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Robot 유, 로봇 - 한국 SF 단편 10선
이영수(듀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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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엔 사람과 구별하기 힘든 Robot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도로는 온통 무빙워크다. 우주정거장은 다른 별로 떠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달은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휴양 장소가 되었다. 현실에서 가능할까? 아직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예전에 지나갔고 2025 원더 키디는 16년 밖에 안 남았지만 우리에게 우주의 세계는 멀기만 하다. 또 인간 복제와 안드로이드는 윤리성문제로 실현화 될 일이 희박하다. 하지만 그런 세계를 상상하는 것 만이라면 공짜고 자유다.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S.F 소설과 영화를 보고 자라면서 꿈을 키웠는지는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 U, ROBOT에는 총 10개의 단편이 수록 되어 있다. 물론 맛도 영양도 제각각이라 골라보는 재미가 수월찮았다. 단편이라 더 흥미로웠다. 짧은 이야기 속에 모든 세계관을 담아야 하는 것. 그게 단편 소설의 묘미가 아니던가.

 사실 10명의 작가진 중에는 이름을 들어본 작가분도 있었고 이 책에서 처음 뵙게 된 작가분도 있었다. 모든 걸 배제하고 작품만으로 보면 어떤 것은 독특한 상상력과 전개로 몰입해서 보기도 했고 어떤 것은 약간 흔한 소재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이야기로 진행되거나 아니면 너무 난해해서 읽고 나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것도 있었다.

 우선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은 안드로이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인간과의 관계와 윤리적인 문제,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를 인간처럼 대우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것은 여러 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소재였지만 끝에 반전이 전혀 상상치 못한 것이라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매뉴얼>은 휴대폰 매뉴얼과 아이의 상상력이 어우러지는 것이 흥미로웠지만 중간에 두루마리로 발견되었다는 ‘마로하’에 대한 이야기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실제 있는 일이었는지 검색까지 해보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혹시 다른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무기여, 잘 가거라>. 여러 단편이 미래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눈에 띄었던 소설이다. 독특하고 웃겼다. 제목도 얼마나 절묘한지 읽고 나서 아 그런 거였어? 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요즘 외국의 유명한 S.F 작가들의 책들이 재 발간된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S.F팬이라 더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 S.F의 역사가 짧아 많은 작품이 있진 않지만 U, ROBOT을 읽고 희망을 발견한 기분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S.F에 한 획을 그어 주시길, 또 우리나라 S.F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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