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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독서력 - 악착같이 읽어야 살아남는다!
방누수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가끔 무작정 책 욕심이 날 때가 있다. 인터넷을 둘러보며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은 나도 읽어야 하며 재미있다고 입소문 난 책은 내 취향이든 아니든 구입하고야 마는 시기다. 요즈음이 그렇다. 몇 년 동안 멀리했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더니 다독하고 싶은 욕심에 책을 마구 구입했다. 사다 놓으면 읽겠지 하면서 한권 두 권 쌓아놓고 읽지 않은 책이 수 십 권에 다다른다. 점점 늘어나는 책들이 방을 장악하고 나서야 위기감이 머리를 든다. 나 잘하고 있는 건가?
책읽기는 물론 즐겁다. 하지만 읽지도 않을 책을 쌓아놓는 것엔 죄책감이 든다. 게다가 구입해 놓은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요즘 유행하는 자기계발서는 보이지 않고 죄다 소설뿐이다. 이럴 수가 나 또 뒤처지는 거 아냐 하고 걱정하던 차에 읽은 책이 이 <생존 독서력>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독서를 함으로써 살아남자는 내용이다. 특히 타깃을 30대 직장인으로 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 20대지만 곧 다가올 30대를 준비해야 했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거기다 실전에 강한 독서기술을 알려준다니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사회에 나와 어느 정도 직장에 적응을 했지만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고 직장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30대 직장인들의 고민을 풀어주기 위한 책이다. 읽으면서 직장인들의 고민이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 고민들이라 더 공감이 갔다. 나이가 들면서 대인관계는 더 힘들어지고 직장에선 깐깐한 직장상사에 은근히 경쟁의식을 갖고 있는 동료직원까지. 직장은 서로 밟고 일어서기 위한 전장이고 일개 졸병에서 어떻게 공을 세워 장수로 출세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또 정년은 짧고 수명은 길어지면서 미래준비까지 같이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해결 할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의 작가는 해결책으로 독서를 권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변화에서의 위기관리, 미래의 준비까지 영리한 독서로 살아남으라고 말한다. 사실 처음 읽기 전에는 회의적이었다. 사회에 나와 하는 모든 일들이 실전인데 몸으로 부딪혀야 깨달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책에 나와 있는 21가지 질문을 읽고 나니 세상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다. 또 작가가 19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겪은 일들과 그에 따른 책들을 인용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싫은 사람이 있으면 졸업하면 그만이었다. 친구들과 싸우기도 많이 했고 얼굴 안 보고 살면 되지 생각할 때도 많았지만 나이가 드니 그게 아니었다. 싫어도 얼굴 보며 웃어야 할 일도 많고 알고 보니 좁은 사회에서 적을 만들면 나만 손해라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럴 때에 작가는 상대방을 미워하기 전에 혹시 내가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주었나 하고 생각해 보라 말한다. 작가가 예로 들은 책 <행복 공장>에는 우리가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개 욕망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내면의 엔진의 연료는 사랑 아니면 두려움이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대개는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말한다. 쌍방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변하고 상황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내가 그 사람을 인간적으로 싫어했다기보다 어떤 상황에 이르러서야 멀리했던 것을 지금에야 깨달았다. 그게 두려움 때문이었나 보다. 그 사람이 나보다 뛰어날 거라는 두려움, 내 자신이 초라해지는 두려움들 말이다.
성공한 지식인들이나 CEO들이 추천하는 것은 책 읽기다. 자신들의 성공의 근간은 책이며 책에 모든 길이 있다고까지 한다. 얼마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전에는 힘들 때 어떻게 여유를 갖고 책을 읽나 하며 책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많이 아는 것과 준비되어 있는 것, 모두 책과 관련이 있다. 지식은 알려고 할수록 탐이 난다. 그래서 내가 읽는 책들이 모두 소설이라 해도 이제 두렵지 않다.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소설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장 읽고 싶은 것이 소설이니까 다른 책으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가로막아서는 안 되겠다.
++) 하지만 <생존 독서력>을 읽자마자 이 책에 언급된 책들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반복되는 상황에 웃음이 난다. 책의 소장 욕심을 책을 읽고자 하는 욕심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