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끝이 아픈 느티나무 리토피아시인선 54
고창영 지음 / 리토피아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책이나 그 누군가의 말에서,

"시를 많이 읽어라"라는 내용을 많이 접했었어요.

하지만 막상 저는 거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는편이라

언제나 '아, 시집을 좀 읽어봐야할텐데'하는 마음이 있었지요.

그러다 드디어! 시집을 하나 읽어보게되었어요.

 

 

 

고창영 시인의 시집, <뿌리 끝이 아픈 느티나무>

이어지는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르기도 한, 다양한 시들이 담겨있어요.

 

 

이번 시집은 존재의 와해를 막아내려는 시인의 고심의 기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백인덕 시인의 작품해설에서

 

 

 

나무 한 그루 목숨 값으로 시집을 묶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계절마다 주었던 위안을 생각하면 뚝배기 같은 시어들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시집 사이사이 어눌한 가지들 사이로 피어난 잎들이 이 시집을 여는 분들께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나무에게 덜 미안하겠습니다.

-

책의 맨 처음인 '시인의 말' 부분이에요.

어찌보면 이 부분이 저에게는 고창영 시인과 처음 만나는 거였는데,

따뜻한 감성이 참 마음에 들고 와닿았어요.

*

시집에 실린 시들중에는 와닿는 것들도 있고 크게 와닿지 못한것들도 있는데,

저에게 와닿았던 시 몇편만 보여드릴께요.

 

입 밖으로 쏟아진 말들은

별이 되지 못했다

한 발 한 발

부서진 말의 파편 위를 맨발로 걷는 동안

발바닥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웃으며 나눠 먹은 언어들과

걱정하며 함께 마신 위선들이

깨진 유리알로 쓰러져 있었다

별이 되지 못한 말들을 닦고 또 닦아

고요한 밤의 문 앞에 내다 건다

차라리 침묵 했으면

먼 데 하늘의 심장이 되었을

뜨거운 말들

따뜻한 별들

- 말을 많이 하고 돌아온 날 저녁

 

 

오래 신으라고 사준

큼직한 아이들 운동화

신은 지 얼마 안 돼

앞코부터 헤진다

일부러 돌부리를 골라가며 차고 다녔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은

가는 길을 막아서는 돌부리조차도 재밌었겠지

이상도 하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신발은

뒤축부터 닳는 게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뒤꿈치에 더 힘을 주고

돌부리를 피하며 사는 방법을

신발이 먼저 터득하는 일인지 몰라

- 발을 정리하면서

 

 

 

 

시 쓰기가 '꿈꾸는 작업'이라면 외재적 현실은 언제나 결핍과 소외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결핍과 소외'는 혹은 '나이 듦'은 결코 그 어떤 시인에게 있어서도 좌절과 절망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백인덕 시인의 작품해설 중

-

시가 모두 끝나고 작품해설이 나오는데, 굉장히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시더라고요.

해설을 읽는것도 또 색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

시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저는 시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냥 어떤 시가, 글이 나에게 와닿아서 좋다고 느낀다면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수많은 시들중에서 어떤 시들은 짧은 그 글 속 안에서

마치 하나의 소설이 느껴지는 커다란 이야기를 담고있고, 과거와 미래를 담고있었어요.

그런 부분이 시의 매력인거 아닐까요?

앞으로 시를 더 많이 접해보아야겠어요. +_+

-

아띠네 티끌 별

copyright ⓒAtti all rights reserved.

http://sunhwa00812.blog.m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