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들어 부쩍 불교에 관한 책을 많이 만난다.

물론, 예전부터 불교에 관심이 있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지만,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 손을 거치는 책의 한정됨을 생각한다면 이런 현상은 나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을 쓰시고 엮으신 두 스님은 이미 작년에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야기]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속세에서 나름대로 인정받는 자리에 있던 여인들이 어떤 연유로 입산을 하게 되었는지, 세속적인 호기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표지에 실린 천진, 현현스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지나칠 수 없었던 마음이 더 솔직하다.

지리산자락의 맥전 마을 홍서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천진스님과 현현스님의 스승이신 정봉무무스님의 법문이 이 책의 구성내용이다.

천진스님의 필체로 쓰여진 이 책에서 스님은 정봉무무스님의 법문이 '매일매일 반복되어도 질리지 않는' 소중한 말씀이라고 첫 장에서 언급하고 있다. 또한, 홍서원에서의 생활 중 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 찾아오시는 분들 덕분에 나날이 가슴속 가득 환희로 채워지는 날들이었다고 한다.

2009년 7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홍서원을 찾으신 분들에게 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인 사성제와 팔정도에 맞춰 새롭게 구성해 놓았다.

불교에 관심은 있었으나, 간단히 말해서 '나무관세음보살'외에도 전혀 아는 것이 없었던 내게는 그동안 불교관련책을 통해서 얻었던 지식만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불교적 용어를 이해하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단순히 문핵상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인 신심의 유무에 따른 아주 근원적인 문제였다.

사성제란, 고성제, 집성제, 멸성제, 도성제를 말함이고, 이는 '지금 행복한가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100%행복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는 주제에 입각하여 법문을 풀어놓고 있다.

인간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번뇌와 칠정오욕에 대해서 설하시는 스님의 말씀은 비록 종교인은 아니지만, 마음깊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독신수행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 일테면 우리의 가장 완벽한 반려자는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 내면에 숨어 있다는 것, 장기기증에 대한 부분, 스님께서 숲속 동굴에서 공부하실 때 산짐승들과의 에피소드, 수행자들이 애완동물을 기르면 안되는 이유, 실생활(운전수행방법)에서 수행하는 방법, 등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던 말씀이다.

사정제와 팔정도에 맞춰 이 책에서 스님께서  설하고자 하는 바는 이번 생과 다음 생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바른 생각과 바른 회향이라는 것이다.

'바르고 정직하게 일하고 또 자신의 일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 이것은 행복한 삶이 될 뿐만 아니라 깨달음을 향한 복덕 자량이 되는 것이다'

즉, 고요하고 적정한 것만을 살펴보는 사람은 고통받은 존재들을 위해 행동하기가(보살행) 쉽지 않다고 덧붙인다.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인 살펴봄을 행하는 것, 이것이 참다운 지켜봄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결국, 쓰는 용어가 다를 뿐, 종교의 이름만 다를 뿐, 수행하는 이가 추구하는 지점은 다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정리해본다. 

크게 정리되는 부분은 이렇게 이해가 되었으나, 소소하게 각자의 상황에 맞는 수행방법이나 번뇌를 풀어가는 방법 등은 아쉽게도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도 가슴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불자이신 분이나, 앞으로 불자이고자 하는 분들이 읽으신다면 아주 반가운 책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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