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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세상 사랑들의 시선으로부터 인줄 알았다.
요즘 핫한, 독서 토론 주제 도서인, 도서관 대여줄도 긴 이 책을 아무 정보도 없이 읽다보니 ㅋ
심시선이라는 중심있는 세상의 시선을 신경쓰지않는 무한 매력 뿜뿜 풍기던 이제는 고인이 된 그녀에서 뻗어나온 그 줄기들을 의미하는 거였다. 복잡한 결혼, 많은 자녀들로 인해 이 책 첫장은 그녀의 가계도가 떡하니 자리잡고있다.
누군가 친절하게도 ?ㅋㅋ 간략한 정보도 적어놨다.
그녀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그들이 그녀가 한 시절을 보냈던 하와이에서 축제같은 제사를 준비하는 여정을 보내면서 각자 의미를 찾아간다는 줄거리.
재미있고 울림을 주는 장도 있었고 억지춘향격인 부분도 있었다. 각 장 첫머리에 화가였던 그녀가 작가로 전향하여 쓴 책의 일부가 인용되었는데 이 부분이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언니는 따옴표 같지.늘 진지하니까.나는 좀 정신없어서 쉼표같고.의외로 해림이가 단단해서 마침표고. 너는 말줄임표다. 말줄임표‘
손녀 중 하나인 지수가 언니 화수, 사촌 우윤, 해림을 두고 평한말인데 이런 묘사는 좋았다.
늘 철쭉이 흔하고 시시한 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봄이 와도 철쭉을 대단히 반기는 이는 없지 않나요? 그런데 어느 날 밤 산책을나갔다가 송이째 떨어져 있는 흰 철쭉을 보았고, 지나가던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그 꽃을 비추는 순간 그것이 살면서 본 가장 아름다운 흰색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빛날 준비가 되어 있어서 거의스스로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흰색요. 그것을 칠십대에야 깨달았으니, 늦어도 엄청 늦은 거지요.여전히 깨닫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날은바람 한 줄기만 불어도 태어나길 잘했다 싶고, 어떤 날은 묵은 피로움 때문에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싶습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그런 고민을 하겠지요. -280p
즐거워했다는 게 아니다. 즐거워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드물다. 질리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어떤 일에 뛰어난 것 같은데 얼마 동안해보니 질린다면, 그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당장 뛰어난 것같지는 않지만 하고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도해볼 만하다.
『어쩌다보니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200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