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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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제인에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았다.

조실부모하고 외삼촌 댁에 맡겨서 온갖 구박을 다받는 제인에어, 영국의 캔디인가?

아니다. 캔디는 보는 사람 열받게 착하고 주변엔 꽃미남 천지였다. 반면 제인은 좀 성깔도있고

˝억울해! 정말 억울해!˝하고 괴로운 나머지 순간적이긴하지만 올된 힘에 밀려 내 이성은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같은 투로 자극을 받은 결단력도 견딜 수 없는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엉뚱한 비상수단이라도 쓰라고 부채질하는것이었다. 도망쳐 나가든가, 아니면 식음을 전폐해서 자살을 하든가 하라고.

1권에선 아직 주변엔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 주인인 못생기고 나이많은 로체스터밖에 없다. 사람을 만나본 경험도 겪은 일들도 단순하여 로체스터의 말빨에 넘어가 사랑에 빠지고 로체스터는 그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시 여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들이 고구마 먹은거같지만 섬세한 심경과 당시 시대상 묘사가 심심치않다.

복수 비슷한 감정을 내가 맛보기는 그것이 처음이었다.
복수는 향기 좋은 포도주와 같아서 마실 때는 따뜻하고 독특한 맛이 돌았다. 그러나 뒷맛은 쇠붙이 맛이 나고 입 안이 얼얼해서 흡사 독이라도 마신 것 같았다. 나는 당장 리드 부인에게로 달려가서 용서를 구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 P64

 그이의 구박이나 거기 따른 분한 생각은 잊어버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원한을 품거나 원통한 생각을 꼬박꼬박 외워두기에는 인생이란 너무짤은 것 같아. 우리는 누구나, 너 나 할 것 없이 이 세상에서 결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또 그래야 돼. 그렇지만 우리들의 흙이 되기 마련인 육체를 벗어던짐으로써, 결점도벗어 버리고 이 귀찮은 육체와 함께 타락도 죄도 모두 사라겨버리고 영혼의 불꽃만이, 생명과 사상의 눈에는 보이지않는 본질만이 창조자의 손을 떠나 인간에게 불어넣어졌을당시의 순수한 형태로 남아 있게 될 그날이 올 거야.  - P101

솔로몬이 그럴듯하게 표현한 말이 있다. ‘채소를 먹고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찐 소를 잡아먹고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낫다.*나는 이제 곤궁하기 짝이 없는 로우드의 생활을 게이츠헤드의 사치스러운 생활과 맞바꾸고 싶지가 않게 되었다.
- P132

주인의 피보호자를 가르쳐줌으로써 봉급을 받고 또 의무를 다했을 때 당연히 받을 권리가 있는 정중하고 호의어린 대우에 감사를 하기만 하면 그뿐이다. 그 이상 너와손필드 저택의 주인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주인이 너와의 사이에 진지하게 인정하고 있는 인연은 그것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돼. 따라서 그를 너의 사모나 기쁨이나 괴로움 등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는 너와 같은 계층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다. 너의 분수와지체를 지켜라. 너 자신을 아껴서 온통 마음과 영혼과 기력을 바치는 사랑을 함부로 주지 마라. 그런 사랑의 선물을 원하지도 않거니와 업신여기는 사람에게.‘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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