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 - 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이야기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5
이채윤 지음 / 스코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는 논술수업을 받고 있던 아들애가 집에 와서 말한다.

엄마,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 알아? . 아니. 그 영화가 어떤 영화냐면 말이야...우리나라 어떤 신부의 이야기인데...슈바이처박사같은 사람이야. 어쩌고 저쩌고..너무 감동적이고 대단하지 않아? 그래? 그런 대단한 분이 우리나라 사람이야? 하면서 맞장구를 쳐주었는데...그날 이후 신문지상을 통해,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이태석신부님의 놀라운 사랑과 선행으로 점철된 삶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을 접하면서 아들애의 천진했던 눈망울을 떠올리게 되었고, 딸아이와 함께 읽어보고자 선뜻 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이채윤님은 우연한 기회에 이태석신부가 쓰신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라는 책을 통해 의사이자 신부인 이태석신부가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와 선교활동을 하고 계신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신부님의 죽음을 알리는 뉴스와 이어지는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면서 그의 숭고한 사랑과 나눔앞에 숙연해졌으며, 감동어린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이런 감동은 저자에게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나?라는 자기성찰로 이어지게 되었고, 신부님의 사랑이 어린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는 위인전 하면, 늘 지나간 역사속 인물들을 떠올리곤 하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중에서 인생의 롤모델로 삼을 만한 훌륭한 위인들이 많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할 것인데도 말이다.

이태석신부님을 이 시대의 훌륭한 위인으로 불러드려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의 삶은 위대하다.

10남매의 9째로 태어난 이태석 신부는 바느질로 생계를 꾸리시는 홀어머니에게서 자라지만, 가톨릭 신앙안에서 누구보다도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자라난다.

어릴 때부터 영특했던 이태석신부는 공부 뿐 만 아니라, 음악에도 남다른 관심과 소질을 보여서 악기를 스스로 연주하기도 하고 작곡까지 하던 아이였다.

사람에 대한 동정심도 깊어서 자기보다 더 못사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았던 아이였다.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이태석신부는 신부가 되고자 하였으나, 형과 누나가 이미 사도의 길을 가고 있어 홀로 고생하신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여 의대에 진학하게 된다. 그러나, 신의 부르심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태석신부는 레지던트 과정을 포기하고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봉사의 삶을 살기로 굳게 다짐하게 된다.

아프리카 수단은 인구 3,300만으로 우리나라보다 인구의 수는 적지만, 세계에서 열번째로 큰 나라이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의 슈바이쳐 박사인 이태석신부는 굶주림과 전쟁의 공포, 문맹에 시달리는 이곳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주신 수크란바바(고맙습니다, 아버지)였다. 이태석신부의 세례명이 존(JOhn, 요한)이고 성이 이여서 그 곳 사람들은 존 리, 라고 부르다가 점차적으로 쫄리 신부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호칭에는 무한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의료시설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고, 오랜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하여 직접 악기를 구입하고, 노래를 지어서 브라스밴드를 조직하여 연주회를 갖기도 하며, 공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 전력을 끌어와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가르치시는 1인 5~6역을 하셨던 이태석신부님은 검은 땅과 그곳의 사람들을 너무도 사랑하셨던 남수단 톤즈마을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다.

2010년 대장암으로 숨을 거둘 때까지도 수단의 우물을 파야 한다는 걱정을 그치지 않았던 쫄리신부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형제,라는 사실을 ,  그리고 예수님의 '저들에게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몸소 실천하신 참된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의 자취를 통해서 깊이 배운다.

결코 과잉되지 않은 문장으로 한 신부님의 아름다운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우리 신부님, 쫄리 신부님>은 아이들은 물론, 각박해지는 이 시대를 부대끼며 살아가는 어른들도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닐까 한다. 그 어떤 위인전보다도 깊은 감동과 여운을 준다.

기회가 되면 담양에 안치되어 있는 이태석신부님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서 꼭 찾아뵈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