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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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운명의 북소리를 듣는다

 

위대한 캐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문학동네, 2013

 

캐츠비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캐츠비는 사랑과 에로스에 관한 이야기다. 에로스는 가장 젊은 신인 동시에 가장 나이 많은 신이다. 캐츠비의 에로스는 결국 비극의 그림자를 택한다. 한순간 캐츠비에게 가까이 있던 그 모든것이 단숨에 멀어졌다.

 

"데이지의 하얀 얼굴이 가까이 다가온다. 그의 심장은 더욱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중략) 그의 입술이 가 닿자 그녀는 그를 향하여 꽃처럼 피어났고, 상상의 육화肉化가 완성되었다. ”

 

그렇다. 사랑은 원래 광기다. 우리가 사랑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사랑이 우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살면서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운명앞에 놓인 그림자를 사랑할 뿐이다. 그렇게 한때를 서로의 곁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다. 캐츠비가 그런 경우다.

 

 

캐츠비는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캐츠비는 인생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인생은 파티와 같은 법, 끝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평생에 한번쯤은 운명의 북소리를 듣는다. 그게 쫓는 자이든 쫓기는 자이든. 또는 바쁜 자와 지쳐버린 자 일지라도. 개츠비는 바로 그 운명의 북소리에 대한 이야기이자 한 인간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다.

 

"캐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서 멀어지기만 하는 황홀한 미래를. 이제 그것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뭐가 문제이겠는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우리는 물결을 거스리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활이며 자신들이 쏜 화살이고 동시에 과녁이다. 영화는 묻는다. 그대 운명의 북소리를 들었는지, 또 자신이 쏘아놓은 화살은 지금 어디쯤 날고 있는지.

 

서울에 첫 눈이 내렸던 지난 11월 셋째 월요일 저녁, 정독도서관 가는 길에 꽃집에 걸린 간판을 보았다. “지금 꽃을 사지 않으면 대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도서관에 도착해서 캐츠비를 다시 읽었다. “지금 캐츠비를 읽지 않으면 대체 무엇을 읽는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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