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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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싱어송라이터 이적의 궤적은 남다른 면이 있다. 가수로, 작곡 작사가로, 소설가로.

노래방 십팔번 대량생산자이자, 이 시대의 사랑꾼, 서울대 동문 가족 등등.


그의 인스타그램에 간간히 올라온 단어들에 대한 단상을 적어낸 글들이 책으로 묶였다.

쉬이 읽힐 듯 책을 펴들었지만, 그의 노래가 흥얼거려지며 넘기게 되는 페이지도 있지만,

한참을 머무리게 되는 단어들, 섬뜩하게 아득한 단어들이 고개고개 굽이굽이 똬리를 틀고 있다.


절연

"미친개가 우릴 쫓아오던 날, 조금 앞서 달려가던 형이 고갤 돌려 날 보더니 눈에 광채를 띠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 걸 본 순간. 

절연의 순간은 뜻밖에 쉽게 찾아온단다."


말을 잡아내는 솜씨는 여태까지 만났던 그의 노래들에서 익히 알고 있는 터였으나, 이 책은 그 솜씨를 제련하여 페이지 페이지마다 아로새겨 두었다.

아릿한 단어들, 뭉클한 단어들, 그 속에 담기고 스치는 이야기들에, '역시 이적이다'를 대뇌이게 된다.

가끔, 책장에서 꺼내 아무 페이지나 펼쳐 들여다보는 재미로 보자면, 반려책으로도 좋겠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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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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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이윤하 작가를 처음 만난 건, 순전히 아들녀석의 꼬드김 때문이었다.

<나인폭스 갬빗>은 묘하게 한국 문화와 수학적 재미(?)를 바탕으로 창조된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SF소설이라기보다, 판타지소설로 읽혔다. 처음 만난 설레임은 아직도 선하다. 안 본눈 삽니다 ㅎㅎ

그리고, 가재본으로 만난 그의 신작 <호랑이가 눈뜰 때>. 가재본이라지만, 기존과 달리 보통 '책'이라 불리는 '대본집'형태라 신선했다.

그렇게 넘겨진 페이지는 이야기의 끝을 향하는 속도와 재미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이야기는 호랑이령을 지닌 열세살의 주황 세빈이 끌고 간다. 청소년 주인공이라 자못 유치하거나, 이야기르 펼치는 한계에 부닥칠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음을, 종횡무진 헤쳐내는 주황 세빈은 너무나도 갓벽한 주인공이었다. 이윤하 작가의 글빨이 빛을 발하는 순간!

멋진 세계관과 주인공의 탄생이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확장해내면 탄탄한 시리즈물로 나아갈 만한 시작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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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야기의 이야기 상상 청소년소설 1
이만교 지음 / 상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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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야기의 이야기>
이만교 장편소설 / 출판그룹 상상

실로 오래간만이다. 2000년 정도에 작가의 그 유명한 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읽고나서의 재회이니, 20년도 넘었다.
그간 작품이 출간되었으나 나에게까지 닿지 못하였다. 그렇게 흘러 만난 작가는 ‘청소년소설’로 마주했다. 하지만, 그 알 수 없이 묘한 리듬감과 이야기의 재미는 충분히 이만교의 인장이라 여겨질만 해보였다.

이야기가 돈이 되는 것임을 깨달은 전기수가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고 고초를 격고 마침내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P82. "슬픈 이야기는 슬픔을 풀어 줍니다. 재미난 이야기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 줍니다. 억울한 이야기는 상한 마음을 풀어 줍니 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은 그 사연을 들어 주기만 해도 한 결 편안해진 얼굴로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만약 억울한 이야기 가 많이 돌아다닌다면, 그것은 다만 그렇게라도 억울한 마음을 풀고자하는 백성들이 많다는 경보 같은 것이옵니다.“

백성의 마음을 실어나르는 이야기. 민심이 천심이고 이것이 여론이라는, 현재의 이야기로 병치해도 거뜬한 이야기에 생각이 또렷해졌다. 어쩌면, 세상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먹고사는 작가, 소설가의 자기투영이라 여겨질만한 주제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어쩌면 ‘청소년소설’이라는 레이블이라 선택된 바일테지만, 그 특유의 리듬감과 속도감으로 이야기는 헤쳐나가고 빠져나간다.

중3 아들도 재미나게 단숨에 읽어낸 걸로 봐도 이만교 작가의 말빨(!)은 여전하다 싶다.
21세기의 전기수들에게 응원과 더불어 기대를 보낸다.

#이야기의이야기의이야기
#이만교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도서출판상상
#서평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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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 최인아 대표가 축적한 일과 삶의 인사이트
최인아 지음 / 해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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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지음 / 해냄 출판사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이 무슨 꼰대 부장님 같은 제목인가! 이게 무슨 주장 같지도 않은 주장인가 말이다. 월급 받 만큼만 일하고, 회사에 기 빨리지 말고, 최대한 애쓰지 말고 열심히 하지도 말자,가 팽배한 작금의 황금률이자 대세가 된 시대에, 이 무슨 먹히지 않을 문장이냐 말이다. 제목만 보고는 그저 그런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거니 하고 별 기대없이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저 유명한 '최인아책방'의 주인이자,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한 유명인이 작가라 호감이 가지만, 제목이 주는 성급한 선입견은, 서문과 목차를 지나 서서히 무장해제되었고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치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마침내 앉은 자리에서 책을 모조 읽어내고야 말았다.


우선 딱딱한 처세술이나 꼰대의 라테 타령이 아니라, 폐부를 찌르고 귀에 착착 감겨 몸을 휘감는 현장의 목소리이자 현재의 파단면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책이다.

그리고, 작가가 가진 일에 대하는 투지어린 태도가 절절하게 문장과 행간에 뭍어있는 진정성이 넘치는 책이다.

그래서, 마침내 '생각하는 힘'을 지닌 '자기만의 관점, 시선'이 어떻게 일과 삶에 펼쳐지는 지를 따스한 인생의 선배이자, 현업의 동지로 따스하게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일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차분하지만 분명한 톤으로 들려주는 책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머리가 아닌 가슴이 스르르 녹고 따스해지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평소 저는 우리가 타인에게 취하고 배울 것은 그 사람이 가진 관점과 태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책에 제가 30여 년간 일하며 가졌던 관점과 태도를 풀어놓았습니다. 여러분이 일과 진로를 놓고 고민하실 때 참고가 되고 읽어볼 만하면 좋겠습니다."

에필로그의 이 문장에 마음이 움직이고 호기심이 생기는 이들의 일독을 감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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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엄마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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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와의 첫 만남은, 타카쿠라 켄과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 <철도원>의 묘한 감동에 찾아본 그의 단편소설이었다. 이후, <파이란>, <겨울이 지나간 세계>도 찾아보며 제대로 아사다 지로의 이야기에 반해있었다. 그런 그의 최근 출간 소설 <나의 마지막 엄마>는 그야말로 "희"소식. 그런데, 제목이 뭔가 찜찜하다. 마지막 엄마,라니 말이다. 검색해보니, 원제는 <母の待つ里>, 즉 '엄마의 기다리는 마을'이다. 더 미궁이다. 그러닌, 읽어보는수 밖에...


4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마쓰나가 도오루, 정년퇴직과 이혼을 앞둔 무로타 세이이치, 그리고 어머니를 막 여읜 고가 나쓰오, 각자 무언가를 상실한 이 세 사람이 찾는 대놓고 황당한 공간인 '유나이티드 홈타운 서비스'에서 경험하는 그들의 마지막 엄마와의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역시나, 아사다 지로 답게, 멀쩡한 현실에 발 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천연덕스럽게 독자를 이끈 곳에 무장해제되어 이야기에 빠져버리고 폭풍감동에 무릎 꿇어버리고야 만다.


스무살에 고향을 떠나온 나로서는, 남다른 태도로 읽어내는 재미와 감동, 안타까움 그리고 오래된 후회가 읽는 내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경험을 했다. 누구나의 고향과 엄마로 대표되는 근원적 지향이나 아쉬움의 대상을 능수능란한 이야기꾼 아사다 지로의 손에서 멋진 소설도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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