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호텔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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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히무라. 스물 넷. 비즈니스 호텔 청소 아르바이트.

아야노코지 미쓰코. 일흔 여덟. 비즈니스 호텔 1층 장기 투숙자.

엔젤은 열 다섯에 집을 떠나 걸스바를 거쳐 카바레 호스티스로 일을 하고 있었다.

아빠와 엄마는 일은 하지 않고 기초 생활 보장 급여로만 생활을 해왔다. 그래서 아이들을 계속 낳았다. 돌봐야 할 아이들이 있어야 보조금이 나왔으니까.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에 가출을 해야 했다. 집안에 수입이 있는 성인이 있으면 안 되었기에...

아이들 어린 시절에는 화목한 다자녀 가정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몇 년간 TV 방송에 출연을 해왔다. 아이들은 촬영이 좋았다. 그 기간동안 부모는 친절했다.

카바레에서 일을 하던 중 엔젤은 건물주 미쓰코 여사를 마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미쓰코는 지나가는 말로 누구라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여사를 우연히 길에서 보았고, 그녀가 비즈니스 호텔에서 사는 걸 보고 청소부로 들어간 엔젤. 알아야겠어.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 이렇게 살 수는 없어.

까탈스럽기 그지 없는 미쓰코의 방에 발을 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방의 문은 열렸고 엔젤은 미쓰코에게 받아들여졌다.

미쓰코의 가르침은 밥을 하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부동산 투자 안목을 키우는 법까지 다양했다.

엔젤은 일상과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무지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한 부모를 만난 덕에.

노인 호텔의 또 다른 장기 투숙객 아베 사치코 여사는 오래 전 TV에 나왔던 가족의 어린 딸 엔젤을 기억하고 인터뷰를 요청한다.

그 때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엔젤은 머뭇거리면서 여러번에 거쳐 이야기를 풀어낸다. 회당 천엔씩 받고 인터뷰를 해 주었지만 엔젤은 그 시간을 통해 치유를 받는다.

미쓰코 여사는 엔젤과 거래를 한다. 난 이 호텔에서 죽고싶어. 다른 곳에서 죽게 하지 말아줘. 백만엔을 건넨다. 부동산을 사는데 보태라며. 고독사 아닌 고독사. 자신이 죽을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죽음이라니... ...

20대의 성장과 70대의 마무리.

소외되고 방치되는 젊은 세대와 외롭게 죽어가는 고령 인구에 대한 문제가 균형있게 다루어져 흥미로웠던 소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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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고 싶다면 멈추지 마! 푸르른 숲 57
댄 솔로몬 지음, 이민희 옮김 / 씨드북(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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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GHT FOR MIDNIGHT

오전 9시 3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 14분까지 총 15시간 11분의 기록.

열 다섯 소년이 좋아하는 소녀에게 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주의회 의사당으로 달려간다.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주의회 의사당에서 '임신 중단 제한법'을 찬성하는 파란색 티셔츠와 반대하는 주황색 티셔츠 사이에서 당황하는 주인공.

자신을 부른 소녀는 신실한 카톨릭 신자 보수주의자 파란색 부대다.

자신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집을 나섰다. 주황색 부대 속에 있던 친구가 시니컬하게 넌 파란색이니 라고 물었을 때 난 흰색이야라고 대답했지만

지칠 정도로 긴 시간동안 양측의 의견을 듣고 지지자들의 열정을 보며 사실과 현실 그리고 진실을 조금씩 깨닫는다.

그 하루의 끝에 표결은 이루어지지 않아 '임신 중단 제한법'은 통과되지 못했다.

열다섯 소년은 처음 경험한 정치참여를 통해 작은 목소리가 모여 큰 소리가 되는 것을 경험했다. 민주주의의 힘을 본 것이다.

대통령 탄핵을 세 번이나 겪은 대한민국에서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가 시작된 시점에 12년 전 멀리 텍사스 한 소년의 하루 이야기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내 목소리는 수백 명의 좌절, 믿음, 희망, 두려움, 사랑을 담은 거대한 포효의 일부가 되었다. 나와 닮은 듯 전혀 닮지 않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내 목소리에 영향력을 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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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떠난 사람들 - 공간을 통해 삶을 바꾼 용감한 다섯 가족의 모험기
최민아 지음 / 효형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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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통해 삶을 바꾼 용감한 다섯 가족의 모험기

과감하게 아파트를 포기하고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아 나설 땐, 결단력뿐 아니라 인내력과 포용력, 혜안이 필요하다.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편리함과 안전함 그리고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 이 세가지로 요약된다고 본다.

주택살이 결단은 '집'에 대한 가치관이 선제되어야 하는 듯 하다. '집'은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자산이라기보다는 나의 삶이라는 '시간'을 담는 '공간'이라는 것 명확한 정의.

다섯 가족의 땅을 물색하고, 건축가를 만나 설계도를 그리고, 시공사와 함께 집을 올려가는 그 과정은 읽는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느껴진다...ㅠㅠ

애써 지은 집의 누수를 찾기 위해 비가 쏟아지는 지붕을 수영복 차림으로 랜턴을 들고 올라갔다는 에피소드에 이 분은 이 집을 사랑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분이구나...^^

아이의 초등학교 등교를 위해 임대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는 한 가족의 이야기는 이 집은 아이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구나...

다섯 이야기에는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관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저변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 일로 만들어내는 소득으로 충분히 삶을 영위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 산업 건설, 그 수치를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이 아파트를 짓고 부수고 짓고를 반복하는 현실 속에서 '집'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하는 책.

재미있게 읽었다.

아... 그래도 주택은 어려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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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 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 돌아온 인간들의 역사
이준호 지음 / 유월서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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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 돌아온 인간들의 역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은 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자기 존엄성을 지키고자 무던히도 노력했다는 것과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졌다는 것

900일을 봉쇄당했던 러시아 레닌그라드의 시민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연주하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던 그들. 그 연주를 함께 듣고 이길 수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느꼈던 독일군들.

이름없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나치로부터 유대인들을 탈출 시킨 숨겨져 있던 영웅들의 이야기.

태평양 전쟁 중 포로가 되어 치욕의 시절을 지나 끝내 일본의 항복을 지켜본 미군 장교. 소련군의 성폭행에 유린 당했던 독일 여인들의 이야기.

아우슈비츠의 만행을 폭로하기 위해 자기 발로 찾아 들어가 탈출한 폴란드 군인 이야기.

살아남은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의 비겁하고 영악한 생존까지 언급되어 인간의 의지가 선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휴전 합의는 있었으나 폭격은 끊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그 곳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하루 하루 자신의 존엄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이들이 있겠지... 꼭 살아남아 역사의 한 모퉁이에 기록될 수 있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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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발 위에서 - 황제펭귄 가족 이야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9
이모토 요코 글.그림, 강해령 옮김 / 북극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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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펭귄 가족 이야기

남극. 겨울. 어느 날 물 위로 뛰어 오르는 황제 펭귄들.

20여일을 뒤뚱뒤뚱 걸어 자신들이 태어난 곳으로 간다.

그 곳에서 짝을 만나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아기를 만든다. 엄마 펭귄은 알을 낳자 마자 아빠 펭귄의 발 위에 알을 건네주고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아빠 펭귄은 4개월동안 알을 발위에 품는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4개월이 지나 아기 펭귄이 알을 깨고 나오고, 어미 펭귄이 돌아오면 아빠 펭귄은 아기를 엄마에게 맡기고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영하 50도. 극한의 날씨. 4개월. 숭고하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스스로 계획한 것도 아닌 본능에 따라 움직여 생명을 창조하고 키우는 그 행위 자체. 너무나 숭고하다.

출판사 이벤트 당첨으로 선물 받아 읽었습니다.

그림이 참 예쁩니다. 무언가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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