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가볼만 한 터키 & 불가리아
강가희.박민아 지음 / 아홉번째서재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애초부터 소파에 기대어 리모컨을 누르거나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자판을 두드리기 위해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자동차에 앉아 고작 발목을 몇 도쯤 내려 가속기를 밟으며 언덕길을 오르기 위해 그 많은 근육을 갖고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방송국에 틀어박혀 밤낮없이 자판을 두드리며 대본을 써대던 30대 방송작가 강가희(카이)와 박민아(미나)가 작정하고 자유와 열정을 찾아 떠났다. 꼭 한번 가볼만 한 터키&불가리아는 이들이 낯선 길에서 발견한 풍경과 함께 밟은 우정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나는 혼자서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둘이서 함께 하는 여행을 별로 해 본적이 없다. 더구나 여자 둘이서 하는 여행이라니. 처음 책을 들고는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몇 쪽을 채 넘기기도 전에 두 여자가 낯선 길에서 마주친 깨알 같은 에피소드와 소소한 일상 속으로 함께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여행은 여행이다. 트러블이 없으면 트래블이 아니다.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다행히 한 사람은 초행길을 잘 찾고, 다른 한 사람은 한번 갔던 길을 잘 기억하는 등 둘은 환상의 복식조였다. 낯선 공기가 주는 미묘한 분위기, 미세한 떨림, 심장의 간지러움을 온 몸으로 느끼며 여행하는 내내 서로를 더 깊게 알아간다. 이들이 떠난 곳은 아시아와 유럽의 중간지점인 터키와 불가리아지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낯선 나를 만나기 위한 여행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일상에서 도망치기 위해 떠나온 여행이 결국엔 일상에서 도망치지 않으려고 떠나온 것임을 알았다고 말이다.

 

여자 둘이서 장기 여행하기 위한 6가지 팁을 비롯해 실속 있고 유용한 여행정보가 가득하다. 불가리스 요구르트를 떠먹으며 읽다보면 제목처럼 터키와 불가리아를 꼭 한번 가보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댈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곧 여름휴가철이다. 떠나기 좋은 계절이 돌아온다. ‘어디가아니라 어디든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보들레르처럼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