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밥상 - 건강.젊음.활력을 되찾는
방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건강하고 싶다면 당장 밥상부터 바꿔라

 

남자의 밥상

방기호 지, 위즈덤하우스, 2013

 

건강하려면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어라우리가 밥상머리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그런데 이는 틀린 말이고, 오히려 잘 가려서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채식을 바탕으로 식이의사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생각한 방기호 방의원 원장이 쓴 남자의 밥상이다. 저자는 트리플 효소 치료법이라는 획기적인 탈모 치료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수많은 탈모증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한바 있는 융합의학자이다. 책에는 같은 나이인데도 누군가는 에너지가 넘치고 누군가는 암, 고혈압, 당뇨, 심장병, 뇌졸중 같은 죽음의 5중주를 앓고 있는 것은 순전히 먹는 음식 때문이라며, 음식만큼 좋은 치료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식탁에서 과감하게 일체의 고기, 생선, 계란, 우유와 인스턴트 식품, 설탕, 소금, 기름을 끊으라고 주장한다. 대신 현미,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을 매일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인스턴트 식품이 나쁘다는거야 다 알지만 생선이나 계란까지 멀리 하라는 말에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는 이렇게 우리가 그동안 건강이나 음식과 관련하여 알고 있던 여러 상식들을 여지없이 깨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지난 30년간 병원은 열 배 이상 늘어났지만 암, 심장병,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환자는 오히려 세 배 이상, 발기부전 환자는 네 배 이상 늘어났고,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사망률은 전 세계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직접 관련이 있다. 지금처럼 먹는다면 40대 남성의 생식력은 70대보다 못할 것이며 지금 살아계신 부모님보다 더 일찍 죽는 최초의 세대가 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몸짱이면 당연히 스태미나도 강할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착각이라는 것이다. 몸짱과 발기력과는 관계가 없고, 오히려 몸짱일수록 발기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몸에 좋지 않은 과단백 식품과 단백질 보충제로 근육을 키울 경우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활성산소는 혈관 내피 세포를 공격하여 발기에 필요한 산화질소의 생산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력을 위해서는 혈관 확장을 돕고 남성호르몬을 증가시키는 마늘, 양파, 부추, 달래 같은 알리신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중 하나인 비만의 주범 역시 고기, 생선, 계란, 우유와 같은 동물성 음식이나 빵, 파스타, 쌀밥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다. 이런 음식들은 우리 몸에서 마약과 같은 인슐린을 증가시킨다. 인슐린이 한 번 증가하면 혈당을 내리기 위하여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게 되고, 인슐린 능력이 떨어지면 혈당은 인체 곳곳을 쑤시고 다니다 갈 곳 없는 혈당은 복부에 비계로 저장된다. 이 비계는 변태와도 같아서 망사스타킹 안으로 들어가기를 좋아한다. 이 비계가 복부의 망사 스타킹 안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가 바로 내장지방이다.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TV CF에 나오는 노래가 있는데, 간은 우리 몸에서 참 많은 일을 하는 기관이다. 간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포도당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방출한다. 또 간은 인체에서 건축 일도 한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은 헬스클럽에서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간에서 만든다. 거기다 경찰 업무도 도맡아 하는데, 간은 인체에 들어오는 모든 독소를 혼자서 제거한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간은 하루 2,160리터의 혈액을 배수하는 인체 최대의 장기이다. 워낙 덩치가 커서 웬만큼 나쁜 부분이 생겨도 나머지 부분이 대신 기능을 떠맡아 주기 때문에 간은 완전하게 파괴될 때까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간은 70퍼센트가 손상될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세상에는 세 가지 약이 없습니다, 하나는 보약, 두 번째는 감기약, 세 번째는 간장약입니다. 간에 증상이 나타나면 손을 쓸 수가 없어요. 마치 타이타닉 호처럼 물이 새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본인이 스스로 간을 돌보는 수밖에 없어요.”(169) 그러니 간 때문이 아니라 간 덕분에 지금 우리가 살아있는 셈이다. 간 회복을 위해서는 술과 담배를 끊어야 함은 물론 과식을 피하고 특히 동물성 음식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을 하라거나 계란과 유유가 절대로 완벽식품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다른 데서도 들었지만 노화방지를 위해서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익숙하게 자리잡은 빵과 커피까지 멀리해야 한단다. 그럼 빵 대신 떡을 먹고 커피는 차로 바꾸어야 하나? 당혹감이 들 수 밖에 없다.(지인이 얼마전에 카페를 창업했는데 발을 끊어야 하나?) 저자는 생활 속의 멋과 여유인 커피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나같은 독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안전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인스턴트 말고 원두커피를 마실 것, 로부스터보다 아라비카산 커피가 좋다, 식후에 마시는 커피는 구취를 악화시킨다, 술과 커피를 함께 마시지 마라,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커피를 마시지 마라.(129-132) 저자는 자신의 전공답게 탈모에 대해서도 비껴가지 않는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와 같은 동물성 식품은 탈모 유전자에 착 달라붙는다. 그 결과 모낭 효소를 증가시켜 탈모 스위치를 켠다. 육식은 남녀 모두에게 탈모증을 유발한다. 그 다음으로 탈모 스위치를 켜는 나쁜 놈이 바로 과식이다. 과식을 하면 혈당이 높아지고 혈당은 인슐린을 증가시킨다. 인슐린은 모낭효소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모낭의 저격수인 DHT가 증가하여 탈모로 이어진다. 탈모 유전자의 스위치를 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채식과 소식이다. 여기다 어성초, 자소엽, 녹차엽까지 사용한다면 최고의 탈모 치료제가 된다. ‘먹을수록 독이 되는 단백질’ ‘비타민C 알약에는 비타민C가 없다’ ‘완전히 나쁜 식품 계란과 우유’ ‘문제는 빵이다’ ‘10년 노화를 부르는 커피’ ‘한식은 건강식이 아니다’ ‘비아그라를 이기는 항문 조이기 운동등 목차만 살펴봐도 궁금증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먹지 말고 빵이나 파스타도 먹지 말라면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라는 말인가? 저자는 그것 말고도 먹을 게 많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과일, 채소, 현미와 각종 씨앗류, 견과류, 작은 생선들, 녹조류와 해조류 등이 그것이다.

 

음식과 인체의 명확한 관계를 알려 주는 이 책은 풍요로운 식단에 길들여진 독자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는 일일 수도 있다. 저자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40대 남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라고 주문한다. 단언컨대 책 내용대로 실천하면 30대로 보이는 40대가 될 것이고, 그렇지않으면 50대로 보이는 40대가 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음식이 곧 약이 되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근본 해결책은 오직 밥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남자의 밥상은 언뜻 표지만 읽으면 중년남자만을 위한 책으로 보이지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내용이다. 오히려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이나 다이어트에 목숨거는 여성들이 알아야 할 정보들이 가득하다. (사족) 만약 이 책을 읽고도 육식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면 육류를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의 치명적인 문제를 고발한 논픽션인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조너선 사프란 포어)를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장담컨대 전처럼 식탁위에 고기를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침 설날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 새해 건강계획 실천이 작심삼일에 그치고 말았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갑오년 말띠 해를 건강 원년으로 삼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책에 소개된 모든 내용을 실천한다면 건강 젊음 활력을 되찾는 남자의 밥상이라는 제목처럼 셋 모두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중 1/3만 실천해도 셋 중 하나는 되찾을테니 밑지는 장사는 안 될 듯하다. 그러니 지금 당장 밥상혁명부터 시작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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