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다 - 뇌과학과 명상, 지성과 영성의 만남
마티유 리카르 & 볼프 싱어 지음, 임영신 옮김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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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다, 마티유 리카르볼프 싱어 , 쌤앤파커스, 2017

 

크리스마스가 내일 모레다. 누가 착한 아이고 나쁜 아이인지는 산타할아버지가 아는지 몰라도 가 누구인지는 가 알지 않을까. 나를 넘다40년 동안 명상수행자로 살아온 승려와 이 시대 최고의 신경생물학자이자 뇌과학자가 만나 뇌과학과 명상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엮은 책이다. 세포유전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하다 인도에서 영적 스승을 만난 것을 계기로 히말라야에서 명상 수행을 시작한 마티유 리카르, 400여 종의 신경과학 관련 논문과 저서를 집필한 볼프 싱어. 우리 시대 영성과 지성의 대표자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사람이 만나 뇌, 의식, 명상, 자유의지 등을 내용으로 나눈 활발한 질문과 대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들이 다루는 질문은 매우 다양하다. 자유의지라는 것이 정말 존재할까? 아니면 우리 뇌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일까? 의식은 다른 물리적 연결고리가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가? 등을 비롯해 우리 일상과 가까운 실제적인 내용도 많다.

 

예컨대, 볼프 싱어는 명상은 매우 활성화된 주의집중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명상은 우선 자기 자신의 주의력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주어진 대상에 대해 주의력의 개입과 분리를 마음대로 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명상이 뇌의 특정 상태와 연관이 있고 그것이 뇌의 작용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오늘날처럼 고도로 상호 연결된 사회체계에서 개인의 변화와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규칙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다.

 

마티유 역시 명상은 매우 엄격하고 꾸준하며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신과학의 분야임을 강조하며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명상은 지혜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지혜란 정신의 작용과 현실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리킨다. 또 그는 뇌과학이 증명하고 불교에서 옹호하는 인간의 변화 잠재력에 대해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두 사람의 관점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지만 공통된 신념이 앞선다. 바로 우리가 정신의 작용을 잘 이해할수록 스스로 더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변화를 이루고,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특히 불교는 종교가 아니고 경험적인 방식으로 정신을 연구하는 일종의 정신과학이라고 믿는 독자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팁도 알려준다. 명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이나 잠들기 직전이고, 잠들기 전에 우리의 정신에 정확히 질문을 던진다면,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첫 번째 드는 생각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어떤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할 때, “하루 더 두고 보자.”라고 말하는 것도 다 근거가 있는 셈이다.

 

다루는 주제가 주제인 만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목도 많다. 가령 전생을 기억하는 샨티 데비의 일화(394-397)가 그렇다. UFO같은 신기한 사건에 매료되어 일생을 허비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정신의 개방성을 이루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관심을 가져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쉽지 않은 주제지만 대화 형식이라 가독성이 좋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대화가 반복되다보니 237쪽 마지막 줄의 선생스님의 오타를 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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