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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격전의 길을 걷다 - 7년의 전쟁, 다시 돌아보는 임진왜란사
안광획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1월
평점 :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이순신 삼부작의 대단원이 될, <노량: 죽음의 바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전작들인 최민식의 이순신 <명량>, 박해일의 이순신 <한신: 용의 출현>도 대단한 관객동원을 기록했기에 이번 김윤석의 이순신도 엄청한 흥행은 따논 당상일 듯 합니다. 이처럼, 우리들에게 임진왜란은 이순신으로 대표되는 역경의 극복과 승리의 전쟁으로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임진왜란의 7년은 이 땅에 어떻게 기록되고 그 흔적을 남겼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이 책은 출발합니다.
“왕을 비롯한 지배층이 도망간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 조상들은 변변치 못한 무장과 부족한 인원으로 강력한 왜군에 맞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이를 가능케 한 저력은 무엇일까요? 이것을 밝혀 사람들에게 쉽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역사 연구의 대중화’를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p.6: 들어가며. 중>
그렇게 역사 연구의 대중화를 위해 저자는 임진왜란의 역사적 현장들을 도시별 장소들을 두루 다니며, 시간 순서대로 그 치열했던 임진왜란의 전쟁사를 펼쳐 보여줍니다.
1부. 반침략 투쟁의 현장을 찾아 : 부산 전역, 충주 탄금대, 수도권
2부. 조선에는 이순신이 있었다 : 거제 옥포, 시천, 당포, 당향포, 한산도, 안골포, 부산포, 고흐, 여수, 사천, 고성, 통영, 거제, 창원, 함께한 사람들
3부. 의병의 궐기, 깨어나는 한반도 : 의령, 합천, 거창, 성주, 전주, 금산, 함경도
4부. 반격의 서막 : 영천, 경주, 연안, 평양, 행주산성, 진주
5부. 다시 시작된 전쟁 마침내 이룬 승리 : 남원, 장흥, 해남, 진도, 목포, 울산, 고금도, 노량
국사 시험 대비를 위한 재미없고 딱딱한 암기식 공부로 국포자 (국사 포기한 자) 였던 저였는데, 이토록 흐름으로 학창시절에 국사를 배웠으면 얼마나 잘했을까 싶을 정도로, 임진왜란의 시간 순서대로 지역과 중요한 장소들, 그리고 그 속에 있었던 사람들을 훑어가며 들려주는 전쟁사는 흥미로운 여행처럼 즐거웠습니다.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이런 형국으로 임진왜란으로 왜군에게 조선을 내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맘 조리며 읽어내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 공부가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지역으로 묶거나 테마 별로 묶어서 답사여행을 꾸려 봐도 좋을 듯 했습니다.
“전구 각지에 숨어있는 임진왜란 전적지를 돌아보면서 일제강점기 때 수난을 겪지 않은 곳이 없다는 사실에 다시금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 민족의 자주 의식과 투쟁 정신을 말살시키고 침략 역사를 은폐하고자 얼마나 많은 수작을 부렸는가. 그럼에도 저들은 끝내 우리 민족의 정신과 항쟁의 역사를 없애지 못했고 우리 조상들의 투쟁 역사는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p.314. 답사를 마치며. 중>
다시 한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문장을 되뇌이며 조상들의 애국애족을 한번 더 기억하는, 제대로 푹 빠져 임진왜란을 둘러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