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례길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 결국 길은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걷는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버엔딩 맨 :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브 앨퍼트 지음, 최영호.김동환 옮김 / 북스힐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본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전, 해적판으로 먼저 만났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의 토토로]였습니다.

아이들의 동심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이야기, 동화책을 그대로 펼쳐 놓은 듯한 그림, 그리고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에 남는 정서가 단번에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뒤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작품들은 늘 제 영화 리스트의 위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앨퍼트의 <네버엔딩 맨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 익숙한 지브리의 세계를 조금 다른 자리에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1996년부터 15년 동안 지브리의 유일한 외국인 임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작품의 감상보다, 지브리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겪어야 했던 현실적인 과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잘 몰랐던 외국인이 지브리 안에서 적응해 가는 이야기, 반대로 일본의 창작자들이 해외 바이어와 협상하며 자기 작품을 지키려 했던 장면들이 함께 펼쳐집니다.

책의 상당부분이 [원령공주]를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디즈니와 협상하는 과정이 나오는데요, 저는 막연히 “원작에 영어 더빙만 입히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실제 과정은 훨씬 복잡했습니다.

번역 하나에도 뉘앙스가 달라지고, 음향과 화면의 세부 조정에도 여러 의견이 오갑니다.

프레임 단위로 이미지를 살피고, 일본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장면이 미국에서는 다른 의미로 읽히는 상황도 생깁니다.

예를들어 가족이 함께 목욕하는 장면처럼 문화권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각이 달라지는 대목은, 영화가 국경을 넘는 일이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새삼 느낀 것은 지브리가 미야자키 하야오 한 사람만으로 움직인 세계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지브리의 중심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있습니다.

그의 고집, 열정, 독특한 감각은 작품의 뼈대이자 영혼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곁에는 모회사 도쿠마 쇼텐의 도쿠마 회장, 그리고 제작자 스즈키 토시오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창작자의 세계를 현실의 시장과 연결하고, 때로는 밀어붙이고, 때로는 지켜내며 오늘의 지브리를 만들어 갔습니다.

<네버엔딩 맨 미야자키 하야오>는 우리가 사랑했던 지브리 작품의 뒷면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화려한 찬사보다는 협상, 오해, 시행착오, 문화 차이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스크린 위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세계의 관객에게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조율과 노력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브리 영화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를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찾아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이프 타운
장세아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장 안전한 공간은 어디일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집’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몸을 누이고, 긴장을 풀고,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그래서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마음이 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상상도 못한 폭력을 경험한다면 어떨까요.

문을 닫으면 안전해야 할 공간이 오히려 공포의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장세아 작가의 <세이프 타운>은 바로 그 ‘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심리상담사 지수는 자신의 집에서 중고거래를 하던 중 두 남녀에게 폭행을 당합니다.

낯선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고, 그 공간에서 폭력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지수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사건 이후 지수는 알코올에 의존하고,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본인이 심리상담사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상처를 이해하는 것과 상처를 견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지수는 친구가 운영하는 요가학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작은 소동을 계기로 미주와 가까워지게 되고 ‘세이프 타운’이라는 곳을 소개받습니다.

이름 그대로 가장 안전한 주거 공간을 표방하는 곳입니다.

마침 가해자의 부모가 지수를 끈질기게 찾아오는 상황이었기에 결국 지수는 세이프 타운에 입주하게 됩니다.

처음 세이프 타운은 지수에게 구원처럼 느껴집니다.

규칙은 많지만, 그 규칙들이 자신을 지켜줄 것처럼 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차단된 공간, 철저한 보안, 같은 상처를 지닌 듯한 사람들.

오랜만에 지수는 안정감과 행복을 느낍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안전이 조금씩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규칙들이 어느 순간 자유를 제한하는 장치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보호와 감시의 경계가 흐려지고, 안심과 통제가 묘하게 뒤섞입니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넘어가면 세이프 타운 구성원들이 품고 있던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납니다.

이들은 단순히 안전한 집을 찾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품고 있었고, 그 상처를 벗어나기 위해 서로 공모하고 협력합니다.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사적 복수입니다.

법과 제도가 충분히 지켜주지 못했다고 느낀 사람들이 스스로 응징자가 되는 것이죠.

피해자가 더 이상 도망치기만 하지 않고, 가해자에게 되돌려주는 장면은 독자에게 강한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하지만 복수의 짜릿한 희열 뒤에는 죄책감과 불안, 또 다른 두려움이 따라옵니다.

상처받은 사람이 복수를 통해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상처의 방식만 바뀐 채 또 다른 감옥에 들어가는 것일까요.

<세이프 타운>은 이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갑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고통, 안전에 대한 갈망, 공동체라는 이름의 폐쇄성, 그리고 정의와 복수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듭니다.

<세이프 타운>은 전개가 빠르고 장면 전환도 선명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물의 불안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사건이 하나씩 겹쳐지면서 긴장감도 꾸준히 올라갑니다.

특히 ‘안전한 집’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불안의 공간으로 바꾸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집, 보안, 이웃, 규칙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요소들이 작품 안에서는 점점 낯설고 섬뜩한 장치로 변합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도 계속 의심하게 됩니다.

여기는 정말 안전한 곳일까. 이 사람들은 정말 지수를 도와주는 걸까.



심리 스릴러답게 반전과 긴장감도 충분합니다.

도파민 돋는 요소들이 많아서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회복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복수극이 되고, 다시 인간의 죄책감과 불안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세이프 타운>은 묻습니다.

안전이란 무엇일까요.

나를 해친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 안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것일까요.

그리고 복수는 정말 상처 입은 사람을 안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책을 덮고 나서도 이 질문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안전한 공간을 찾아 들어간 사람들이 가장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

<세이프 타운>은 그 모순 속에서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가 사라졌다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어느날 친구가 사라졌습니다.

연락도 끊기고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가네시로 가즈키의 <친구가 사라졌다>는 제목 그대로 ‘사라진 친구’를 찾아가는 추적 스릴러입니다.

한 사람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대학 사회의 권력, 인간의 욕망, 그리고 더 큰 악의 구조까지 드러나면서 읽는 재미를 점점 키워 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어둡거나 무거운 스릴러라기보다는 경쾌한 흐름으로 볼 수 있는 청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기타자와 유토라는 친구가 8일 동안 연락이 끊긴 채 사라지고, 유키는 그를 찾아달라고 주인공인 미나가타에게 의뢰합니다.

미나가타는 평범한 학생이라기보다 이미 과거의 사건으로 전설처럼 회자되는 인물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동료들과 함께 벌였던 일들이 남아 있어, 이번 작품에서도 처음부터 묘한 기대감을 품게 하네요.

비밀이 많은 인물이어서 신비감도 있고, 능력치가 마치 존윅을 보는 듯한 캐릭터였습니다.

저처럼 전작인 좀비스 시리즈를 읽지 않은 독자도 흐름을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세계관의 결이 자연스럽게 전달되어서, 오히려 이 작품을 계기로 앞선 이야기들이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미나가타는 유토를 찾는 일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사이자 탐정의 역할을 해냅니다.

혼자 모든 것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람보, 윌, 그리고 배우 야노, 미인 아나운서 요시무라 같은 인물들이 조력자로 붙으면서 이야기의 활력을 더합니다.

특히 시다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는데요, 대학 안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지만, 단순한 악역으로만 소비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빌런 같고 때로는 같은 적을 상대하는 협력자처럼 보이는데, 이런 경계의 모호함이 이야기를 더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도 같이 등장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유토의 행방을 좇는 과정도 꽤 긴장감 있게 전개되고 있어요.

처음에는 실종 사건 하나를 파헤치는 듯하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은 생각보다 훨씬 어둡습니다.

유토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그 뒤에 있는 더 큰 악과 범죄의 구조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친구를 찾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잘 짜인 정의구현 서사로 읽히기도 합니다.

악한 인물들이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는 순간에는 확실한 통쾌함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빠른 속도감인데요, 인물들이 움직이고, 사건이 연결되고, 숨겨진 진실이 벗겨지는 과정이 매끄럽게 펼쳐집니다.

너무 무겁게만 가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긴장을 놓치지 않아, 한 편의 청춘 액션 미스터리를 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결말에 다다르면 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미나가타라는 인물이 앞으로 또 어떤 사건에 뛰어들게 될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아직 못 읽은 좀비스 시리즈를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가 사라졌다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겁지 않은 청춘 미스터리. 개성강한 캐릭터와 통쾌한 전개가 매력적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