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 - 태조.정종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읽고 이성계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성계가 왕이 된 다음 날엔 비가 내렸다. 가뭄 끝에 내린 단비인지라 혁명 세력은 하늘의 축복으러 여겼겠지만, 고려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은 정말 슬퍼했다. 왕이 된 태조 이성계가 눈을 감으니 지난 세월의 주요 장면들이 잘 편집된 필름처럼 펄쳐진다. 10여전 함주 막사를 찾아온 삼봉 정도전 그날 밤의 그의 열변이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놓앗다. 신하들은 천명을 들먹이지만 민심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정몽주 테러로 인기가 뚝 떨어진데다 무엇보다도 475년이나 이어온 왕씨의 고려가 아닌가? 태조는 이러한 민심을 고려해 조심스레 처신했다. 궁궐로 즉각 이사하지 않고 출퇴근을 하는가 하면 조회도 선 채로 받았다. 이 또한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한 조치였다.  

이렇듯 조심스럽고 굼떠 보이기까지 한 태조였지만 권력 인수 과정만은 달랐다. 오랫동안 준비한 이들답게 신속하고도 빈틈이 없었으니 즉위한 그날로 왕조 교체 사실을 알리는 사신을 명예  파견했고, 다음 날엔 공신들에게 맡겼다. 다시 이틀 뒤엔 청을 수락하는 형식을 빌려 왕씨들을 격리시켰다. 뒤이어 새 왕조를 함계 이끌어갈 내각을 구성, 발표했다. 배극렴, 조준, 정도전, 김사형, 남은 이화 이자란 철저한 공신 위주의 친위내각이었다.  

명나라로 떠났던 사신이 3개월여 만에 돌아왔다. 명나라의 공식 반응은 이러했다. 얼마 뒤 다시 명나라에서 전갈이 오기를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하기로 했다. 별다른 조건 없이 그냥 알리라 했으니 알려주기만 했어도 될 일을, 굳이 두 개를 홍무제에게 하나를 찍어달라고 청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정말 조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몰랐는데 이렇게 알게 되어 기쁘고 조선의 이름을 먹칠하지 말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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