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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품격
김기석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평점 :
김기석 목사. 평생을 읽고 사유하고 쓰고 말하는 삶을 살아온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
그의 손끝에서 나온 기고문들의 모음.
글이 씌여진 시기와 매체를 확인하고
그 소재와 인용문들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들을 살펴보는 과정이 꽤 재미있다.
아 이때 선거가 있었구나, 수능이 끝나고 쓴 글이구나... 등등
처음 접하는 어휘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편하다기보다는
이해가 되는 듯한 느낌이 신기하기고 했고,
저자의 앎의 스펙트럼이 참 넓구나,
사유의 깊이가 참 깊구나... 조용한데 멋지시네... 부럽기도.
처음엔 눈으로만 글을 읽어내리다가
다시 돌아가 천천히 낭독을 하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들었던 저자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듯 다정했다.
마음이 무거울때는 서가의 책들을 일람하다가
책장을 설렁설렁 넘기며 밑줄 친 부분을 읽는다고,
그러다보면 무겁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청량한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고
정치의 계절에는 적어도 비루한 정신이 나라를 대표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용히 말하기도 했고
인생은 선택,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기도 하지만,
길이 우리를 선택할 때도 있다고... ...
학창시절 자신의 마음에 기둥을 세워 준 선생님 덕분에
그 길을 잘 걸어왔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일상 속에서 킬킬거림이 사소하지만 무의미하지 않다며,
우리 정신에 누적된 무거움을 풀어놓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으니,
관계의 중요성을 기억하자고
자기 삶의 저자는 자기 자신이고 누구도 대신해 살아줄 수 없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태도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내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향해 가는 것이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돌아보자 말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
분명 어둡고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지만
결국은 함께 살아갈 세상에서 환대받고 환대하는 우리가 되자며 위로한다.
책을 읽으며 내게 관통된 키워드는 "환대 歡待"였다.
환대의 조건은 사랑과 존중 아닐까.
생각은 깊어지고 마음은 말랑말랑해지게 해주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이토록 좋은 책이 많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