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와 코기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 아인스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타샤 할머니를 알게 된 건 2008년에 '타샤의 정원'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타샤를 알았지만, 그녀는 이미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린 작가이자 화가였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삶의 모델이 되어 있었던 사람이었다.
'타샤의 정원'에는 넓은 대지에 그녀가 직접 가꾼 많은 꽃들과 허브 가든, 채소밭, 온실, 염소 방목장, 그리고 집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숲, 등 그녀의 정원이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그려져 있었다. 18세기풍의 농가에서 직접 농사짓고 꽃과 나무, 동물들를 기르며 문명의 삶이 아닌 그녀의 손을 거치는 방식을 고수한 그녀의 삶은 감탄에 감탄을 넘어서서 존경스런 마음까지 우러나게 하였다.
2088년 6월에 타계한 그녀의 삶을 우연히 TV에서 다큐멘타리 스페셜로 시청한 이후 그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그녀의 둘째며느리가 반갑게도 우리 한국인이었다)
타샤가 그리고 글을 쓴 그림책이 꽤 인기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의 가치나 아름다움은 세세히 알지 못하던 중, 이번에 타샤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녀의 반려견 코기에 대한 내용을 담은 <타샤와 코기>는 그래서 더욱 반가운 선물같았다.
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타샤의 가족과 함께 했던 50여 년 동안의 코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개들의 족보와 그 개 들 하나, 하나의 추억어린 사진, 스케치, 기억들을 담아놓고 있다.
타샤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담아놓은 코기들의 모습을 보면, 어쩜 그리도 하나같이 영특해 보이고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금방이라도 책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다.
실제 코기들을 모델로 해서 그녀는 '코기빌 마을 축제', ' 코기빌 납치 대소동','코기빌의 크리스마스'등의 그림책을 출간했고 코기인형도 만들어서 인형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그녀가 얼마나 코기들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막연히 개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이겠거니 했는데, 그녀의 개들을 주인공으로 했다고 하니 부쩍 더 읽고 싶어진다.
반려견이 한 사람의 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는 나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아는 것과 같다고들 흔히 말한다.
한 마리의 동물을 키우는 것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믿기에.
 
이 책을 읽고 나니, 코기라는 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다.
매우 귀엽고 총명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타샤와 함께 한 코기들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졸라대던 애완견키우기를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이 아니라 이 참에 긍정적으로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름다운 정원은 고사하고라도 마당 한켠 없는 아파트라는 공간이 애석할 뿐.
자연과 동물과 더불어 산 감사와 기쁨과 사랑이 가득한 그녀의 삶이 무척이나 부럽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솜씨, 글솜씨, 살림솜씨가 부러운 것은 그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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