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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조건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이주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1월
평점 :
리더나 강자들의 성공을 분석을 하는 책들은 시중에 수 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러한 부류의 책들은 필자에게 독서의 대상 관심 밖이다. 그 이유는 대충이라도 성공의 이유를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판사에서 모집하는 서평단에 신청하여 읽게 된 “강자의 조건(이주희 저)”은 그러한 필자의 생각을 어느 정도 확인시켜주고 더불어 새로운 역사 사실도 알게 만든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 책의 모티브는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6부작 <강대국의 비밀>이라고 한다(사실 필자는 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아서). 일반 독자가 아닌 서평자 입장에서 방송의 내용보다는 책 내용이 우선이기에 본문 내용을 중심으로 읽었기에 지금부터는 그것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자가 언급한 강자는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그리고 미국이다. 흔히 생각하기에 4개국 강대국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현재 네덜란드는 강자라는 조건에서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강자의 조건에는 네덜란드 역시 그 당시에는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바로 “관용”이다. 영어로는 “Tolerance”, 불어는 “똘레랑스”라고 하는 말이다.
책에서 전체 주제는 관용이고 이것이 어떻게 강자를 일정한 기간 동안 유지하게 만들었는지를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이 책의 구성은 대표적인 미괄식 구성체계를 갖고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역사적인 사건을 소개하고 이것에서 승리와 패배, 번성과 몰락의 요인을 정리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 책의 주제인 “관용”에 대한 결론으로 각 장을 마무리한다.
관용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나라별 시대별로 관용의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마 공통적인 것은 인종과 종교에 대한 관용을 베풀었다는 점이다. 로마제국은 동맹국에게 누구나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했고 몽골제국은 인종, 문화, 그리고 종교, 영국과 네덜란드는 그 당시 최강국인 스페인의 종교 박해에 따른 유대인의 포용, 미국은 흑인과 이민자들에게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주는 관용을 베풀었다. ‘관용’은 결국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통한 혁식으로 이어져 모든 분야에 걸쳐 그 사회를 발전시켜는 원동력으로 강자를 만드는 근본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단순한 ‘강자의 조건’을 역사적인 사실을 함께 제공함으로서 독자들에게 흥미와 관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역사적인 사실이 나열되다보니 역사적인 배경지식이 약한 독자에게는 혼란스러운 점도 있어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독자에 대한 관용 차원에서) 각 장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리나 요점을 한 장 정도 요약해서 마무리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기술내용만 읽어도 그 당시에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커커대란 역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본문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먼저, 로마제국은 왜 강대국, 강자가 되었을까? 여러 가지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저자는 하나의 국가도시가 아닌 로마는 주변도시 국가를 정복하면서 그들에게 로마시민과 같은 시민권을 부여했다. 이것이 바로 아테네와 스파르타와 큰 차이점이다. 고대 그리스시대의 도시국가들은 피지배민들을 자신과 다른 인종으로 구분하고 인정하지 않았다. 인종에 대한 폐쇄성, 순혈주의를 지나치게 고수했다.
이 장에서는 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전투인 칸나이 전투를 소개한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카르타고의 장수 ‘한니발’이 등장하고 그 당시 최정예인 로마 보병을 ‘한니발’은 기병을 적절히 활용하여 그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게 된다. 즉, 갈리아 병력을 이용하여 로마 보병군대를 유인하고 측면에서 기병과 보병으로 포위하여 싸우는 전술이다. 이 부분에서 명장 ‘하니발’의 뛰어난 전투 능력을 엿볼 수 있다(그 전투에서 로마 병사 5만 전사). 하지만 승자의 기쁨은 여기까지다.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의 허점을 노려 이탈리아 북부 지방을 점령한 그는 더 이상 로마로 진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알랙산더 대왕이 영토를 넓혀갈 때, 정복지역이 적국에서 동맹국으로 변하는 전례를 생각해서 다른 지역의 나머지 도시국가들도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한니발’의 착각이었다. 오로지 카푸아 한 도시만 동맹을 선언했을 뿐 나머지는 로마를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로마의 관용 덕분이었다. 그 동안 로마가 해왔던 로마 시민권(투표권 등)정책이 다른 동맹국들에게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칸나이 전투 패배이후에 로마는 전열을 가다듬고 파비우스와 스키피오라는 걸출한 장수들로 인해서 한비발 군대를 물리치고 로마제국의 기틀을 마련한다. 파비우스는 지공, 지연작전으로 동맹국의 공조로 얻어 승리하고 스키피오는 누미디아인을 설득하여 로마의 아군으로 카르타고 군과 맞선다. 이러한 전략 또한 그들이 로마인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마는 아우구스투스가 시민권 등 로마의 개방성을 더욱 확대하게 된다. 로마에서 “정복 당한자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 금을 로마로 가져오게 해야한다.”라는 말이 이러한 로마가 강자가 된 조건을 대신한다.
두 번째 강자는 몽골이다. 몽골은 우리와 역사적인 관계가 깊다. 한때 우리도 그들의 피지배인이였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피해의식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강자된 이유를 살펴보면 그 당시 고려인들이 당했던 사실과 별개로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우선 그들은 13세기 유럽의 암울한 중세 유렵을 위협할 정도로 위협적인 강대국이었다. 크림반도인 동유럽까지 진출하여 유럽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최전성 몽골은 동서 8,000km를 영토로 확장했다고 한다. 몽골 군대의 전투 전략은 강력한 군대를 만나면 소규모 단위의 전투를 수행하고 도주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상대편에게 그 전투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쫓아오는 군대를 역습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전술이 자주사용해왔다고 한다. 또한 화살 공격으로 상대방에게 심리적인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한 몽골 제국이 1242년 봄 유럽에서 공격을 중지하고 자취를 감추는데 그 이유는 바로 우구레이 칸이 사망했기 때문인데 몽골은 대칸이 사망하면 전투에서 철수하여 다시 칸을 선출하는 전통 때문이다.
몽골은 피정복민들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종교에 대해서도 상당한 개방성을 보여 기독교, 이슬람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종교도 동시에 인정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번에 새롭게 몽골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의 개방성이 이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은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유연성’이다. 이 것은 바로 뛰어난 적응력과 학습력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전통은 징기스칸 때부터 이어저온 것이라고 한다.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징기스칸은 성장 과정에서 우정과 배신을 경험하면서 관용에 대해 철저하게 인식을 하게되어 동조 세력에게는 동족으로 인정하는 관용을 베풀었다.
이번에 몽골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그들이 기독교로 개종했었으며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 바로 유럽 침략시 일부 수도사나 지식인들에게 그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가 수도사 루브록으로 프랑스인데 루이9세와 관계 개선 대사로 활용했고 바그다드 침공시에는 중국인들의 토목 기술을 활용하여 이슬람지역을 영토를 확보하는데 활용했다.
또한 그들에게 있었던 통신전달 수단인 ‘잠’은 몽골이 유럽이나 타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문물을 전파하고 흡수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게된다. 이때 나와 기록물이 바로 마르코폴의 동방견문록이다. 몽골 역시 유연적인 사고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관용으로 그 당시에 강자로서 군림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강자는 바로 영국이다. 영국이 대영제국이 되기 전에는 서유럽의 작은 빈국이었다. 16세기 유럽은 스페인이 강자였고 영국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스페인은 강자로서의 안정과 체제 유지를 우선하는 펠리페 2세의 정책으로 1571년 오스만 제국과의 레판토해전 이후 누려왔던 강대국에서 17년만에 소국으로 잔락하는 제국의 몰락의 본보기가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영국과 네덜란드와 대비되는 점이다.
그 당시 스페인은 3가지 적국이었는데 오스만제국, 네덜란드 제국, 그리고 영국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종교이다.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16세기 종교 개혁에 대단한 반감을 갖고 있었으며 스페인에서 종교박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는 헨리8세 이후의 신교를 받아들인 영국을 못 마땅히 생각하고 있었으며 영국 침공계획도 이 때 추진된다. 여기서 영국이 무적함대인 스페인을 물리쳤던 요인이 전투의 역사를 통해서 전한다.
영국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보병 중심의 스페인 군대가 영국 본토를 상륙해야 했다. 그러한 이유로 영국은 오히려 부족한 보병 대신에 해상에서 그들을 격퇴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러한 결과물이 바로 새로운 함선인 칼레온선과 제작 비용이 저렴한 주철대포의 개발이다. 스페인 함대보다 기동성이 우수한 배에 보병이 옮겨 탈 수 없도록 일정한 거리에서 대포를 다량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었다. 결국 스페인은 그라벨린 전투과 1588년 칼레 해전에서 모두 패배하므로서 몰락하고 영국은 제국으로서 기틀을 갖추게 된다.
영국편에서 사실은 ‘관용’에 대한 사례는 좀 설득력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의 사례와 달리 영국은 무기의 기술개발 측면에서 그리고 스페인의 스스로 몰락을 초래한 종교의 불관용으로 인해서 집착과 퇴보가 오히려 모든 것이 어렵고 부족했던 영국에게는 혁신을 통한 강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결국 스페인의 몰락이 영국의 부흥으로 이끌었다는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네 번째 강자인 네덜란드 제국으로 넘어간다.
네 번째 강자인 네덜란드도 역시 스페인의 몰락과 함께 부흥기를 맞는다. 스페인에서 종교 박해로 인해 쫓겨난 유대인 등이 네덜란드에 정착하고 그 곳에서 종교, 문화, 경제 그리고 사상 등 관용 속에서 강한 해군력과 지상병력을 갖추고 부유한 국가로서 교양있는 도시로서 17세기에 황금기를 누리게 된다.
이 부분에서 영국편에서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1492년 세가지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다. 첫 번째는 스페인 제국이 되는 아라곤과 카스티야 왕국이 합병하게 되는 레콘카스타 정복이 완성되고 두 번째는 스페인의 부를 안겨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세 번째는 스페인의 몰락의 빌미를 제공한 알함브라 칙령이다. 이 칙령은 종교의 차이를 보이는 무어인과 유대인을 추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에 많은 유대인들이 네덜란드 등으로 이주했고 스페인은 그러한 네덜란드를 식민지화 하면서 대표적인 종교 탄압 방법인 종교 재판을 네덜란드에서 실시하게 되면서 네덜란드 독립 전쟁을 촉발하게 된다. 레이렌 도시에 대한 스페인 군대의 공격은 결국 많은 희생을 남기고 스페인 군대를 철수하게 만든다. 이 사건을 계기로 네덜란드는 독립을 하게 되고 17세기의 강자로서 모습을 나타나게 된다.
네덜란드은 이후에 플류트선을 개발하면서 해상권을 장악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이 활발하면서 해운업 뿐 만 아니라 금융업도 이와 함께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강대국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인종과 종교에 대한 관용이 군사와 경제적인 지위를 높여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마지막 편에는 바로 지금의 강대국인 미국이다. 여기에서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한번에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이 독립하던 1789년에는 종교적 관용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에게 환영받았다. 남북전쟁 이후에 계속 문제가 되어온 흑인에 대한 인권 문제는 1955년 앨라바마주에서 발생한 ‘로자 파크스’ 사건이후 미국 사회의 거대란 이슈가 되어왔다. 1964년 민권법 발의 이후에 미국전역에서 펼쳐진 마터루터 킹 목사등의 흑인 인권운동이 1965년 3월 15일 투표권법이 발효되면서 흑인들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인권이 보장되는 계기를 갖게 되었는데 얼마 전에 불법 이민 최대 500만명에 대한 추방을 유예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안’을 발표했다.
현재의 강대국 미국을 만든 요인은 이 역시 관용이다. 독립 초기의 이주민들임 만든 실용적개방성, 그리고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두 번에 걸쳐 일어난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서 각 국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과학, 문화, 예술 등 다방면에서의 기회제공과 활용도 그러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전에 읽었던 ‘에이미 추’의 ‘제국의 미래’에서 밝혀 듯이 현재 미국이 앞으로 계속해서 강자의 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과연 미국을 대신할 초강대국이 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바로 얼마나 ‘관용’이 국가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그것이 국민들 스스로에게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로서 보편 타당한 원칙으로 받아들일 때라고 했다.
이러한 관점 우리도 미래에 강자로서 조건을 갖추는데 과연 정부나 우리 스스로 그런한 생각을 갖고 있는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기회를 전해준 책으로 역사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관용이라는 양념을 잘 버무려 만든 맛있는 건강식처럼 일반 독자에게 부담 없이 역사를 즐기면서 나름대로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