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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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제하 우리 국민의 일단면을 냉한 시선으로 처리했다.
순자라는 하층민이 여러 사연을 겪으며 일본으로 건너가 살아내는 이야기.
한수라는 인물이 몰고오는 갈등 상황들이 어떻게 펼쳐질까.
나쁜 놈인데 작가는 이조차 담담하게 묘사한다.
제우스처럼 그 사회에서 그는 전지전능하고 여자를 좋아한다. 2권에서는 극악한 상황이 더 많아질듯?
재독할것 같지는 않아 도서관에서 대여했는데 아직 2권이 내게 오려면 요원하다. 궁금하다.


많이 사랑받았던 순자는 그 힘으로 살아내겠지.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는 아들에게 다정하게 대할 수 있었다. 부모는 자식을 칭찬해서는 안 된다. 아이를 그렇게 키웠다가는 아이를 망치고 만다는 사실을 순자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순자의아버지는 항상 순자에게 뭔가를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심지어는 순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도 습관적으로 순자의 정수리를만지거나 등을 두드려주었다. 다른 부모가 그랬다면 딸을 망치는짓이라고 동네 사람들의 질책을 받았겠지만 순자의 불구 아버지를질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순자의 아버지는 정상적인 팔다리를 갖고 태어난 순자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사람이었으니까. 순자의아버지는 순자가 걷고, 말하고, 간단한 암산을 하는 것만 봐도 즐거워했다. p275

순자는 아이들을 주신 하나님께 온 마음을 다 바쳐 감사했다. 힘들고 외로울 때면 한 번도 그녀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없었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아이들이란 그 자체가 기쁨임을 가르쳐주셨다. 그런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순자에게도 자식들은 그녀의기쁨이 되었다.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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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2 - 명화에 담긴 과학과 예술의 화학작용 미술관에 간 지식인
전창림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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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없어지니 좋은건 같은걸 보고 읽어도 늘 새롭다는거.
미술 관련 책을 계속 보다보면 거의 거기서 거기지만 늘 경이롭고 새롭다.
이 시리즈 참 잘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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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 역사
마크 갈레오티 지음, 이상원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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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생을 파다보니, 푸친의 뇌회로가 궁금하다보니 러시아 역사를 문득 공부하고 싶어졌다.
일단은 가볍게 시작.
굵직하게 시대를 나누어 간략하게 사진,지도와 함께 설명해주니 괜찮았다.


러시아는 자연적 경계도, 단일한 민족도, 중심이 되는 분명한 정체성도 없는 크기만 어마어마한 나라이다. 
유럽은 러시아를 아시아로, 반면 아시아는 러시아를 유럽으로 보았다. 러시아 역사는 ‘없음‘으로 특징지어진다. 바이킹과 몽골, 십자군 독일기사단과 폴란드인들, 나폴레옹의 프랑스, 히틀러의 독일 등 외침이 끊이지 않았다. 물리적인 공격이 없을 때에도 외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문화 자본에서 기술 혁신까지 모든 것을 국경 밖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분명한 영토 경계가 없는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끊임없는 확장이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민족, 문화, 종교 정체성이 덧붙여졌다.

러시아는 미래가 분명한 나라다.
다만 과거는 예측불가능하다.
- 소련 속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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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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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본 소설집에도 포함된 대상작 우럭한점 우주의 맛을 읽었었다. 퀴어소설이라 기억에 남았지만 내 마음의 대상은 아니었고 내 작가는 아니었다.
이번에 부커상 후보로 올랐다기에 호기심에 읽었는데 역시나 내 작가는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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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 김대식의 로마 제국 특강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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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저자가 완벽한 통섭의 지식인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카이스트의 뇌과학자가 로마의 역사를? 거기에 이런 깊은 통찰까지?

팟캐스트에서 저자의 강연을 먼저 듣고 책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제목이 내용을 다 포괄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단점 외에는 맛깔나고 정말 재미있었다.

1부,2부에서는 로마의 기원부터 멸망까지 그 역사를 아우르고 3부,4부에서는 로마의 역사가 현재에 어떻게 맥을 잇고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화두를 남기고 있다.

로마에서는 왕이라는 단어만큼 왕을 상징하는 왕관 또한 굉장히 혐오스러운 상징 중의 하나였기에 콘술의 경우 왕관이 아닌 월계관을 썼다. 콘술의 옷에는 줄이 하나 더 그려져 있었으며, 군인을 통치해서는 안 되고 호위군사도 9~12명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집정관을 보호하는 호위군사는 칼이나 창이 아니라 막대기를 묶어 위에 도끼를 끼운 파스케스fasces를 들고 다녔다.
라틴어로 묶음을 의미하는 파스케스는 막대기처럼 가는 것도 묶으면 튼튼해진다는 의미, 즉 로마인들 한 명 한 명은 약하지만 이들이 모이면 강력한 군대가 된다는 것의 상징이었다. 파스케스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혼란을 틈타 다시 고대 로마 제국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무솔리니가 세운 파시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또한 로마에서는 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트라이엄프라는 승전 행렬을 벌였는데, 이때 마차를 끄는 노예는 장군의 귓속에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려줬다.
고 한다. 휴브리스hubris, 즉 오만을 항상 경계하기 위함이었다.p117

인간이 가진 자원 중에서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를지닌 자원은 바로 과거다. 우리는 결코 과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거에 집착하는 나라들은 모두 ‘운명의 바퀴‘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래는 무한이다. 미래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통해집중하면 엄청난 투자가 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도 미래에 더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때문이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효율성과 팽창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p279

현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경쟁은 더 이상 좌파와 우파,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경쟁의 구도가 바뀌었다. 현재 빌어지고 있는 갈등의 가장 큰 핵심은 애니웨어 피플 anywhere people과 섬웨어 피플 some-where people 의 싸움이다.p331


역사를 모르면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물론역사를 알아도 반복되는 역사를 모두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역사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로마 제국은 사라졌고, 황제도 세나투스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마 제국은 우리에게 두 가지 숙제를 남겨줬다. 모든 민족과 국가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영원한 제국은가능할까? 그리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로마 제국도 사라졌다면, 역시 변함없이 발전하고 영원할 것만 같은 우리들의 세상역시 언젠가 사라지지 않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기술과 부를 누리기에 영원한‘이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는, 휴브리스로 가득한 21세기의 우리가 로마를 이해해야 하는이유다.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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