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5월의 밤은 언제나 좋았던 것 같다. 특히나 연등이 여려겹 달려 있던 교정을 사랑했다. 적당히 걷기 좋은 날씨에 누구와 대화를 나눠도 좋을 수밖에 없었던 그 분위기. 분위기에 홀린다고 해야하나. 아마도 몇 년에 걸쳐 여러 명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누구 하나 선명히 기억에 남진 않는다. 그저 좋았던 그 분위기만 짙게 남아 있다.생애 처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 절 비슷한 곳에 와서 연등을 바라보니 그 때 생각이 절로 났다. 비빔밥과 과일, 떡도 얻어 먹었다. 연등 켜진 모습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다.
중학교 1학년 때 만난 유럽은 다른 세상이었다. 모든게 신기했다. 새로운 세상, 조금 오버하자면 동화 속의 세상인 거 같았다. 집도 하늘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한 달여간의 여행을 마친 후 가족끼리 하는 말 중 ‘오늘 날씨 유럽같다.‘가 있었다. 뭔가 모르게 쾌청한 느낌. 그걸 유럽 날씨 같다고 표현했다. 오늘 출근을 위해 걷다가 비로소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유럽같은 날씨. 방금 내가 느낀 그것. 그건 바로 미세먼지가 전혀 없는 날이다.출근 전 알 수 없는 나무 아래 한참 앉아 있다 왔다. 꽃잎 흩날리는 것을 바라보며~~ 사과나무 꽃과 모양은 비슷한 거 같긴 한데 아닌 것도 같아서 궁금했다.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길이 벚꽃이 아니라 사과나무라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것 같다. (둘 다가 맞는 거 같다.)아언니가 왜 사과나무 농사를 짓고 싶은지 이해가 되는 장면이다.
이런 페이지를 만나게 되다니!!(아, 근데 생협이 문을 닫은 건 너무 쇼킹한 일이었다!)저녁 먹고 좀 덜 놀고 책 좀 많이 읽을 걸 후회되는 순간이다. 8시부터 방에 들어왔으면 두 시간은 책 읽다 잘 수 있었는데, 거의 9시나 다 되어 기어들어옴. (참고로 마루 겸 부엌은 내 놀이터. 책+취침은 방)벌써 졸리지만 눈 비비벼 책 읽는 중. 세상엔 잼난 책이 너무 많아서 신이 난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왜 방에 빨리 안 들어오는 건데??)
후원을 하지 못하는 나는 다른 후원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책을 사러 알라딘에 들어갔지~근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 1위였던 것임. ˝그들의 악마˝란 표현이 눈에 띄었다. 진짜 왜들 그리 미워하는지.. 난 이번 대선에서 뽑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기쁠 뿐이다! 그리고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이라도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이 이렇게 나락으로 가도 어쩔 수 없다 받아드리려 노력을 하겠지만, 이젠 적어도 좋아질 거란 희망이 생길 수 있어서 그게 행복하다.그나저나 박시백님은 진짜 그림을 왤케 잘 그리시냐?;;;;
이거 너무 재밌을 줄 알고 기대 많이 했는데, 반려인이 아니라 그런가 막~ 그렇게 재밌진 않았고, 이래서 현대에는 다 중성화 수술을 시키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끼를 자꾸 낳아서 참 읽는 나도 힘들지경~ 게다가 그렇게 조심을 시켜도 끈질긴 생명력이란.. 닥스훈트 기르는 진이 생각나 이 부분을 읽어줬더니 너무 맞다고 공감함. 근데 닥스훈트는 여기만 나옴.
익살맞지만 용감한 닥스훈트도 여전히 잘나가는 견종이다. 짧고 굽은 다리로 굳건히 버티고 서서 길쭉한꼬리를 흔들어 대는 닥스훈트는 제멋대로에다 교활하고 음흉한 소형견으로 똑똑하지만 완고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모든 규칙에 유쾌한 경멸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