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흐른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언젠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는 계절풍과 같다. 그렇지 때문에 역사의 교훈은 우리가 삶을 되새기고 나가는데 실천 강령과도 같다. 문제는 역사는 모든 이에게 삶에 대한 깨달음과 절심함을 전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는 연대, 그리고 주요 인물과 사건 등을 외워하는 지겹고 따분한 시험의 한 과목으로만 기억된다.
그러나 졸업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치면서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고 따라서 책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 서적 위주로 읽으며 독서를 시작했지만 점차 생각이 많아지면서 역사 서적들을 보기 시작했다. 볼 때는 어려웠지만 차츰 읽을수록 절실함과 깨달음으로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사서는 항상 도서 구입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다.
이번에 읽게 된 ‘변화 혁신, 역사에 길을 찾다’는 역사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전해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한다면 반드시 되새겨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실천할 수만 있다면 미래에 닥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역량으로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업 경영이나 개인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변화와 혁신을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경영학과 역사이야기를 접목하면 아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전체 내용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졌다. 소제목을 나열하면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 당한다. 변화는 어렵다 그러나 변화해야 한다. 창의적 발상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혁신은 어떻게 이끌어내는가. 혁신은 현재진형이다.’ 순인데 마치 변화와 혁신에 대한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한 줄로 요약한 것 같다. 독자들에게 처음부터 이 책에 대한 주제를 확실히 심어주기 위한 저자의 배려일까? 필자 나름대로 요약하면 “변화하지 않으면 당한다. 그래서 변해야 하는데 혁신을 위한 창의적 발상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에 몰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본문 내용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우선 전체 내용을 살펴보는 것인데 가장 쉬운 방법이 목차를 자세히 보고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보는 것인데 예를 들면 소제목과 본문 내용에 대한 연관성을 찾아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각 장별 주요 키워드와 내용을 살펴보면,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 당한다’ 첫 번째 장에서는 변화의 당위성의 다양한 역사적인 사례를 전하는데, 기업이 변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는 “주변 환경은 변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변하고, 기술 수명 주기도 변화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의 필요성에 관해서 ‘배’의 동력 전달 체계에 따른 변천 과정 사례를 들었다. 고대에는 캘리선, 중세에는 범선 그리고 근대에는 증기선으로 이어지는 기술 발전으로 그것을 잘 활용한 국가는 해양 대국이 되었다고 한다.
이 장에서 로마, 잉카제국, 몽골의 칭기즈칸 등의 역사적 사례로 변화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교훈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 로마의 번성기에는 개혁을 주도한 인물로 포에니 전쟁의 영웅인 스키피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 등을 소개한다. 로마 제국의 형성기와 발전기의 모습과 쇠퇴기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스 11세의 모습에서 역사의 냉혹한 현실을 접하게 된다. 잉카 제국의 멸망 과정과 몽골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의 혁신 방법 3가지인 ‘기득권보다 새로움 추구, 끊임없는 학습, 명예보다 실리 추구’ 등은 다시한번 국가 혁신의 우수 사례를 전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삼국지의 책사 ‘가후’를 소개하는데 개인적으로 처음 알게 된 내용이지만 주변 변화를 감지할 때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현장 분석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주로 1장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전하면서 읽는 이가 그 현장을 생생하게 느끼고 강한 당위성과 필요성을 깨닫게 만든다.
두 번째 장에서는 수에즈와 파나마 운하를 개발한 레셉스의 역사적 사례를 들어 변화의 속성과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이 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성공 함정’이란 말인데 성공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그것에 도취할 경우 언제든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수에즈 운하 건설의 성공으로 파나마 운하 건설에 도전한 레셉스는 그 곳의 환경이나 기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여 파산에 이르는 실패를 맛보고 되고 결국 미국에 의해서 운하가 완공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밖에도 중국 명나라 출신의 ‘정화’의 해양 탐험 이야기, 몇 몇의 희생에 대한 대가로 이룬 개혁으로 번성한 로마 제국 이야기와 변화에서 중요한 것이 기본이란 사실을 알려준 스웨덴의 ‘바사호 침몰사건’, 카리스마 리더의 한계로 나타나는 티무르 제국의 몰락을 통해서 제도나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변화에 대한 사례를 전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변화와 혁신의 기본이 되는 창의적 발상은 어디서 시작되는지 몇 가지 발명품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기록의 혁명을 가져다 준 파피루스, 양장피와 종이, 전투의 승패를 좌우한 등자, 그리고 몽골의 제국의 기반이 된 비상식량 보르프 등 사소하게 보이지만 역사의 바꾼 시작점이 된다는 사실과 크세노폰의 사례처럼 조직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혁신의 시발점이란 것도 알려준다.
네 번째 장에서 저자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마천과 정약용처럼 삶의 고통이 자신의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기’나 ‘목심심서’와 같은 명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인도를 통치했던 영국의 ‘코브라’ 퇴치 사례처럼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방법은 오히려 불행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항우’와 ‘유방’의 사례처럼 간절함이 혁신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 경우도 있다. 삶에 고통을 받는 시민들이 가졌던 간절함이 기득권과 지배층에 저항한 프랑스의 피의 혁명으로 나타났고 민중의 지식 독점에 대한 저항으로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가 인쇄 혁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서양의 인쇄 혁명과 달리 우리나라의 금속 활자는 이와 비교되는데 이것이 결정적으로 조선시대에 우리의 변화와 혁신에 막대한 지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혁신은 과거의 역사 산물이 아닌 지금도 우리 현장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강조한다. 혁신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리더쉽과 전략적 통찰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독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폴레옹의 역사적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의 이순신 장군의 왜군 격퇴와 명나라 척계광의 왜구 격퇴 사례에 알 수 있듯이 ‘현장 관찰’이 혁신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 시켜준다. 강대국이나 강자의 조건에서 흔히 알 수 있듯이 몽골의 관용 정책 또한 혁신의 중요한 요소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분야서 관용은 단순한 양보가 아닌 자신의 역량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봐와 같이 이 한 권으로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종횡무진 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다. 각 장의 마지막에 본문에서 언급 되었던 역사 이야기를 교훈 위주로 간단하게 요약 정리해 주었다면 전체 흐름도 놓치게 않고 읽었던 내용도 기억할 수 있어 책에 대한 감동 오래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 이야기는 한편의 장편 소설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어 생각할 경우 전체적인 맥락에서 핵심을 놓치는 경우 생긴다. 지금까지 읽어본 “변화 혁신, 역사에서 길을 찾다”는 수 많은 역사 이야기 중에서 이 시대의 화두인 ‘변화 혁신’를 인스턴트 식품처럼 독자에게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요리처럼 향과 맛을 음미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좀 더 깊이 사고할 수 있는 통찰력을 높이는 필연의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