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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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대가족’과 ‘핵가족’을 구분하며 사회와 가족구조를 이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엔 ‘1인가족’과 ‘핵개인’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할 정도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구성은 다변화의 시간을 거쳐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의 관계도는 여전히 거물망처럼 복잡다단하며, 집단지성과 팀워크, 리더십 등의 개념들도 그 의미를 상실하지 않고 현재를 굴러가게 하는 거대한 무한궤도의 부분들을 담당해내고 있으며, 현상을 평가하고 예측하고 리딩하기 위해 유의미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도 물론입니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집단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의 최신 연구와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사례와 해결책을 담아, 쓸모 있는 심리학책을 쓰려고 노력했다...(중략)...나는 이 책이 집단 혐오와 집단 갈등을 없애고 우정과 연대를 쌓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p.15. 머리말 중>

저자는 책을 2부, 10장으로 구성하되, 머리말에 밝힌 대로, 학문적 이론과 살가운(?) 사례들을 요소요소마다 배치해서 집단과 사회라는 인류의 오래된 도구를 설명하고, 그 양면성을 제시하며 마침내 나름의 솔루션까지 독자에게 제시하며 결론에 이르게 하는 정공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논문이나 이론서, 혹은 자기개발서의 형식성 보다는 르포르타쥬나 넌픽션을 읽어내는 느낌이 들도록 이야기를 배치해서 제법 흥미진진함까지 제공하며 딱딱할 거란 선입견을 무색케하는데 비교적 성공해냅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를 통해 쌓아온 데이터를 적극적이되 요령 있게 제시함으로 쉽게 이해되어 설득(!) 당하고야 맙니다. 강요하지 않지만, 당연하게도!

“당신이 피해자라면, 그리고 이유는 모르지만 집단이 자신을 사늘하게 대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용기를 내어 집단의 한 사람에게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때 다수에게 묻기보다 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좋다. 인간은 일대일로 상대할 때 생각이나 감정을 더 깊게 나누기 때문이다.”
<p.140. 4장 소외감이라는 생존본능. 중>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며 집단 안의 개인이, 집단과 집단의 관계에서, 집단 안의 개인과 개인의 사이에서의 문제를 다루는 팁을 알려주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언제인가 마주했던 그 상황들로 다시 돌아가서 기억을 재조합해보기도 했고, 언제고 다시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고 조율해야할지 대한 쉐도우 복싱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집단 간 갈등이나 대립 상황에서 질 높은 토론은 집단의 존립 여부를 좌우하고 집단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p.274. 10장 공공의 최선. 중>

가족과 친척, 이웃과 지역공동체, 회사와 거래처, 지자체와 국가... 나라는 개인인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되고 직조된 집단이라는 구조물은 매순간 공간을 초월하여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분열하며 전진하고 또 후퇴하며 진전됩니다.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집단도 그렇게 누적되고 진전해서 역사가 됩니다. 그러기에 이 각각의 개인과 집단이 지향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익을 공유하며, 결국에는 전진하는 무한궤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실험하고 결론을 짓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합니다. 특히, 내년 2024년은 대한민국 총선이라는 큰 이벤트를 통해, 집단의 힘을 다시금 시험할 무대가 마련됩니다. 어쩌면 그 속에서 치열한 토론과 경쟁을 벌일 입후보자들과 정당들, 지지자들, 투표권자들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싶습니다. 모두가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기대하며, 서로의 선한 영향력과 질 높은 토론과 정직한 태도로 결론에 도달하고 싶어할거란 믿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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