 멋진 자연을 그대로 담는건 카메라라는 문명의 이기의 도움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좋은 사진'은 꼭 멋진 자연을 찾지 않아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작가 정신'이라는 엄청난 부재료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되는 본인만의 시선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작업이다. 자신만의 '시선'을 어떻게 확립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늘 시도는 하지만 늘 어렵긴 매 한가지다. 

                                       사진을 바꾼 사진들. 이 책에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 20인의 작가들이 소개되어 있다. 무언가를 처음 시도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것을 발전시키는데는 부단한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인데 이들은 그것을 이루어낸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의 세계에 동화되어질 수 없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그들이 어떻게 노력해왔는지를 통해 나만의 시선을 만들어나가는데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라 믿는다. 

 

 

 

 

 1984년에 발표 되었던 '파리,텍사스'라는 영화를 아는가. 기억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 198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으로 '빈 벤더스' 감독이 만든 영화이다. '한번은'은 이 '빈 벤더스' 감독의 책이다. 그는 영화 감독이면서 사진 작가이기도 하다. 

 "모든 일은 카메라 앞에서 단 '한 번' 일어난다. 그리고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 사이에서 영원히 잊힐 수도 있었던 한 편의 이야기가 태어난다." 

 어떤 장면을 연사로 찍었다고 해서 그 각각의 프레임이 같을 수는 없다. 순간이지만 빛의 양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앞에는 없었던 곤충이 한 마리 출현했을 수도 있다. 같은 사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순간의 사진은 단 한 장 뿐이다. 그 단 한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빈 벤더스의 사진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당연히 사진값이 중요하지도 않다. 그의 사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은 피사체가 전하려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의 어떤 사진에서 핀이 나갔다면 그건 잘못 찍은 것이 아니라 피사체가 전해주는 느낌이 그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사진이 조잡해 보이거나 치기어려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사진에는 사진에 대한 그의 깊고 투철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찍을 때,결정적인 순간을 직관으로 포착해야 한다'는 '재빠른 이미지'에 견주어지는 사진 미학의 바이블 '한번은'. 여행길이 이어진 8월을 풍성하게 꾸며주지 않을까 한다. 우리들 인생에 단 한번뿐인 이 여름을 기억하는 멋진 사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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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볼프강 카이저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모르문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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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볼프강 카이저'도 서문에서 이 책을 완성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한 책.  

왜 그랬을까...에 대한 답은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 심오한 내용의 책을 엮으려니 그렇게 오래 걸리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실 현대의 우리는 '그로테스크'라는 말을 의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볼프강 카이저가 이 책을 저술했던 1950년대에 비하자면 다양한 문화와 삶이 공존하는 세계에 살기때문일 것이다.  1950년대에는 흑백 논리라든가 상당히 단순한, 이쪽 아니면 저쪽의 개념이 강한 시대였기에 그로테스크한 문화를 접하는건 지금보다 적었을 것이고 혹여 그런 것이 생긴다면 - 미술이나 문학에서 - 눈에 띄게 도드라져 보였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볼프강 카이저는 '그로테스크'란 단어의 의미를 정의하기 위해 정말 부단한 노력과 연구을 했음을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알게 된다. 책의 본문에 인용되는 수많은 미술가와 작품들의 해석,작가들의 작품들과 해석, 거기에 간간히 무용과 음악 분야까지 그가 인용한 내용들의 깊이가 대단하다. 어쩌면 형체가 없는 것의 형태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상과 자유로운 창조의 세계(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가 그로테스크의 핵심은 아님을 재차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로테스크의 세계는 현실세계인 동시에 현실세계가 아니다. 

무시무시한 것, 불합리한 것, 몰 취미한 것은 곧 무한성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지요. 한계는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만듭니다.  

 볼프강 카이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해 놓은 수 많은 자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것들을 모두 인용해서 설명하기에는 내가 가진 지식의 한계가 너무 극명하다. 그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그로테스크'란 것의 정의는 무조건적인 공상이나 상상의 무엇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너무 드러난 공상의 산물은 김빠진 맥주처럼 밍밍할 뿐. 왜냐하면 그것은 완벽하게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로테스크는 '초자연적이고' '모순적이며', 이는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질서가 그 안에서 파괴된다는 것을 뜻한다.  

천사같다고 생각했던 인물의 악마적인 섬뜩한 이면을 봤을 때의 - 어쩌면 야누스적인 요소가 늘 동반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느낌. 현실인지 아닌지 그 경계가 모호한 느낌의 섬뜩함이 '그러테스크'라고 규정지어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려웠지만 '그로테스크'의 역사를 통해 조금은 분명하게 그 의미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실이면서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책이 주는 느낌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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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보면 옛 생각난다]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 하루 한 장만 보아도, 하루 한 장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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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뽑은 90년 대 대표적인 책 100선'에 당당히 들어있는 책,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의 저자 '손철주'님이 새로이 내놓은 책이다. 그가 썼던 '그림 보는만큼 보인다'까지 읽으면서 달콤한 꿀떡 넘기듯 넘어가는 저자의 감칠맛 나는 글솜씨에 홀딱 빠져버렸었던 나였는데 이 책 또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일단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언제나 놀라게 된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그의 지식의 깊이와 넓이를 그가 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도대체 가늠을 할 수가 없다. 그 많은 한시와 문장들을 도대체 그는 어떻게 모두 기억하고 시기적절하게 인용할 수가 있는지 말이다. 거기에 그의 지식을 더욱 빛나게 하는 그의 유려한 글솜씨는 또 어떠한가. 머리 속에 들은 지식이 많다고 전달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을터인데 그는 그 전달력 또한 비상하다. 책 한 권을 쓰면서 한 두번쯤 같은 표현을 사용할 법도 한데 그는 결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참 잘난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풀어내는 우리의 옛그림.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기대는 정말 멋지게 응답을 받았다.  

 사실 나같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서양화가 더 편하다. 우리의 옛그림은 그 장르를 막론하고 왠지 너무 섭섭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손철주님의 해설이 붙으면 그야말로 가슴 한가운데 콕콕 박히는 그림이 되고만다. 

 - 흥선 대원군 이하응의 난초는 홑잎이다. 봉긋하게 솟은 난 잎의 자락이 요염한데, 봉오리가 뱀 대가리마냥 혀를 날름거린다. 매우 고혹적인 병치이다. 아래쪽 고개를 쳐든 풀은 지초다. 난초와 지초가 나란히 있으니 이른바 '지란지교'다. 벗과 벗의 도타운 사귐은 난초와 지초의 어울림과 같다. 그것도 모자라 대원군은 맨 아래에 공자의 말씀을 덧붙인다. '착한 사람과 지내는 것은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 다만 공자의 이어지는 말은 이렇다. '나쁜 사람과 지내는 것은 어물전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오래되면 냄새를 못 맡고 비린내에 젖는다.' 

 - 수박과 쥐는 16세기 신사임당도 그리고 18세기 정선도 그렸다. 그 쥐가 살아서 지금도 도둑질을한다. 나라의 혈세를 빼먹고 시민의 지갑을 턴다. 쥐가 얼마나 지독한지 꼼꼼히 보면 안다. 이 그림은 비단 위에 그렸다. 그 비단마저 어귀어귀 파먹었다. 

- 겸재는 물론 '어초문대'의 고사를 따라 그렸다. 속내평(속내) 모르면  심심한 노인네들의 대거리처럼 보일 그림이다. 좋은 음악은 반주가 귀찮고 그림은 핑계를 싫어한다. 속을 알아차려야 할 그림이다. 

인용문을 고르는데 이렇게 힘든 책도 드물지싶다. 어느 것을 취하고 어느 것을 버려야할지 정말 오랜 시간 끙끙거리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모든 글들이 모든 그림과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인지라 내가 오래전 부터 그 그림을 이해하고 있었던 듯한 착각을 하곤 했다. 

잘 익은 막걸리는 입안에 닿았을때 짙지않은 달큰한 향기로 만나고 목으로 넘길 때 시원함을 전해주고 다른 술과는 다르게 든든한 느낌으로 시장함을 덜어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느낌이 바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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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동양인이면서 일본어를 못하면 일본에서는 무시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서양인은 일본어를 못해도 환영을 받는다고... 그만큼 일본인들의 서양 문화에 대한 동경이 대단하다는 의미였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서로 얽히고 설킨 역사와 문화와 경제가 존재했었고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을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거의 잔재에 매여 그저 터부시만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닐거라는 생각을 늘 해왔었다. 모든 운동 경기에서도 유난히 한일전이 개최되는 날이면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고 승패에 목숨을 거는 것이 그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제대로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또한 너무 터부시만 해 온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아에서 태어난 중간자의 입장에서 일본을 바라보았다. 물론 분야는 자신의 전공인 일러스트를 주제로. 한가지 분야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입장에서 바라본 일본을 바라보기에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2의 사무엘 베케트로 불리우는 현대 연극의 아이콘, 44살의 나이로 요절한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에 대한 책이다.  

이 책에는 5편의 작품이 분석되어 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안치운 교수가 10년 동안 연구하고 6년 동안 집필한 산물이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고 47개국에서 공연되어진 그의 작품들을 심도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인의 모든 모습을 그만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호평을 받는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를 이제는 우리도 조금은 알아봐야하지 않을까. 

 

 

 

 

 

 

예술 작품들에는 그 작가의 혼과 인생이 녹아있음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경험을 통한 사랑,증오,행복,미움이 표현되어지고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지게 된다. 때로는 작가와 함께 웃고 울고 또 때로눈 조용한 반기를 들어 흔들기도 하며 우리는 그들의 인생을 엿보게 되는 것이다. 

 그 작가들의 인생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아마 그들의 작품들을 좀 더 확실하게 느끼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괴팍한 천재라 일컬어지는 차이코프스키의 일생과 그의 주요 작품들의 해석이 함께 들어있는 책. 

불볕 태양과 무더위를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 이겨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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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속의 영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유 속의 영화 - 영화 이론 선집 현대의 지성 136
이윤영 엮음.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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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유'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개념,구성,판단,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이라고 나와 있다.  영화에 대한 인간의 이성 작용. 한마디로 정말 어려웠다. 일단은 대부분의 글에 인용된 인물이나 영화들이 내가 - 영화학도가 아닌 - 한번도 접하지 못한 부분들이어서 미루어 유추하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영화와 사진의 유사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을 세운 셈이다. 즉 내가 육면체의 사진을 사진을 찍고자 한다면, 단지 피사체를 카메라가 포착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옮겨 놓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피사체에 대한 내 위치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혹은 내가 피사체를 어디에 놓는가가 중요하다... 

일부의 교양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영화나 사진은 예술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단순한 기록의 산물이라고 치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돌프 아른하임'의 글인 위의 인용문을 보자면 둘 다 단순하게 찍을 수도 또는 이미지의 극대화를 위해 연출되어져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과장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글을 쓸때 의인법이나 중복을 사용하는 것이나 그림에서 어느 한 부분을 극대화 시키거나 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와 함께하는 '입체적인' 독서는 분명 일면적인 독서와는 다른 체험을 줄 것이다. 단편적이라고 할지라도 이 글 군데군데 스며있는 날카로운 사유가 이런 영화 세계 속으로 독자를 이끄는 인도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이 책에는 14명의 학자들의 글이 들어있다. 순전히 '영화학 이론'을 다룬 글들이다.따라서 일반인들이 읽고 소화하기에는 다소의 부담과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어떤 분야의 책이든 독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들어있게 마련이고 그 부분들을 내 것으로 만들면 그 책을 읽는 것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삼차'같은 책. 혹시 '고삼차'를 마셔본 경험이 있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역하고 쓴지... 그렇게 역하고 쓴 것을 굳이 먹는 이유는 몸에 좋기 때문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에서이다. 좀 과장된 감도 없지 않지만 이 책을 일반인들이 읽는다는건 그만큼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비유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다 읽고 나면 기억에 남는 귀절 하나쯤은 가슴을 쿵 때릴 수도 있다.

 ...어쨌거나 모래알 하나하나가 우주를 꿈꾸듯이, 많지 않은 메뉴를 고집하는 어떤 식당이 식당 자체를 꿈꾸듯이, 이 책도 작지만 (앙드레 말로가 한 권의 책에서 이루고자 했던 상상의 미술관처럼) 상상의 도서관, 상상의 책을 꿈꾼다. 더 멀리 가고자 하지만 우선 비둘기 걸음으로 걷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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