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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를 쓰다 ㅣ 슈테판 츠바이크 평전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원당희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카라마조프 읽으며 일독, 한달만에 ‘죄와벌‘ 읽으며 재독.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흥미진진한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작품세계. 츠바이크가 더 어렵게한다;;;
그의 작품에 이르는 길은 정열의 연옥,
패륜의 지옥을 거쳐 현세에서 맛보는 온갖 고통의계단을 지나간다. 현세적 고통이란 인간의 고통, 인류의 고통, 예술가의 고통, 그리고 종국적으로 가장잔혹한 신에 대한 고뇌이다.p15
도스토옙스키의 운명은 구약성서처럼 영웅적이며 근래의 시민적인 어떤 것이전혀 아니다. 그는 야곱처럼 천사와 영원히 씨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원히 신에게 반항하며, 수난자욥처럼 영원히 굴종해야 했다. 안정을 누릴 틈이 전혀 없었고, 태만할 수도 없었다. 그를 사랑하기에 형벌을 주는 신을 늘 감지할 수밖에 없었다.p22
그의 경우 인생의 시작부터 이미 상징이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빈민구제소에서 태어났다.
첫 순간부터 벌써 그의 존재의 자리가 변두리 어딘가에, 인생의 바닥 근처 멸시 받는 자들 사이에, 그렇지만 인간의 운명 한가운데 고통과 죽음이 이웃하는 어딘가에 지정되어 있었다.p26
마치 나병환자 나사로가 창백한 얼굴로 관에서 벌떡 일어서, 도스토옙스키는 언제나 삶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매일 죽음과도 같은 경련과 간질 발작에 시달리며 입에 거품을 물다가도, 그는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모든 시련은 그의 열린 영혼 속에서 고난에 대한 새로운 사랑을 잉태했다. 자신을 채찍질하던 고행자처럼 그는 새로운 면류관을 끊임없이 애타게 갈망했다. p55
도스토옙스키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고통을 감수하는 위대한 자들이다. 모두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있고, 열기와 경련 속에서 생을 영위한다. 이에 경악한 어느 프랑스의 위인은 도스토옙스키의 세계를 정신병원이라고 부른 바 있다.p101
내게 현실보다 더 환상적인 것이 무엇이겠는가?p122
푸시킨은 우리에게 러시아의 귀족주의만을 보여주었다(그의 문학적 매체가 중개에 있어 짜릿한 자극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우리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한다). 톨스토이는 계속해서 분열되고 쇠퇴한복고풍의 세계와 그 본질인 소박하고 가부장적인 농부들을 보여준다. 도스토옙스키에 와서야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을 포고함으로써 우리의 영혼에 불을 붙이고, 새로운 국가 러시아의 혼을 타오르게 한다.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