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늅늅의 야생 기획자 관찰 일지 - 정글에 던져진 신입 기획자의 생존 매뉴얼
늅늅 지음 / 길벗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기획자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고, 행사 일정과 현실 사이에서 절묘한 곡예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간혹 제 머릿속은 사막처럼 메말라 있고, 마감은 고속철도보다 빠르게 제 앞으로 돌진하곤 하지요.
저도 기획 일을 하며 이 ‘짜도 짜도 안 나오는’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신입 시절엔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른 행사 레퍼런스들을 기웃거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늅늅의 야생 기획자 관찰 일지>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끌렸습니다.
야생이라니, 이보다 더 기획자의 현실을 정직하게 표현한 단어가 있을까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초보 기획자가 실제로 마주하는 고민들을 만화로 아주 술술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기획이라는 게 ‘딱딱한 원칙과 절차’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라, 감정과 시행착오, 사람과 상황이 얽힌 복합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만화 속 상황들이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가 기획자의 ‘야생 생존 루트’를 따라갑니다.
Chapter 1. 산과 정글로 ― 복잡한 문제 속 숨은 힌트를 찾아서
기획의 시작은 늘 복잡합니다.
문제는 산처럼 험하고, 방향은 정글처럼 뒤얽혀 있지요.
이 챕터는 “어디서부터 시작하지?”라는 고민을 다루며, 문제의 본질을 찾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줍니다.
초보자들이 헷갈려 하는 ‘문제 정의하기’가 이렇게 귀엽고 명쾌할 수 있다니요.
Chapter 2. 사막으로 ― 메마른 머릿속 아이디어를 찾아서
여기서 저는 특히 큰 공감을 했습니다.
머릿속 사막… 너무 익숙합니다.
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 가뭄’ 그 느낌!
이 챕터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두려움과 막막함을 유쾌하게 다룰 뿐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조화하는 노하우까지 담고 있습니다.
Chapter 3. 강과 바다로 ― 불안에 휩쓸리는 대신 완성도를 올리자
기획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면 갑자기 불안의 파도가 찾아옵니다.
“이게 맞나? 빠뜨린 건 없나?” 이런 마음의 파도 말이지요.
이 챕터는 그 불안 속에서도 완성도를 올리는 ‘실전 스킬’을 보여줍니다.
마치 강과 바다처럼 넓적해지는 작업 범위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알려줘서 실무에 큰 도움이 됩니다.
Chapter 4. 그리고 도시로 ― 기획자로서 지치지 않고 일하기
기획자는 늘 바쁘고, 늘 마감이 있고, 늘 새로운 걸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치기 쉬운 직업이지요.
마지막 챕터는 그 ‘소진’을 막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일 잘하는 것 못지않게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하는 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줍니다.
각 챕터가 하나의 여행처럼 구성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무엇보다 ‘기획이 이런 흐름으로 흘러가는구나’ 하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나오는 ‘늅늅의 기획수첩’은 짧은 문장임에도 기획의 본질을 아주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 이게 핵심이었구나’ 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문장들,
‘이건 당장 내 프로젝트에 써먹을 수 있겠다’ 싶은 실용적인 조언들.
만화 속 에피소드가 감정과 상황을 보여준다면, 기획수첩은 그걸 한 줄로 정리해주는 ‘깊이 있는 메모’ 같은 느낌입니다.
읽을 때는 가볍지만, 책을 덮고 나면 의외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부분이더라고요.

책 속 포토카드를 보고 호기심에 QR 코드를 찍어보니, ‘내가 기획자가 된다면 어떤 유형일까?’라는 귀여운 테스트가 나오더군요.
당연히 해봤습니다.
이런 테스트는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법이니까요.
결과는 아이디어 크리에이터형 기획자!
감각,영감,돌발력,상상력으로 승부 보는 타입이라네요.
현실감각이 가끔 약하다는 점에서 괜히 찔렸지만…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건 장점이니까요. (그렇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이 테스트는 가볍게 하기 좋고,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 기획을 하는 사람인지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어 더더욱 유용했습니다.
주변 기획자분들께도 한 번씩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늅늅의 인사가 나오는데, 그 말처럼 이 책은 기획을 막 시작한 분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엔 기획의 세계가 정글처럼 복잡하고, 사막처럼 고독하며, 바다처럼 휘몰아치지만…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분명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첫 출발점에 서 있는 분들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기획자로서의 감정, 좌절, 성장, 노하우가 가벼운 만화 속에 촘촘하게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읽히면서도 실전에서 바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기획이라는 야생의 세계를 건너고 있는 모든 분들, 오늘도 고생 많으십니다.
그리고…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