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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법 -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시대의 물음표 사용법
정철 지음, 김파카 그림 / 블랙피쉬 / 2025년 7월
평점 :
촌철살인의 흔적을 좇게 만드는 카피라이터 정철 작가의 신작입니다. 역시는 역시, 책의 차례 부분을 보면서 ‘이럴거면 굳이 차례 부분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빼곡한 질문 리스트가 그득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시대의 물음표 사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옐로우 커버 중심에 작가가 펜과 노트를 들고 총총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면서?
“나는 이 책을 질문 에세이라 부르고 싶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확장하는 법,
확장한 생각을 연결하는 법을
차곡차곡 경험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 인공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생각의 퇴화를 막는 길은
결국 질문 뿐이다.
물음표를 통과하지 않으면 느낌표에 도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
-p.14
그렇게 처음 던지는 질문은, “나를 바꾸고 싶다면?” 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과 불만족을 떠나 세상 누구도 자신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런너들이 한강변을 달리고, 그 사진이나 동영상을 SNS에 올리고, 새벽과 밤에 어떻게 알고들 모여드는지 여러 분야의 지식과 정보, 기술을 습득해서 미래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여러 모양으로 가깝거나 먼 미래에 바뀐 스스로를 상상하며.
“나를 바꾸고 싶다면 나를 바꾸려 하지 말 것.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바꿀 것.
말의 절반을 질문으로 바꿀 것.”
-p.18
‘라떼’를 들먹이는 세대들의 학창시절 교실 풍경은 질문이 없는, 질문하는 동급생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세대였고, 질문해서 바꾸려는 시도를 버릇없음으로 규정하는 세대였습니다. 주어진 대로 살아내고, 어긋나지 않는 것이 착하고 성실하다 평가받는 시대였다 싶습니다. 자연스레 폐쇄적 사고와 연이은 수동적 행동의 세대였다 싶습니다. 그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세대를 공유하기에, 일상에서 이런 저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 하물며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에 무척이나 인색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지금. 질문은 불특정 다수 혹은 챗지피티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 책의 이렇게나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엉뚱하고 조금은 위험한(?) 질문들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콜라버거는 왜 없을까?
몸은 취하더라도 말은 취하지 않을 수 없을까?
내 안에는 내가 몇 퍼센트 살고 있을까?
주사위를 던져 7이 나올 확률은?
지능이 영리할까 본능이 영리할까?
어깨로 운 적이 있는가?
언어유희와 아재 개그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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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을 제외한 7개의 챕터에서 가장 마음에 담겨지는 질문들을 나열하노라니, 그 답변이랍시고(?) 적어둔 엉뚱, 기발, 웃픈 답변들이 스르륵 생각을 지나칩니다.
고기토
에르고
숨.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론의 결론 같은 라틴어 명제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생각하는고로 존재하는 나, 그 생각은 질문으로 치환해도 될 문장 곁에 기대서서 이 책을 여기저기 다시 펼쳐 읽노라니, 실없이 웃다가 코 끝이 시큰해지기를 반복합니다. 이렇게나 질문은, 생각은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어떤 틈을 만들고 숨을 쉬게 해준다 싶습니다. 그런 반응하는 저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 그 존재를 기억하게 합니다.
“언어유희와 아재 개그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붙잡는 말장난을 실컷 하고 싶다면 닥치고 맷집입니다.
(...) 위축과 주눅에서 벗어나야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입니다.”
-p.245
이게 뭐야 싶기도 한 답들 투성이 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럼 질문해서 너의 답을 내놓아라!’ 그러는 듯 합니다. 생각 없는 시절, 질문은 더더욱 없는 시절을 사는 우리에게 지그시 압박하는 책,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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