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사랑을 품다 - 윤후명 문학 그림집
윤후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를 때는 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고르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단지 제목에 끌려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지심도 사랑을 품다>는 위에 언급한 어떤 경우도 아닌 오로지 윤후명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을 보고 선택한 책이다.

그러나, 지심도를 만나기 전에 먼저 내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작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 검색해 보니 의외로 알고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내가 저자를 잘 알고 있다고, 그리고 내심 좋아하는 작가의 카테고리에 분류했던 것은 팔색조와 그의 수줍은 미소와 함께 전해져 왔던 결혼소식이었던 거 같다. 

이름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모방송의 단막극에서 접했던 팔색조는 생각보다 더 깊이 감성을 건드렸던 거 같다.

이 후 여성잡지에 실린 저자의 혼인소식은 단막극에서 받았던 느낌과 겹쳐지며 작가의 직업이 운명적이라는 이미지로 내게는 정리되었다.

작가라는 직업이 운명적이라니..

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겠는가..또 얼마나 멋지고 근사한가....

 

<지심도 사랑을 품다>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책이다.

2009년 여름에 경남 거제시의 거제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사랑이 이루어지는 섬, 지심도' 전의 일환으로 기획, 발간되었다.

단지, 오로지 마음뿐이라는 지심도가 품고 있는 사랑이야기를 그린 이 책에는 그 이야기가 동화로, 시로, 소설로, 채색화로,,,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채롭게 형상화되어 있다.

윤후명님의 맑고 순수하고 깊이있으면서 철학적인 글들은 각 장르별로 색다른 재미를 우리에게 준다.

엉겅퀴, 팔색조, 깊은 숲, 나무, 바다, 붉은 동백 등이 그려진 그림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 튀어나와 보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묘한 감동을 준다.

 

전체적으로 묘한 책이다. 문학 그림집.. 문학과 그림이 살아 있는 집...

윤후명님은 뒷부분에 에세이 형식으로 문학인생으로 살아온 삶을 담담히 풀어놓고 있다.

저자의 이력이 문학 그림집이라는 타이틀에 다 들어 있다.

시로 문단에 발을 들여놓고, 12년이 흐른 후, 소설로 문학세계를 다시 연 저자는 이제는 그림의 세계에 매혹되고 있다고 한다.

'늙어서도 젊어 있는 삶'의 자세로, 붙는 글을 쓰고자 했던 그의 글쓰기가 지향하는 것은...그것은 바로 진실과 사랑이라고 단지 마음뿐인 지심도에서 온 마음을 모아 우리에게 들려 준다.

 

"세월은 어느 것 하나 숨겨놓을 수 없는 세태가 되었다.

마음 속에 숨겨 가지고 있기보다는 드러내놓고 자랑을 해야만 하는 노출증의 시대가 된 것이다.

자기 마음에 섬 하나를 갖지 못한 사람은 얼마나 공허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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