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로벨리의 전작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던가! 솔직히 그 때도 100퍼센트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전율도 흐르면서 이해되는 부분은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의 신작이기도 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투버 1분 과학님이 추천까지 해주셨으니 안 읽고 배길 수가 있나!
하지만 역시나 양자역학은 나에게 너무 어려운 주제인가보다. 전작이 30프로 이해 안되고 70은 이해되어 재밌게 읽었다면, 이 책은 이해한 부분이 30프로 쯤이고 대부분은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다 하고 넘어갈 정도였다. 조곤조곤 옆에서 설명해 주는 말투의 책인데도 이 정도밖에 이해가 안 되니 심각하다 심각해. 책장은 안 넘어가는데 예약이 걸려서 연장도 못하고, 꼼짝없이 내일은 반납을 해야겠으니, 애석한 마음에 후기를 쓴다.
하나 건진 것이 있다면 <특성없는 남자>를 다시 만난 것? 죽기 전에 읽어야할 책에서 만나 찜했었고, 학교 도서관에도 신청했다가 1권 조금 읽다 말았는데 다시 새롭게 보였다. 아마 8,9월 토론 도서로도 선정할 거 같다. 아자아자 파이팅!!
마흐는 체계적인 철학자가 아니었고, 그의 작업은 때때로 명확함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저는 마흐가 동시대문화에 끼친 영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세기 물리학의 두 가지 위대한 혁명인 상대성 이론과양자론은 마흐의 영향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마흐는 지각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탄생하는 데에도 직접적인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혁명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철학적 논쟁의 중심에 있기도 했습니다. 마흐는 비엔나 서클(정식 명칭은 ‘에른스트 마흐 협회‘입니다)의 창립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그러한 철학적 토양에서 탄생한 논리인 실증주의는 현대 과학철학의 큰 뿌리가 되었습니다. 그 ‘반형이상학적‘ 논법은 마흐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죠. 마흐의 영향은 오늘날 분석 철학의 또 다른 뿌리인 미국의 프래그머티즘Pragmaisen(실용주의)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마흐는 문학에도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인 로베르트 무질 Robert Musil 은 에른스트 마흐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썼습니다. - P146
그리고 첫 소설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Die Verwirrungen des Zoeglings Toerles》의 주인공은, 무질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였던 ‘세계의 과학적 읽기‘의 의미에 대해서 격론을 벌입니다. 대표작 《특성 없는 남자Der Mann oline Eigenschaften》에도 동일한 문제의식이 침투해 있고요. 소설의 첫 쪽부터 맑은 날에대한 과학적이면서도 일상적인 교묘한 이중 묘사로 시작됩니다. - P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