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문화 답사기 : 진도·제주편 - 치열한 생존과 일상을 기록한 섬들의 연대기,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섬문화 답사기 시리즈 4
김준 지음 / 보누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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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주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예전에 내가 느꼈던 섬은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 있는 사람은 볼 때면 '섬'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다소 부정적인 느낌으로 인식되었던 섬에 대한 느낌이 조금씩은 바뀌어 가고 있다.

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들은 긴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에겐 휴식 같은 곳이기도 하다.

긴 바다를 항해하지 않는 이들도 힘들고 지치는 고단한 삶과 시간들을 치유받고자 섬으로 떠나기도 한다.

외롭고 쓸쓸함으로 여겨졌던 섬은 오하려 외로움을 토닥거려주고 쓸쓸함을 덜어주는 위안의 섬이 되었고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만시켜 주는 힐링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김준 박사가 저술한 <섬문화답사기>는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라고 한다.

한국의 3,300여 개 섬 가운데 460여 개 유인도를 20년에 걸쳐 낱낱이 누비면서 샅샅이 기록한, 발로 쓴 장편 섬답사기이자 장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바다, 그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은 한반도의 영원한 미래의 보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섬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새 문화들이 거듭 창출될 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섬살이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보관하는 '씨오쟁이 - 섬을 지키는 토종 씨앗 같은 존재'를 만들고 싶어 섬문화 답사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다와 갯벌은 우리 세대만 이용하는 자원이 아니기에 당장 눈앞 이익이 아니라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방법은 바다에 있고, 숲에 있고, 길에 있고, 섬사람들의 삶인 문화에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섬문화답사기-진도, 제주 편>는 저자가 부지런히 섬길을 걸으며 찾고 기록한 섬들의 생태를 연구와 인문학적인 탐사의 결과물로 곳곳에 섬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고독과 고립의 공간인 섬에서 거역할 수 없는 사나운 바다와 거친 바람이라는 숙명적인 한계에 온몸으로 맞서며 미역줄기처럼 질기게 살아온 섬사람들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와 일상에 주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진도는 본 섬을 제외하면 나머지 섬들은 정말 새떼처럼 조도면에 모여 있다.

한 면에 5개 유인도와 119개 무인도로 모두 154개가 모여 있는데 좁은 공간에 많은 섬이 분포한 것으로는 단연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란다.

섬만 많은 것이 아니라 관매도, 주지도, 양덕도, 혈도, 병풍도 등 그 모양새가 아름답다.

그러나 대부분이 바위섬이다.

바위가 많으니 얼마나 척박할까.

게다가 물길이 거칠기로 조선에 제일이라 명량해전의 울돌목, 장죽수도, 맹골수도, 거차수도, 독거수도, 모두 조류가 거세서 한때는 오갈 수 없었고, 많은 목숨을 앗아간 곳이기도 하다.

이 척박한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돌미역과 멸치라는 선물을 주었다.

진도의 돌미역은 '진도곽'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결혼하는 딸에게 혼수품을 넣어 보냈다고 한다.

거친 바다에서 바위를 붙잡고 살아야 하는 돌미역은 어쩌면 섬 주민들의 삶일지도 모른다.

돌미역이 없었다면 무인도로 바뀌었을 섬들이 꽤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도 군도의 작은 섬에서 섬살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돌미역 덕분이기에 섬사람들은 바다에 겸손하고 고마워하며 살아간다.


진도의 벽파진은 울둘목을 사이에 두고 해남의 우수영과 마주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배되어 온 곳이기도 하지만 명량해전의 대승을 이끈 이충무공전첩기념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벽파의 푸른 바다여 너는 영광스런 역사를 가졌도다.

민족의 성웅 충무공이 가장 외롭고 어려운 고비에 빛나고 우뚝한 공을 세우신 곳이 여기이더니라.

- 이충무공전첩가념비 <이은상 - 글, 손재형 - 글씨> -


명량은 진도와 해남 사이에 있는 바다다.

폭이 좁은 곳은 294미터, 넓은 곳도 1,500미터에 불과하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가장 빠를 때는 초속 6.5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바다가 운다.

그래서 울둘목이라 한다.

진도의 바다는 아프다.

백성들이 힘들 때 함께 울었기 때문이다.

삼별초, 정유재란, 한국전쟁 그리고 세월호까지.

진도의 바다는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진도에 전해지는 '진도만가'는 저승길을 닦는 상여놀이란다.

진도 무속에서 비롯되었다는 '만가'는 부모 주검 앞에 자식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걸게 판을 벌인다.

물론 망자의 넋을 위로하면서.

진도에서 죽음은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상엿소리를 하는 소리꾼과 함께 흥을 돋우어 이승에 남은 가족에게는 위안을 주고, 구경꾼들에게는 굿을 보여준다.

섬사람들은 죽음을 단순히 숙명으로 받아들지 않았다.

죽음은 산 자들이 삶을 다잡는 카타르시스요, 축제였다.

진도 문화는 그 자체가 축제요 놀이였다.


제주도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와있는 상황이라 또 한 권을 더하는 것보다는 본섬을 제외하고 작은 섬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제주 가파도는 평균 고도가 20.5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이다.

하지만 고개를 들면 가장 높은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파도에는 산이나 봉우리가 없다.

높은 산이 없어 농사짓기 좋을 것 같지만 바람이 강해 쉽지가 않다.

평평한 섬이지만 제주도에 딸린 섬(추자도, 우도,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 등) 중에서 물 걱정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물이 109개 정도 있는데 이 중 공동우물이 4개, 집집마다 샘이 있었다는데 해안을 매립하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비양도는 제주도의 미니어처다.

비양봉의 분화구도 그렇고, 한림에서 배를 타고 가면서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마치 뭍에서 제주를 보는 것 같다.

제주에 딸린 섬 중에서 가장 여행객이 적어 때가 묻지 않은 섬으로 아직까지도 옛 제주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제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바닷가를 중심으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해안경관이 많이 무너졌다.

이를 부추긴 것이 '올레'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이 모여드니 편의시설이 만들어지고, 자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땅을 목돈을 주고 사겠다니 땅을 팔았고, 그곳에는 국경을 알 수 없는 건물이 들어섰다.

비양도만은 그래도 예외였다.

그래서 가장 제주다운 작은 제주로 비양도를 마음에 담았는데 최근 비양도를 다녀와보니 아쉽지만 그 마음을 비워야겠더란다.


추자도는 거리로 보면 제주에 훨씬 가깝지만 '제주스럽지 않고 낯익은 것' 같다.

자연환경이 전라도 연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먹아보면 영락없이 전라도 사람이다.

제주의 갯바위는 현무암인데 추자도의 바위는 대륙에서 관찰되는 안산암이다.


<제주어사전>에서 오름은 '한 번의 분화 활동으로 봉긋봉긋 솟아오른 화산'이라고 했다.

오름은 모양새에 따라 말굽형, 원추형, 원형, 복합형으로 나뉜다.

제주에는 370여 개의 오름이 있다.

'용눈이오름', '새별오름', '수월봉' 등 널리 알려진 유명한 오름도 많은데 그중 '거문오름'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거문오름은 모두 세 개의 탐방로가 있는데 정상 코스, 분화구 코스, 용암협곡 코스다.

이 중 정상 코스와 분화구 코스는 가이드 안내를 받으며 언제라도 트레킹이 가능(물론, 예약에 성공해야 함) 하지만, 용암협곡 코스(용암이 흘러내린 길을 따라 걷는 길)는 '국제트레킹'행사 기간에만 개방한다고 한다.


해녀는 제주의 전통문화의 상징이다.

이들이 하는 생업을 '물질'이라 하고, 그들을 가리켜 '잠여' '잠수'라고 한다.

수산업법에는 '나잠어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산소 공급장치 업ㅎ이 잠수한 후 낫, 호미, 칼 등을 사용하여 패류, 해조류, 기타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포획, 채취하는 어업'으로 신고를 한 후 어업활동을 한다.

해녀의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바닷가 물속에 들어가서 해조류와 패류를 캐는 여인'이라 정의하니 그대로 풀이하면 '바다의 여자'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잠여, 잠수는 '자맥질'이라는 어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명칭이기도 하다.


섬으로 유배된 사람들도 많았다.

가까이 강화도로 유배 보내진 이들도 있지만 멀리 전라도의 많은 섬들과 제주까지 유배를 보내곤 했는데 조선시대 제주도에는 270여 명이 유배를 왔을 정도라고 한다.

제주는 이젠 유배객 대신에 1,000만 관광객이 드나들고 있다.

이들의 여행을 '자발적인 유배'라고 하기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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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
이창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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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척추 전문 프로파일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창욱은 강남성모 정형외과 신경외과 치료 부장, SOT 운동치료 연구소 센터장, 양천 한의원 척추 관절 성장센터 센터장을 두루 거쳐 지금의 소마 통합 운동센터 센터장으로 있으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4년 동안 허리 통증을 잡지 못해 절망했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통증 없는 제2의 인생을 선물해준 것으로 유명한데 더 많은 사람들이 척추 질환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연구 노하우를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에 담았다고 한다.

디스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요통을 둘러싼 더 많은 원인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알고 바로잡으면 수술인아 시술 없이도 얼마든지 건강한 허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는 허리 디스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잡고 허리 건강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친절한 가이드북과 같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제1장에서는 척추 질환을 프로파일링 하는 척추 프로파일러로서 디스크 총증을 유발하는 원인 얼마나 다양한지에 대해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허리 디스크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으려 한다.

제3장~5장까지는 요통과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인 잘못된 자세(생활습관), 음식(식습관), 생각(마음가짐) 을 상세히 다뤄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6장에서는 일상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허리 통증이 호전될 수 있는 자세나 운동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요통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이 더는 허리 디스크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디스크라는 하나의 결과만을 보지 말고 더 큰 범주에서 요통의 원인을 살펴보는 안목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허리 디스크는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고, 반드시 통증 없는 삶을 살 수 있으니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도 함께 얻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제목에서부터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가 아프면 "나도 디스크?"라고 단정 지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료기관을 통한 검진을 통해 명백하게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허리만 아프면 디스크로 연관 지어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환자를 치료할 때 현재 느끼는 통증의 강도와 엑스레이, MRI 와 같은 방사선 자료의 진단 결과도 참고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환자를 살피는데 더 집중한다고 한다.

발가락 모양부터 다리의 형태, 대퇴골의 모양, 골반의 현대, 허리의 피부색, 척추의 가동성을 직접 촉진하며 몸통도 하나하나 만져보고 늑골과 견갑골의 형태와 유연성도 살펴보고 목과 머리의 움직임, 내장기가 제 기능을 하는지 현재 상태도 체크하며, 과거 병력이나 평소 습관, 자세에 대해서도 오래 상담하는 편이라고 한다.

과거 병력과 평소의 습관을 바탕으로 통증의 원인을 50% 이상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디스크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으며 치료를 해온 분들에게도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닙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은 까닭은 디스크를 집중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았다면 반드시 다른 원인을 살펴 치료해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해도 간접적인 원인(발과 다리의 모양, 골반의 구조, 내장기의 상태, 통증에 대처하는 심리적인 상태 등)들을 치료하면 허리 통증은 더 빨리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숱한 원인들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 평발을 들 수 있다.

평발은 발바닥이 땅에 그대로 닿아 발은 물론 다리, 골반, 허리에 충격이 그대로 전해진다.

발아치 각도가 20도 이상은 유지되어야 하는데 평발은 이 각도가 적은 편이라 O자 다리나 X자 다리가 될 확률이 높고 골반과 골반위에 있는 척추도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일자 허리나 과전만 허리가 되거나 척추 주변 근육들이 쉽게 긴장하게 된다.

둘째, 내장 기관의 압력이 척추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엑스레이 결과를 보면 대부분 내장에 가스가 많이 차 있다고 한다.

내장에 가스가 많아 차면 복부의 압력이 높아져 척추와 디스크도 지속적인 압박을 받게 되며 그로 인해 척추와 척추 주변 근육이 긴장하게 되면서 척추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디스크로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디스크가 병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내장에 가스를 차게 만드는 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크게 호전될 수 있다고 하니 4장에 소개되는 식습관 편을 참조하면 된다.

셋째, 유전적인 나쁜 기질이 허리를 망친다.

그렇다면 허리 디스크도 유전적으로 대물림되는 것일까?

아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긴다고 보면 된다.

가족들이 주로 좌식 생활을 한다거나, 운동을 거의 안 한다거나, 커피나 소화가 안 되는 밀가루, 고기 같은 음식을 자주 먹는 식습관을 공유하는 경우로, 올바른 생활 습관을 따르고 척추를 움직여주는 운동을 반복하면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넷째, 남성보다는 여성이 허리 디스크 발병 확률이 높은데,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형의 차이와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하기 때문에 유전학적으로 척추에 비해 골반이 넓은데, 골반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뜻으로 제 위치에서 벗어나기 쉬우며, 3번의 큰 호르몬 변화(초경, 임신, 폐경)을 겪으면서 척추에 무리가 감으로 인해 허리 디스크에 더 잘 걸린다고 한다.

다섯째, 잘못된 근육 운동이 허리를 망친다.

허리 통증이 있다면 바깥에서 잡아주는 대근육이 아닌 안쪽에서 척추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 속근육'운동을 해야 한다.

이를 코어근육이라고 하는데, 척추, 골반, 복부를 지지하는 근육으로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속근육은 근육의 크기를 키우거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는 단련할 수가 없다.

신경 세포를 자극하는 인지 운동, 근육의 긴장을 조절하는 운동, 척추의 움직임을 인지하는 고유수용감각 운동, 척추를 직접적으로 움직여주는 운동을 통해 단련할 수 있다.

여섯째, 척추가 호흡해야 몸 전체가 건강하다.

우리가 매 순간 호흡을 하듯 척추도 쉴 새 없이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이를 '척추 호흡'이라고 한다.

이때 척추 사이사이에 있는 디스크도 영양분을 공급받게 되며, 또한 디스크가 밖으로 탈출되지 않도록 당기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디스크나 요통을 치료하고 완치 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척추 호흡 운동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척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려면 골반이 틀어지지 않아야 하고, 내장기에 가스가 차 압력이 높아지면 안 되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잘못된 호흡으로 목과 어깨만 쓰게 해서는 안 되며,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있어 몸을 긴장시켜서도 안된다.

척추 움직임을 좋게 한다는 것은 척추 호흡을 잘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고 했다.

좋은 자세,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좋은 운동으로 허리 통증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놀랍게도 요가원에서 재활 목적으로 메디컬 요가를 하며 듣는 이야기와 통증 치료를 위해 받는 교정 자세와 많이 닮아있어 신기했다.

허리 통증도 있었지만 심한 어깨 통증으로 수업을 받으면서 점차 내 몸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6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요통을 '삭제'하는 기적의 재활 운동법의 경우 매 수업 때마다 하는 동작들이라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저자는 아무리 허리에 좋은 운동이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단호하게 그만둬야 하며, 운동 시간, 강도, 횟수를 자신에게 맞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되도록이면 전문의나 재활 운동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할 것을 권했다.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영양분을 공급해 건강한 디스크를 만드는 것이 운동의 목적임을 재차 강조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넘기고 보니 주위에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요즘은 나이 불문하고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공부하느라 늘 책상에 앉아만 있는 학생들이나 폰을 보느라 뒤틀리고 굽은 자세 탓에 어린 나이에도 척추측만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도 있다.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를 읽으며 디스크는 얼마든지 치료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고, 통증의 원이니 되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디스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니 뭐든 실천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자세,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좋은 운동으로 통증 없이 허리 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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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 여행자 헤이쥬의 퇴사 후 스위스 트레킹여행
헤이쥬 지음 / 더시드컴퍼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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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일, 나는 다시 뛰기 시작한 심장을 붙들었다.

그래서 그리도 많아 울컥하고, 그리도 많이 벌렁거렸나 보다.

어느 날 문득 미친 듯이 숨을 쉬고 싶은 날이 찾아온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간을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길 바란다.

여행은 그 '누군가'가 '나'로 바뀌는 마법 같은 일이다.

우리의 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자신을 느릿한 트레킹 여행자로 부르는 저자(헤이쥬)는 IT 업계에서 워킹 좀비가 된 지 15년 차로 살며 세상의 속도에 매몰되어 숨이 쉬어지지 않던 어느 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아,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여행의 계획 같은 것은 없었으며 목적지도 없었고, 언제 돌아올지도 몰랐다고 한다.

어쩌면 여행 가방에 꾸역꾸역 밀어 넣은 것은 정작 짐이 아닌 불안이었지만, 여기만 아니면 되겠다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기에 일단 떠나기로 한 것이란다.

그곳이 어디든 여행생활자로 살면서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세워보기로 마음을 먹자, 그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에겐 여행이 절실하게 필요했었나 보다.....

필사적이고 절박하게, 즉흥적이지만 꽤 심도 있는 ‘행복으로의 도피’가 시작된 것이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여행'으로 무작정 필리핀으로 떠나 6개월간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일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단다.

매일 아침 똑같은 하루로 기록되던 다이어리에는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았지만 신기하게 행복한 나날들이 늘어만 가는 것을 느꼈단다.

여행을 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 '걷는 일'임을 깨닫게 되면서 길 위의 여행자가 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한다.

<행복한 하우는, 기적에 가까우니까>는 어느 날 무작정 필리핀으로 떠나 스위스 트레킹에 오르기까지, 마음이 가리키고 발이 기억하는 여행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이 목적이 되는 순간, 그렇게 삶은 또 다른 길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 트레킹 예행연습을 시작으로 초보 트레킹 여행자였던 저자는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 리기산, 마테호른을 만난 뒤, 걷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순간을 꾹꾹 눌러 담아 자신을 닮은 ‘산’ 하나를 품고 돌아올 수 있었단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누군가의 서서히 멎어가는 심장에도 마법 같은 북소리가 울리기를 바라며, 뜨거웠던 여행의 날것의 감정을 나누며 함께 걷기를 꿈꿔본단다.


목차의 제목들이 시적이다.

01. 비가 오는 멜랑꼴리한 날엔 웃자.

02. 여행의 날것을 먹는 날들,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

03. 바람이 좋은 날에 그곳의 공기를 마시니 숨이 쉬어져


그리고, 여행 이야기와 함께 찍힌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혼자 떠난 배낭여행인데 사진의 시점이 동행한 일행이라도 있는 듯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내 여행의 모든 사진은 길 위의 여행자가 찍어준 것이다."라며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사진을 보면 찍어주는 사람의 감정이 묻어난다고 믿는 편인데 책 속에 첨부되어 있는 멋진 사진들에서 저자를 찍어준 많은 길 위의 여행자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혼자 배낭을 메고 떠나온 것이고, 여행의 모퉁이 길목마다 선물 같은 분들을 만난 것이다."

걷고 싶었다.



멈추면 조바심 나는 길이 아니라 멈추면 행복해지는 길 위를 걷고 싶었다.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 앞의 풍경을 걷는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방향을 점검할 겨를도 없이 달려온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걸음의 속도로 세상을 보고 싶은 열망으로 뜨거웠다.

- P. 7 -


살면서 내려와야 할 때가 온다면 나는 이 날을 기억하겠다.

분명한 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더라고

더 이상 오르기 이전의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P. 76 -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상애 처음 겪는 오만 가지 감정을 마주하였고

나의 자존감은 하이힐에 올라 잇던 것보다 몇 cm는 더 높아져 있었다.

- P.86 -


예측하지 못한 풍경을 걷는 모험은 심장이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멋진 추억을 나눠 가진 날.

게을러서 행복했던 시간이다.

한 박자 느긋하게 쉬어 가보자.

새로운 길 위에서 또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 p. 109 -


마음속에 자기 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스위스 사람들처럼,

이번 여행의 끝에서 난 어떤 산을 나의 산으로 저장하게 될까?

그 순간을 마주 대할 때 나의 마음이 딱 오늘과 같기를......

- P. 136 -


여행에서 걷는 시간이 늘어가는 만큼

몸속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남듯이.

나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과 오해들을 걷어낼 수 있다.

그만큼 나는 가벼워졌고 경쾌해졌다.

-P. 148 -


아름다운 알프스 트레일을 걸으며 나는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인생길에 아낌없이 내어준 알프스 산들의 응원이 어떤 의미인지를.

나를 다시 가슴 뛰게 만들며 걷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한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오직 경이로운 자연을 동경하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만 남는다.

- P. 161 -


수천 킬로미터의 여행도 한 걸음으로 시작한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한 걸음 한 걸음 시작한 여행은 내 안을 단단한 호흡으로 채워주었다.

여행은 누구나 '시작'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상상이 현실이 된 곳을 걷는 순간 오롯이 나를 위해 내어준 시간 속에 멈춰 서서 바라보았다.

나는 내 삶의 성공의 의미를 다시 정의 내리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좌표를 찍고 걷는다.

-P. 241 -


마음에 내리던 비가 그친 것 같다.

내 인생에 내어준 틈, 쉼 덕분에 나는 다시 걷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하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나는 또다시 걷기의 날것을 하나씩 경험하며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선다.

지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두 발이 뜨거웠던 여행의 기억을 꺼내어 토해내는 일이다.

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A Beautiful Day.

- P.248~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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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연담L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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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자살, 사고사, 댓글 조작, 국정원, VIP, 대선, 정치인 사찰, 연예인 사찰.....

왠지 낯설지 않은 단어들과 함께 연관되어 떠오르는 사건들이 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과 함께 현재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모티브로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소설 <내가 죽였다>는 대중성과 사회비판을 동시에 담아낸 추리 스릴러다.


정해연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초반부터 몰아치는 압도적인 몰입감에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투영하는 섬뜩한 묘사가 압권"이라는 평을 받는 한국 추리 스릴러의 대표 작가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과 함게 저자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어졌다.

<내가 죽였다>는 2018년 CJ ENM과 카카오 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와 쓰레기 변호사와 걸크러시 형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은 물론 카카오 페이지 연재 시작부터 문학 랭킹 1위를 기록했던 작품이란다.

이례적으로 종이책 출간 전에 시즌 2가 확정되어 이미 집필을 마쳤으며, 2019년 하반기에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선공개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7년 전, 이 건물에서 남자 하나가 죽어나갔지.

그거 자살 아니야.

사실은 내가 죽였어."


저작권 침해 기획 소송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변호사 김무일.

일명 변쓰(변호사 쓰레기)라 불리던 그에게 어느 날 건물주 권순향이 찾아온다.

권순향은 김무일에게 “이십 대 직장인, 거주지에서 목맨 채 발견. 자살인가?”라는 신문 기사를 건네며 7년 전, 이 건물 302호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이 사실은 단순한 사고사가 아닌 살인 사건이며 자신이 바로 범인이라고 말한다.

밀린 월세를 받으러 302호에 들렀다가 세입자가 무턱대고 덤벼드는 바람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는데, 살해 직후 누군가가 사건 현장에 나타났고, 영원한 침묵을 대가로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해주었다고 말한다.

우발적인 살인보다도 더 의심스러운 건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살인사건을 덮고 사고사로 위장까지 하며 권순향을 도와준 것일까.

그리고 권순향은 7년이니 지난 지금 자백을 결심한 것일까.

의문투성이 사건을 풀기 위해 고교 동창이자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여형사 신여주에게 도움을 청한다.

살인을 고백한 권순향은 다음날 변호사 김무일과 함께 경찰서로 자수하러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날 밤 건물 5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된다.

그리고 자살로 사견이 조기 종결 시키려 하는 경찰 내부의 움직임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신여주와 의문투성이 사건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김무일은 7년 전 사건부터 다시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캐내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 사이에서 위협적인 사건, 사고에 직면하게 된다.

서서히 밝혀지는 거대한 조직과 추악한 사건의 전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검은 힘의 실체를 파헤치는 두 사람의 활약상이 궁금하다면 <내가 죽었다>를 펼쳐보길 바란다.



이십 대 직장인, 거주지에서 목맨 채 발견, 자살인가?

"자살 사건이네요?"

권순향은 양손을 마주 잡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살 아니야."

.....

"이 죽은 사람이 누군데요. 아저씨 손자나 조카?"

권순향이 고개를 들고 무일을 똑바로 보았다.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자살 아니야."

"그럼요?"

"내가 죽였어."

- P.19~21 -


창문이 열린 것은 순향빌딩의 꼭대기 층이었다. 문이 열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형체가 앞으로 불쑥 나왔다.

"어……."

무일이 걸음을 멈추었다. 창문으로 내밀어진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무일은 여주를 보았다. 동시에 몸이 쑥 허공으로 빠졌다. 여주의 머리 바로 위였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신여주!”

무일은 고함을 지르며 여주를 향해 달렸다. 앞서가던 여주가 웃음 띤 얼굴로 돌아보았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처럼 무일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여주만 보였다.

- P. 66 -


돌연 여주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런데 너무 타이밍이 기막히지 않아? 자수하려고 결심한 그때에."

"자수를 막으려고 한 걸까?"

"어떻게 말고? 대체 누가?"

"아저씨가 나 말고 누군가에게 자수 얘기를 또 했을까?"

무일의 말에 두 사람이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말했다.

"아저씨 아들."

- P. 83 _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태적인 성적 성향을 충족시키려고 원룸을 얻은 거라고 했다. 원룸 곳곳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성인 용품들이 발견되었다. 개중에는 뜯지도 못한 새것도 있었고, 이미 수차례 사용 흔적을 보이는 것도 있었다. 음란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던 내역도 밝혀졌다.

그는 수시로 파트너를 찾는 글을 올렸다. SM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부끄러운 줄고 모르고 댓글로 달았다. 그래서 원하는 파트너를 찾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 P.127 -


주로 과거 FBI에서 쓰던 방법이다.

알려져서는 안 되는 인물의 죽음이 발생하거나, 혹은 FBI가 죽음을 발생시켰을 때, 유가족의 이의 제기를 막는 방법이 바로 죽은 자에게 오명을 씌우는 것이다. 치욕스러울수록 효과적인데, 그들이 주로 쓰는 방법은 성적 취향을 변태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유가족들은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것이 두려워 얼른 죽음을 수습하고자 한다.

- P.132 -


"그럼 말해요. 누가 집을 비우라고 한 거죠?"

이번에는 부정하지 못했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 동그런 눈만 껌벅거리다가 입술을 고집스럽게 다물었다.

"계속 아버지를 죽이거나 청부 살해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권두만 씨는 알리바이를 일부러 만들어냈고, 그때 만난 친구에게 송금한 내역이 있어요."

"그건 내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손금 내역을 들고 여주는 권두만을 향해 팔랑팔랑 흔들어 보였다.

"이걸 증거라고 하죠. 무턱대고 아니라고 하는 말은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권두만 씨는 아저씨, 아니 권순향 씨의 죽음으로 크게 이익을 봤죠. 그런 것을 범행의 동기라고 합니다."

"난 아니야!."

- P.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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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먼 산 찾아서 - 이야기가 있는 인문산행
여계봉 지음 / 자연과인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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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듯 다녀가소서'

누구나 와서 보되 흔적을 남기지 말고 그 안의 세상을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다녀가라는 메시지다.

나그네에게는 부귀와 탐욕으로 눈이 어두워져 진정으로 보고 느껴야 할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경종을 울리는 말로 들린다.

인생이란 바로 이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한 조각의 구름이 아닌가.

일순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순간 사라져버리는 것들.

고정된 실체가 없이 찰나생멸(刹那生滅)하는 이 세상에서 단지 인연 따라왔다가 인연 따라갈 뿐.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그렇게 잡으려 하는 것들에서 괴로움은 시작되고, 붙잡고자 했던 것을 놓음으로써 행복이 얻어진다고 했는데 행동이 잘 따라주지 않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 P. 161 -



산을 다니다 보면 등산이 인생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면서 등산을 통해 인생을 제대로 사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한 걸음씩 올라야 란다.

우리 인생에서도 목표가 아무리 높다 한들 천천히 배우며 하나씩 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

성공에만 집착해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으면 공든 탑 무너지듯 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힘든 고개를 오르면 이내 평평하고 걷기 좋은 평지가 나타난다.

우리 인생도 끝이 보이지 않는 듯 힘들게 올라가야 할 때도 있지만 잠시 쉬어가며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 같은 순간도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어떤 경우는 정상이 눈앞인데도 그걸 모르고 바로 그 앞에서 포기해버리고 돌아가버리기도 하는데, 인생에서도 등산처럼 한 치 앞을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더 멋지고 좋은 것을 많이 보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

산 정상에 올라야만 볼 수 있는 감탄을 자아내는 풍광과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은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여 정상까지 올랐다 하더라도 결국은 다시 내려와야 하며, 오르는 것도 쉽진 않았겠지만 내려오는 건 더 조심스러워야 별 탈 없이 산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의 자리에 선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뒤에 오르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한다.

내려와야 함을 알아야 하고 그 내려옴이 조심스럽고 편안해야 한다.

이렇듯 등산을 통해 인생도 배우고 건강도 챙기며 세상 둘도 없을 멋진 풍경까지 볼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취미가 없는 듯하다.



높은 곳에 오르면 일상의 높이에서 볼 수 없는 세상의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산을 오르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것은 함께 땀을 흘리면서도 이런 즐거움이 주는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리라.

환희심이 지나친 것일까?

끝 간 데 없는 초록 숲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싶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군락과 어우러진 비로봉 일대의 철쭉 풍경은 대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다.

- P. 36 -



저자는 산을 좋아해 국내 100대 명산을 모두 올랐고, 백두대간 종주도 마쳤고, 1년에 한 번씩은 해외 원정 산행도 즐기는 산 마니아다.

세상의 높고 낮은 산을 바람처럼 두루 돌아본 저자는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여유로움의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산행 이야기를 선사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춘 아름답고 멋진 산들을 소개하면서, 산마다 품고 있는 자연경관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저자의 시선으로 풀어놓은 인문 산행기다.

산 소개와 함께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사진들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르고 싶은 산들이 리스트에 계속 추가되는 것만 같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바이칼에서 히말라야까지 걷고 걸으며 삶을 만나고 사랑을 채우고 감동을 느끼고 감사를 배웠다고 한다.

아름다움에 목이 메이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눈물이 나기도 했는데, 지구촌 사람들은 모두 선하고 소박한 한 송이 산꽃 같았다고 고백한다.



가슴 켜켜이 쌓은 지난날의 미련을 찬바람에 씻겨 버리라고.

바람이 매섭지 아니하고는 숱한 앙금을 떨어낼 길이 없다고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듯, 고통이 깊을수록 희열은 높은 법이라고.

자신들처럼 자연 속에서 스스럼없이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라고.

-P. 114 -



저자의 글 중 '산행 금주령 유감'이란 글이 있다.

작년 3월 통과된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이제 국내 모든 산에서는 음주를 할 수 없다고 한다.

탐방로는 물론이고 대피소에서 음주를 할 수 없으며 1차 적발되면 5만 원, 2차 이후는 10만 원씩 과태료를 내야 한단다.

몰랐다....^^;;;

지난 주말 천성산에 올라 정상에서 시원하게 맥주 한 캔을 스스럼없이 마셨고 인증샷도 찍고 인스타그램에도 올렸는데...

저자의 말처럼 산에서의 음주 단속은 긍정적인 면도 일부 있다.

산에서 분별없이 술판을 벌여 소란을 일으키는 일부 몰상식한 등산객을 단속하여 건전한 산행문화를 정립하고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조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극소수의 등산객을 단속하기 위해 일률적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행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모처럼 하루, 산과 자연 속으로 산행을 하면서 소박한 음주로 일상의 지친 심신을 위로받는 국민들의 행복 추구권을 박탈하는 조치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글에 백퍼 공감을 하면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몰상식한 등산객의 도를 지나치는 산행 음주 문화는 하루빨리 근절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산행을 하다 보면 금지되어 있는 취사 행위와 흡연 등의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는데 이런 경우 산악회나 단체 관광객의 일부 일행 속에서 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숫자적으로 우세하면 목소리가 커지고 예의와 배려가 사라지면서 멋대로 행동하는 무례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제구역으로 들어가거나, 위험한 바위에 올라 아찔한 사진을 찍거나, 시끄럽게 음악소리를 높이거나, 끊임없이 떠드는 잡담 소리에 숲속을 오르며 들을 수 있는 산새소리, 바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정상에 올라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이 너무도 행복한데 몰상식한 등산객은 휴대폰이나 라디오 볼륨을 최대치로 올리거나 산 정상을 전세라도 낸 듯 고성으로 이야기하며 민폐를 끼친다.

그들의 음악적 취향을 전혀 공감하고 싶지도 않고, 그들의 일상과 통화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도 않다.

정말 "그 입 다물라!!!!" 입을 틀어막아 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정상석 사진을 찍을 때도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무시하고 뒤에 오는 일행 하나하나 불러 새치기하며 사진을 찍는 분들 대부분은 산악회나 단체 관광객들이다.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버너에 라면을 끓이며, 음주 및 고성방가에 깔끔하지 않은 쓰레기 처리까지....

이런 모습을 빈번하게 보다 보니 산행을 하다가도 단체팀이 지나가면 일정 구간 거리를 두었다가 산행하나 쉴 때도 조용한 곳을 찾게 된다.

한 번은 산 중턱에 있는 정자에서 생선찌개를 끓여 먹으며 소주를 몇 병씩이나 마시는 사람도 봤고, 평상에 자리 펴고 올라가 노랫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사교춤을 추고 있는 사람도 봤다.

산악회를 따라 지리산 둘레길을 간 적이 있는데 매번 갈 때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밭에 들어가 깻잎이나 고추 등 밭작물을 따기도 하고(점심으로 먹을 거란다),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 먹기도 해서 놀라웠다.

그런데 산악회 회원들이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지 않고 함께 먹는 모습이 더 놀라웠었다.

분명 지리산 둘레길을 걸을 때 지켜야 할 규칙 중에 농민들의 밭작물에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있었는데....

이런 모든 상황들이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일들이라 당황스러운 뿐이었다.

물론 일부 몰상식한 등산객들의 횡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젊은 층의 등산러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산행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으며 묵언산행, 클린산행을 트렌드로 하는 산악모임도 있어 관심이 간다.

2015년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등산 인구는 1,300만 명으로 추산, 트레킹 인구 1,000만 명을 더하면 무려 2,300만 명이 여가 활동으로 산에 오른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많은 국민들이 산을 즐기면 생활하고 있다.

예전보다는 한결 성숙된 시민 의식과 건강해진 산행문화로 차츰 변화하고 있지만 지나친 개인의 자율에 앞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배려심 있는 산행문화를 기대해본다.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하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산하임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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