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코마 자체는 병이 아닙니다

뇌의 보호 반응이죠.

자기 자신에게로 물러나서 고통과 두려움을 안겨주는 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작가(니나 게오르게)는 갑작스레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사랑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려 했던 필사적 노력 속에서 삶과 죽음이 만나는 경계에 대해, 그 두려움과 초월의 감각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꿈의 책>은 불의의 사고로 깊은 잠, 꿈속에 영원히 갇혀버린 남자와 남겨진 사람들의 세계를 비추는 사랑과 구원의 조각들을 통한 용서와 화해, 사랑과 치유라는 주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헨리 스키너는 종군 기자로 전쟁터를 누비던 시절에 만난 사진작가 마리프랑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샘을 만나러 가던 길에 불의의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 즉 코마(coma)에 빠진다.

불의의 사고였는지,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헨리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아들 샘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를 만난다.

헨리의 옛 여인이었던 에디는 끝내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 헨리가 자신을 휴대폰에 '비상시 연락인'에 기입해준 덕에 2년여 만에 헨리를 만난다.

그리고 샘은 아빠와 같은 병원이지만 다른 병동에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는 또래의 여자아이 발레리나 매디를 만난다.



닥터 사울이 종이 한 장을 꺼내 동그라미를 여러 개 그린다.

'깨어있음'을 나타내는 한가운데 지점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린다.

그 점을 중심으로 안에서 바깥쪽으로 원들이 포진해 있다.

혼미, 잠과 꿈, 의식 불명, 코마 그리고 죽음.

먼저 닥터 사울은 의식 불명을 나타내는 부위에 십자 표시를 한다

"스키너씨는 여기에 있었어요"

그는 이어 죽음의 영역에 십자 표시를 한다

"그리고 여기에도 있었죠"

닥터 사울은 마지막으로 '코마'에 십자 표시를 한다.

나는 그것이 가장자리에 너무 바짝 붙어 있다고 느낀다.

죽음에 너무 지나치게 바짝 붙어 있다.

정확히 죽음의 한 귀퉁이에 있다.

p.96~97


"지금 거의 죽은 상태인 건가요?"

"그래, 샘 하지만 네 아빠는 살아 있어.

다른 방식으로 살아 있을 뿐이란다.

코마도 삶이야.

다만 독특한 방식의 삶일 뿐이지.

경계 상황이란다.

위기, 그래, 그렇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삶보다 덜 중요한 삶은 아니야.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코마로 살고 있다고 말한단다.

코마로 누워 있다고 말하지 않아."

p.98



‘코마’라는 단어가 그리스어로 ‘깊은 잠’을 뜻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꿈의 책》은 충격적인 사고 장면을 시작으로 헨리가 깊은 잠 속에 빠져서 꾸는 꿈, 그리고 상실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살아남은 이들 간의 과거와 현재가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한다.

깨어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헨리를 곁에 둔 채로 샘과 에디는 아빠에 관한, 옛 연인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놓는다.

에디는 아름다웠지만 가슴 아팠던 헨리와의 기억을 처음 만났지만 헨리를 꼭 닮은 듯한 샘에게 털어놓는다.

타인의 영혼을 들여다볼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샘은 아빠와 자신이 첫눈에 반한 발레리나 매디의 깊고 어두운 꿈속을 유영한다.

어느덧 경계가 희미해진 현실과 코마 세계에서 상처의 이면을 이해하고, 상실의 바깥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헨리의 존재를 통해서 상처받은 기억투성이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깊고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랑, 마음속에 품은 채로 말해지지 못했던 소중한 언어들, 이루 헤아릴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의 조각들이 일기장을 펼칠 때처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네 아빠처럼 사람 말을 잘 들어주었던 사람은 없어.

네 아빠가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 순간 세상엔 그 사람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게 돼.

네 아빠는 누구든 자기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

네 아빠 앞에서는 자기 자신을 더 잘 볼 수 있게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네 아빠와 함께 있으면,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인데도 다른 누군가가 웃거나 아니면 눈을 부릅뜰까 두려워 결코 말하지 못했던 일들을 말할 수 있게 돼.

또는 스스로 이해하지 못해서 말하지 못했던 일들을. 헨리는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보게 만들어.”

p.132


등대에 올라가기 전에 층계를 위까지 올려다보지 말고 첫 번째 계단만 보라고 아버지는 충고했다.

한 계단 한 계단씩만 보라고.

"너보다 훨씬 더 막강해 보이는 도전에는 이런 식으로 응하는 거란다. 그러면 도전을 이겨낼 수 있어."

세상을 작게 만들어라.

정확히 보아라.

네 앞에 놓인 기나긴 밤이 아니라 바로 앞의 순간만 생각해라.

"길을 완전히 가늠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가봐야 한단다."

p.145


'"문병'이란 말 대신 '약속'이라고 말하세요."

메리언 간호사는 충고했다.

"문병은 의무예요. 그에 비해 약속은 즐거운이죠. 부인이 돌봐줘야 하는 환자다 아니라 데이트 상대라고 여기세요.

그래요. 독특한 데이트죠."

매리언 간호사에게 내 절망을 적절히 분배하는 법도 배운다.

"밤에 눈물을 다 쏟아내지 마세요.

그러다 정말 울고 싶은데 마음이 텅 비어서 절망스러운 경우가 자주 있어요.

텅 빈 것, 그게 제일 나빠요.

절망이 모조리 소진되어서 더 이상 고통을 표현할 수 없게 되는 것."

매리언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돌봄을 필요로 하는 코마 환자들을 6층 병동에서 관리한다.

"우리 방랑자들은 낮보다 밥에 더 자주 돌아와요"

매리언 간호사는 이렇게 확신한다.

방랑 그녀는 코마를 방랑이라고 부른다.

영혼의 방랑.

P.228


"내가 네 아빠를 사랑한 만큼 네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

그게 전부야."

"그런 일이 있단다, 샘. 그런 일이 있어.

사랑은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

오로지 자기 자신하고 싸우고 늘 패배한단다.

때로는 반대일 수도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어.

또는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좋아하든지.

사랑은 미련퉁이야.”

P.269



그리고 마침내 헨리가 숨겨두었던 사랑과 헌신의 마지막 조각들이 퍼즐을 완성하는 순간, 저자는 <꿈의 책>을 통해 코마(=깊은 잠) 저편의 세계에서 건너온 구원의 울림을 전해준다.



"사후 체험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부인은 아버님 꿈을 꿨어요.

간혹 아버님이 곁에 있다는 느낌이 든 적도 있나요?

아버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어요?

아니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나요?

사후 체험은 소통의 순간들이죠.

무척 가까운 누군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런 체험을 하기도 해요."


"난 오래전부터 여기 뇌 센터에서 일하고 있어.

신경과 의사들이 꿈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단다.

꿈은 코마 상태에서 전혀 접근할 수 없는 의식의 차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말하자면 꿈 장치가 정지해 있다는 거지.

하지만, 코마 환자들은 의식이 돌아오면 자신들이 체험한 걸 이야기해.

그건 흔히 사람들이 믿는 것 이상이야."


"헨리처럼 모든 잠이나 꿈 차원을 훨씬 벗어난, 깊은 코마 상태에 빠진 경우에는 오늘날 의학이 믿는 바에 따르면 꿈을 꿀 수 없자는 거죠.

그 상태에서는 뇌가 꿈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돌아온 사람들일 하는 얘기는 뭘까요?

제 말 이해하시겠어요?

누군가가 코마 상태에서 꿈을 꿀 수 없고 주위를 전혀 지각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걸까요?

그게 꿈도 현실도 아니라면, 돌아온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뭘까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헨리의 꿈대로라면 헨리는 매디를 구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헨리는 사랑하는 에디와 샘을 위해 죽음의 그림자를 따라 바닷속으로 깊이 빠져버린 메디를 구하고 죽음의 그림자를 따라간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 '공포의 꽃(죽음을 앞둔 식물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렬하게 피우는 꽃을 일컫는다)' 반응을 통해 헨리는 에디와 샘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된다.


흔히들 이렇게 이야기한다.

살아생전 이 땅에서 아무리 소중히 여긴 것이라 해도 죽음의 순간에 그것들을 가져갈 수는 없다고.

하지만 두 번째 진실이 있다.

오로지 느끼는 것만이 가능한, 그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에는 결코 소유할 수 없었던 모든 것들.

우리는 그것들을 가져갈 수 있다.

우리는 행복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사랑.

인생의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 우리가 조용히 바라보는 모든 빛들, 향긋한 내음, 웃음, 우정, 모든 입맞춤과 어루만지는 손길, 노래, 얼굴을 스치는 바람, 탱고, 음악, 밤이슬에 얼어붙은 가을의 풀이 부러지는 소리, 별들의 반짝임과 만족, 용기, 너그러움.

이 모든 걸 가져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중간 세계에 있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우리가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텅 빈 심장으로 가지 마."


p.477~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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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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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의 셀프헬프 유튜버인 오마르의 별명은 '인생 2회차'다.

사람들이 이런 별명을 붙여 준 건 인생을 한 번 살아보고 다시 사는 것 같아 보여 만사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든 문제의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일 거라 생각하기로 했단다.

'오마르'는 솔직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유튜버다.

살면서 겪는 거의 모든 문제들에 대한 오마르의 뼈 때리는 솔루션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내 불행을 사이다 두병 원샷 한 것처럼 시원하게 격파해주는 짜릿함이 있었다.

정말 인생 두 번째 사는 걸까?

모르는 것 빼고 다 아는 것 같고 구구절절 맞는 말만 날려주는 센스에 '인생 2회차'란 별명이 제 옷을 입은 듯하다,

성격상 어떤 문제를 겪고 나면 쏙 시원하게 털지 못하고 찔끔찔끔 뒤를 돌아보는 좀 피곤한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저자는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그래, 그 사람 그럴 수도 있었겠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는 게 욕을 덜먹을 것 같다.'는 생각들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속 시원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한다.

인생을 망칠 만큼 대단한 건 아닌데, 자잘하게 걸리적거리는 문제들, 삶에 기생하고 있거나 살다 보면 언젠가는 겼게 될 곰팡이 같은 문제들이 있다면 오마르의 뼈 때리는 솔루션을 참조해보는 건 어떨까.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에는 살면서 겪는 아주 다양한 문제들을 깔끔하고 시원하게 정리해주는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 속에서도 수천만 뷰와 공감을 얻었던 이야기를 위주로 담은 책이다.


- 우리는 어떻게 꼰대가 되는가 -

말 안 통하고 권위적이고 뭐든 가르치려 들길 좋아하는 피곤한 인간들을 우린 꼰대라 부른다.

저자는 제대로 살지 못한 사람이 꼰대가 된다고 말한다.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삶을 살지 못했기에 그래서 쥐뿔도 없는데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학번이 높다는 이유로 자신을 존중해주고 경청해주길 바란다

사람들이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그의 명예욕을 해소하고 존중받는 기분이 더 짜릿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살피지 못하게 된다.

딱히 멋있지도 재밌지도 능력이 있지도 않은 자신이 맘껏 떠들 수 있는 곳은 어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뿐이라 꼰대들은 어린 사람들 앞에서 유독 말이 많고 뭔가를 가르치려 들고 조언하려 든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한다는 것은, 아는 게 없다는 뜻이다.

아무 문제가 없는 젊은이들을 문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은, 자기한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꼰대가 되지 않는 예방법은 잘 살면 된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제 몫을 하는 제대로 된 인간이 되면 된다.


아, 정말 사이다 같은 시원함과 짜릿함이 느껴진다.

결혼 후 20년 동안 쉼 없이 우리 가족 포함 일가친척들을 괴롭혀온 그분의 꼰대 짓에 모두의 가슴은 너덜너덜 해졌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사람이 없다.

단 한마디도 들을 가치가 없는 말에 말을 덧붙이게 되면 더 길어지는 말을 들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됨으로 모두를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저 말없이 듣기만 하면 가장 빠르게 상황이 종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마르의 말이 당차게 내뱉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아마도 그분은 평생 이 말을 듣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난 돌직구로 날린 말이겠지만 그분에게는 세상 듣도 보도 못한 막말이 될 테니까.

그래도 참 다행인 건 그분 덕에 저리 살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니 몸소 교훈을 실천 중인 건 인정!


- 썸 탈 때 상대방의 진짜 인성을 알고 싶다면 -

썸 탈 때 그 사람의 인성을 제대로 보기가 어려운 건 둘의 관계에만 너무 집중하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다 보면 마음은 진심이겠지만 그 행동에는 잘 보이기 위한 가식이 붙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일시적일지라도 권력을 가지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대할 때 가장 본질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나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상황적으로 을이 되는 사람들(식당 종업원, 택시 기사, 영화관 직원, 편의점 알바 등등)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가게 직원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하고 커피를 쏟아도 그다지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실제 인성일 수 있으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썸을 넘어 연애가 시작되고 관계가 자리를 자으면 사람의 마음은 지금과 다른 '보통 모습'으로 돌아오게 마련인데 모든 걸 좋게만 생각해버리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절대 -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에도 나왔던 말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연인들은 보통 늘 같은 이유로 싸우는데 상황은 다르지만 따지고 보면 항상 부딪히는 지점은 비슷하다.

바뀔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은 "아예'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은 평생 그렇게 살았다.

어떠한 스승도 교육도 사회 분위기도 가족도 친구도 그 사람을 바꾸지 못했다.

혹시 나로 인해 그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심한 착각이고 동시에 오만이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다.

사랑한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감싸 안으며 살면 된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냉정하게 생각하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절대 아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

첫째, 미친놈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둘째, 반응하지 않는다.

셋째, 웃어주지 않는다.

주변 분위기가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조금만 냉랭하게 반응해도 사람 좋게 웃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건 요령보다는 마음가짐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한 사람만 참고 넘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만나고 겪게 될 인간들이니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세상에는 무시당해도 괜찮은 사람 없고, 누구에게라도 가만히 있는 당신을 불편하게 건드릴 권리는 없다.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절대 사람 안 가리고 다 잘 지내고 남이 뭐 말하면 항상 경청하고, 배려도 잘하고 이해심도 넘치고 남을 험담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고 그래서 평판도 좋은 친구 B가 있다.

그런 B가 술에 취한 채로 말했다.

"나도 싫어하는 사람들 있어. 피하고 싶은 자리도 많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칭찬을 듣고 인정을 받으니까 그걸 깎아먹기가 싫어지는 거야. 처음에는 그냥 싫다는 정도였는데 그게 점점 집착처럼 됐어. 좋은 평판을 계속 유지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하고 병적이다. 이거. 나도 싫은 건 싫다고 말하고 화나면 따지고 욕도 시원하게 하고 싶은데, 여태 내가 쌓아온 모습들이 나를 옭아매는 기분이야. 이젠 내가 누구한테 미움받는 걸 용납할 수가 없어. 내가 나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키워버린 거야. 근데 나 정말 너무 힘들어. 진작 남들을 실망시킬 걸 그랬지."

착하다는 말,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 듣기에도 좋고 달콤하다.

하지만 그 말 듣자고 굳이 잘 맞지도 않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열심히 잘해 줄 필요는 없다.

그건 결국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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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 죽을 만큼 원했던 이곳에서 나는 왜 죽을 것 같을까?
원지수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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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원했던 이곳에서, 나는 왜 죽을 것 같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하다며.

분명 원하는 일을 찾으려 고민했고, 꿈이란 걸 찾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난 또 힘들어?

시작할 땐 다 괜찮을 것만 같았던 모든 것들이, 왜 지금의 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은 거야?

어디에나 싫은 사람과 싫은 상황이 있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는데도, 왜 난 지금 이 사람과 이 상황이 싫어 죽겠는 건데?

P.19


저자 원지수는 직장인 생활 10년 차다.

외국계 소비재 영업사원으로 3년, 광고 회사 신입 카피라이터로 3년, 늦깎이 유학을 감행한 후 지금은 커피 회사에 다니며 고민 많은 직장인으로 생존 중이란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허기와 넘어도 끝이 없는 불안은 어디서 오는 건지 알 길이 없어서 고민들을 하나씩 글로 쓰기 시작했고, <두 번째 초년생>이라는 이름으로 카카오 브런치에 올린 글이 그해 '브런치 북 프로젝트' 수상 명단에 끼게 되었다 한다.

그 이후에도 고민을 계속 글로 쓰고 다듬는데 3년이라 시간이 걸렸단다.

직장에 들어갔을 때, 이직을 고민할 때, 더 나은 직장인이 되고 싶을 때, 직장인의 삶이 익숙해졌을 때 찾아오는 고민을 저자 본인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는 걸 잊지 말라고 당당하라고 말하고 있다.

부끄러운 글을 세상에 내놓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의 글을 읽은 누군가가 '뭐야, 나 같은 직장인이 또 있었어? 나만 이렇게 죽겠는 게 아니었어?'라며 공감하고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단다.


우린 시작이 너무 어려운 나라에 살고 있다.

학교건, 직장이건 들어가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솔직히 들어가서 뭘 해보고 싶은지, 무엇을 시도해 볼 수 있는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시작할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출발선이 결승점(=첫 직장)이 되어 버린 상황이다 보니 그곳에 집착하게 된다.

'힘겹게 들어갔다'는 사실은 그곳을 쉽게 나오질 못하는 이유가 되어버린다.

과거에는 힘겹게 노력해서 얻어낸 첫 직장에 최선을 다해 나를 맞춰나가고자 했다.

다행히도 나와 잘 맞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몇 년을 참고 견뎌봐도 불안하고 불편하고 불행하더라도 인내력으로 버텨가며 직장으로 향했다.

마치 서로가 이미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데도 첫사랑이라서, 같이 해 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들처럼...

그러나 첫사랑에 실패했다고 앞으로의 인생 전부의 사랑이 망해버리는 것도 아니듯 첫 직장이 나와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해서 내 커리어 전부가 망한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퇴사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은, 이전 회사 좋다는 작은 깨달음 하나가 아니라, 퇴사하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그 나머지의 세상이다."

P.131


한 회사의 임원은 요즘 젊은 애들의 퇴사 이유가 '재미가 없어서'라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한다.

"회사를 재미로 다니냐? 요즘 애들은, 하여간 근성이 없어요. 재밌는 일 하려면 나가!"

퇴사 이유로 밝힌 '재미'는 'fun'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여기서 재미란 '오늘을 투자할 이유'를 통칭하는 거라 생각한다.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가, 오늘의 고생이 내일의 내게도 유의미한가. 존경할 만한 리더십이 있는가 등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배우는 재미, 성장하는 재미. 돈 버는 재미, 인정받는 재미, 꿈꾸는 재미, 성취하는 재미, 함께 일하는 재미를 '일의 재미'로 느꼈을 것이다.


친한 언니의 딸은 유명 항공사에 취직해 모두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는데 1년 만에 퇴사를 결정하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밑천으로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신나고 재미도 있지만 계속 성장할 수 있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고 했단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언니 부부는 딸아이의 선택을 존중했고 지지해주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딸은 '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일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려 하는가'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단다.


나는 계속, 답이 없더라도 고민할 것이고, 무겁더라도 나의 선택을 할 것이고, 그런 나를 최선을 다해 이해해 줄 것이다.

꿈꾸고, 만나고, 도전하고, 좌절하며 살아갈 모든 순간의 나를 존중하면서, 지치지 않고 언제고 또다시 초년생이 될 것이다.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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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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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은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의 청소년기를 어림잡아 계산한 시간이다.

학창시절 선생님은 "지금이 좋을 때다. 나중에 나이가 들게 되면 지금의 시간을 가장 많이 그리워하게 될 거야."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이 말은 시대를 거스르지 않고 매 순간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지나고 보니 학창시절 이런 말을 듣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막상 지금의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 그 시절이 좋은 시절이었던 건 인정하지만, 그리 그립지가 않다.(물론 친구들은 그립긴 하다...)

그리움보다는 후회스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좀 더 열심히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더 많은 우정을 쌓고, 하고 싶은 것도 맘껏 해보았더라면 후회는 좀 덜했을까.

그저 시키는 대로 이끄는 대로만 했던 것 같아 지나고 보니 좀 억울하단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 주관이 또렷해 공부, 친구, 사랑, 취미, 동아리, 봉사활동까지 똑 부러지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때랑은 참 다르구나...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은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갇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수위 높은 학교폭력과, 왕따 등의 교내 문제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정불화와 사춘기의 방황에 따른 청소년 범죄가 쉼 없이 일어나는 걸 보면 예전보다 지금의 아이들이 더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6만 시간>은 청소년을 위한 소설로 분류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요즘 중학생 정도면 이런 행동(범죄)도 하는 건가? 흠칫 놀랍기도 했다.

하긴 고등학생을 배경으로 하는 웹툰 중에는 웬만한 조직폭력배는 울고 갈 정도의 스토리가 전개되기도 하던데,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해야 하는 걸까.

등장인물은 크게 서일이네 가족과 치킨가게 식구들, 그리고 영준이네 가족과 서일이와 영준이의 반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서일이네 가족의 인물적 특징은 처음부터 툭 털어놓고 시작하지만 영준이는 베일에 가려진 채 이야기는 시작된다.

20년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서일이 아빠는 목 좋은 상가를 가진 건물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떠난 큰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유학을 포기하고 조기 귀국해 아빠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된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둘째 딸은 속도위반으로 결혼해 능력 없는 사위까지 합세해 그저 아빠 등골을 휘게 하고 뒷목 잡게 만드는 일만 저지르곤 한다.

셋째 서일이는 공부도 못하고 산만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뭐든 하고 싶은 것도 없으며, 중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주구장창 맞고 다니거나 힘센 놈들 심부름을 해주면 다녔다.

그래서 서일이 아빠는 일찌감치 서일이를 포기했고, 학교가 마치면 치킨가게에 나와 서빙을 돕도록 했다.

막막한 서일이의 학교 상황이 조금씩 나아진 건 중학교 2학년 때 전학 온 영준이를 만나고부터다.

영준이는 서일이를 인정해주는 최초의 사람이었으며, 서일이의 가림막이 되었고 그늘 막이 되어주었다.

단, 시키는 일만 잘 하면 된다.


<6만 시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각각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아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못난 딸로 낙인찍혀 집 밖으로 외출도 할 수 없는 큰누나.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놈 취급받는 서일이.

출생의 비밀 때문에 여혐 주의자가 된 영준이.

고아원에 버려진 아픔으로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짱구 형.

그들의 아픔 속에는 본인 체면 세우느라 거짓말을 늘어놓는 부모가 있었고 책임지지 못한 일을 저지른 무능력한 부모와 부도덕한 부모도 있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은 상처를 받게 되고, 상처받은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어른이 된 큰누나와 짱구 형은 자신들이 겪었던 아픔을 되돌아보며 후회하지만 앞으로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서일이와 영준이에게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충고한다.


"아빠는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내 인생은 실패한 거라고 믿고 있는 거야. 하지만 나는 지금 내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고 있는 거야. 대학교수가 되지 못하면 내 존재의 의미는 없는 건가? 어쩌면 지금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을 수도 있어. 그걸 한 번 알아보려고. 남들이 볼 때 번듯하고 휘황찬란하고 자랑할 만한 그 길만이 존재의 가치가 있는 건지. 내가 가고가 하는 길이 남들 보기에 그저 그러고 좁고 험한 길이면 존재의 가치가 없는 건지."

P. 151


"사람마다 사정이 있어. 다 알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마음속에 분노만 키우지 말라고. 나중에 그 분노가 나만의 판단으로 인한 거였다는 걸 알게 되면 되게 슬프거든. 후회도 되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는 않지.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지 알아? 생각할 것도 많은 시간에, 할 것도 많은 그 시간에, 웃을 일도 많은 그 시간에, 친구도 많이 사귈 그 시간에 미움과 분노만 이글이글 키우면서 보냈다고 생각해 봐라. 아주 땅을 치고 싶을 정도다. 내가 경험자로서 해주는 말이다.

머리에 든 것도 없고, 내가 네 나이에 다른 데만 신경 쓰느라고 놓친 게 아주 많거든. 야, 네 나이 때는 네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이야. 그걸 놓치지 말고 꼭 잡으라는 거지. 이렇게 금쪽같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도 흔치않아. 나한데 고맙다고 해, 새끼야."

P.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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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찰자는 나다 - 내 안의 나를 찾는 인문학적 나눔
임종대 지음 / MiraeBook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오랜 시간 역사와 철학에 조예가 깊었던 저자는 명상을 비롯한 인도와 중국의 선(禪)사상에 심취하며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관찰자가 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나의 관찰자는 나다>를 출간하게 되었다 한다.

저자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고 자신을 관찰하라 말하며 나를 대신해 살아 줄 사람이 없듯이 내 경험과 삶의 궤적은 75억 인류가 있어도 내가 아니라면 소용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나를 뒤돌아보고, 살면서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음의 문을 열고 나를 찾아보라고 이야기하며 나의 관찰자는 나일 수밖에 없다는 각각의 챕터를 통해 관찰자의 눈으로 내 안의 나를 찾아보길 권하고 있다.

총 350페이지에 달하는 책으로 4장의 챕터로 나눠져 있는 <나의 관찰자는 나다>를 읽으며 저자가 말하고자 바를 도통 감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난해했다.

'내 안의 나를 찾는 인문학적 나눔', '내 안의 나를 찾아가는 여정', '인문학적 측면에서 한없이 넓고 깊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짚어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글을 통해 <나의 관찰자는 나다>는 관찰자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자기 성찰을 위한 책이라 기대를 했기에 책을 읽으며 괴리감을 더 느낀 듯하다.

그냥 알고 있으면 좋을 유용하고 잡다한 교양 지식들이 대부분이었다.

분명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바가 있었을 터인데 내가 이해를 못 한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도 나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건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읽는 동안 지루하진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자연과학, 종교, 철학, 역사, 심리학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지식들을 읽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얼룩말의 변명>

쉘 실버스타인의 얼룩말의 변, 쓰촨성의 변검, 손오공의 변신 등은 모두 오늘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필자도 이런저런 내용을 알록달록하게 꾸며서 책으로 묶어 놓고 보니 결국 얼룩말의 변명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쓰촨성의 얼굴 바꾸기인 듯해서 민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바람 따라 닻을 올리고 시원스럽게 달리다 보면 때를 맞춰 적절히 대응하는 '임기응변'이 되고, 상황을 봐가면서 일을 처리하는 '견기행사'가 되며, 몸을 잰 다음에 옷감을 재단하는 '양체재의'가 되는 것을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흔히 변신의 동물로 박쥐와 카멜레온을 꼽지만 글을 쓰다 보면 박박 기는 쥐가 되었다가 하늘을 나는 박쥐가 되고, 때로는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몸의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보다 더 많은 변신으로 독자들을 헷갈리게 한 것도 있다.

혹시 읽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 있다면 큰 위안으로 삼겠다.

허나 마음에 안 드는 대목이 있어 질책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P.349~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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