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프문 베이 연쇄살인 ㅣ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네 명의 그녀들이 돌아왔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한 명 바뀌었다. <쓰리 데이즈>에서 살해당한 검사 질 번하트 대신 변호사인 유키 카스텔라노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아직 큰 특징이 없어 이 책에서는 그녀만의 매력을 뿜어내지 못한 것 같다.
<우먼스 머더 클럽>의 네 번째 이야기 <해프문 베이 연쇄살인>은 말 그대로 해프문 베이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이야기지만 린지가 그 곳으로 가기까지의 또 하나의 사건과 교차진행 된다. 두 사건 모두 흥미로운 사건이라 앉은 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읽고 나서의 만족감은 <쓰리 데이즈>보다 더 컸다.
어느 날 새벽, 린지는 10대 소년 살인사건 현장에 들어서게 된다. 욕조에서 감전된 끔찍한 시체와 ‘아무도 신경 안 써’ 라고 남겨진 글씨는 벌써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사건이다. 현장 주변에서 검은색 메르세데스를 목격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린지는 일이 모두 끝난 금요일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다 검은색 메르세데스가 나타났다는 재코비의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메르세데스를 멈추게 한 그들은 운전자를 보고 경악한다. 십대 초중반의 아이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심한 사이 아이들이 쏜 총에 맞은 린지와 재코비는 쓰러지고 결국 린지가 맞대응한 총에 여자아이는 죽고 남자아이는 평생 휠체어 신세가 된다. 그 사건으로 아이들의 부모가 린지를 고소하면서 린지는 법정까지 나가게 되는데.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풀러 여동생의 집이 있는 해프문 베이에 간 린지는 그 곳에서 일어난 부부 연쇄살인 사건을 알게 된다. 그 사건이 10년 전에 자신이 맡았던 미해결 사건과 유사함을 알게 된 린지는 주저 없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데
<해프문 베이 연쇄살인>은 린지가 주인공이다. 주로 린지의 동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그녀의 친구들이 드물게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워낙 흥미롭고 두 사건이 쉴 시간 없이 펼쳐지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등장인물이 나왔다면 흥미가 반감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위험한 일에 열정적으로 뛰어 들어 사건을 해결하는 린지의 모습에 큰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해프문 베이 연쇄살인>은 린지의 경찰 생활에 위기를 가져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부잣집 아이들의 장난과도 같은 살인 행위로 죽음의 위협도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그 부모에게 고소를 당한 것은 린지가 경찰이기 때문이었다. 범인 검거 과정의 절차와 형식을 중요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 중 하나라도 어긋난 것이 있다면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보상비용, 자신의 경찰 생활 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위기에서 린지는 변호사 유키 카스텔라노를 만나고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또 해프문 베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그곳 경찰과 협력하고 불철주야 수사에 앞장선다.
책을 읽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경찰의 힘을 빌린다. 그것이 사회의 정해진 법칙이다. 하지만 경찰도 모르는 잘못된 일들은 어떨까. 사회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을 누구에게 호소한다 해도 믿어 줄 사람이 있을까? 또 그런 그들을 직접 처단 하는 범인들의 행위는 옳다 그르다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
책은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다음 권 또한 기다리게 될 것이다.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와 아직 드러내지 못한 유키의 매력도 다음 권에서 꼭 드러나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