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사생활 - 세기의 남성을 사랑에 빠뜨린 결정적 비밀들
김정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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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회자되길 그야말로 남녀간의 일은 그들 두사람만이 알 뿐이라는 말이 있다. 남녀간의 연애사에 있어서는 그만큼 사적인 영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나이와 시대와 지역을 통털어서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하고도 많은 종류의 로맨스가 있다.

인간은 딱 두 종류의 남과 여로 나뉠 뿐인데...그 둘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그 많은 연애사라니..

연애사는 각각 그들만의 개성과 고유의 색깔을 지니지만, 한편으로는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몇 개의 큰 카테고리로로 구분되어지는 것 또한  일반적인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미혼 시절, 두세번의 연애사를 거친 후 결혼을 했다.

그 두세번 중에는 가벼운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아름답게 추억하며 가슴에 새겨져 있는 나만의 연애사도 있다.

훗날 털털한 아줌마가 되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만이 알고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던 연애의 경험이 실은 보통명사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쓴웃음을 짓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의 감정이, 그 경험이 희석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옆지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니 사랑이라는 단어보다도 더 깊고 넓은 뜻이 있다면 그 단어로 표현되는 감정을 옆지기에게 가지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고 누구나 아름다운 무지개같은 사랑을 여전히 꿈꾼다.

딱히 그런 사랑을 현실속에서 기대하며 구체화하겠다는 것보다는 단지 그런 사랑을 꿈꾸면서 지난 시절을 추억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마음을 간접적으로 되살려보면서 순수한 영혼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만큼 순수한 감정이 또 있겠는가.

 

<연애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이 주는 묘한 느낌이 순간 미혹하게 했지만, '세기의 남성을 사랑에 빠뜨린 결정적 비밀들'이라는 부제목은 늘 사랑에 있어서 열등감 아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눈에 번쩍 띄는 제목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멜라니를 인생모델로 삼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바로 '스칼렛 오하라'같은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받는 열정적인 여성이고 싶은 욕망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표로 삼고 맘을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물론 알고 있지만, 그리하여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가장 근접한 모범적인 
캐릭터를 표면적으로는 내세우고 있지만, 난 그랬다. 비록 내 삶이 부서질지라도 세기의 연애사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ㅠ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 욕망은 오랜 동안 내 안에 깊숙히 숨어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세계의 러브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들의 시작과 만남, 결혼, 그리고 죽음으로 인한 헤어짐까지..

왕좌를 버리게 까지 한 심슨부인이 사실은 허영덩어리며 에드워드와 결혼 직전까지 유부녀의 신분이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사랑이 결코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평범한 미모임에도 에드워드를 사로잡은 것은 그녀의 패션감각과 박학다식한 지적매력이었다는 것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었을 뿐.

타지마할로 유명한 샤 자한과 뭄타스 마할의 러브 스토리는 막연히 타지마할에서 느꼈던 부러움과는 달리 내용을 알고 보니 안타깝고도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뭄타스가 얼마나 예뻤으면 그랬을까? 궁금했었는데, 임신한 몸으로 전쟁터까지 따라가며 남편을 사랑하고 보좌했던 그녀의 마음 씀씀이가 이런 세기의 사랑으로 회자되게 했다는 사실은 사랑하는 관계에 있어서 정성을 다하는 것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히라스카 라이초와 오쿠무라 히로시의 러브스토리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일본에 이렇게나 멋진 여성이, 그리고 이런 멋진 러브스토리가 있었다니 이 책의 내용이 가감없이 사실이라면 참 부러운 일이다. 사랑앞에,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너무도 당당한 히라스카 라이초는 지금의 시대에도 충분히 부러워할 만한 하나의 아이콘이 될 만한 사람이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총 9 종류의 사랑이야기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그냥 가쉽성 이야기로만 이해할 것이 아닌, 그 안의 담겨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 가지는 속성에 대한 이해를 함께 하면 자신의 지난 사랑과 현재의 사랑, 그리고 미래의 사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사랑의 속성을 한사람이 다 경험할 수는 당연히 없다.

타고난 성정에 따라서 사랑의 방식도 달라지기 마련이니,,,다만, 우리가 사랑을 하게 되는 대상은 나와 똑같은 성정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니만큼 이 책을 통해 사랑의 기술을 어렴풋이나마 배운다면 자신의 사랑을 구축하는데 일말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연이 필연으로 되는 날, 그것이 바로 운명처럼 시작되는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이지만, 우리는 운명이라는 것을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나긴 삶속에서 사랑이 없다면 얼마나 그 삶이 단조롭고 삭막하겠는가.

아름다운 혹은 고통스러운 사랑일지라도 사랑하는 자만이 진실로 살아있는 것이라는 말을 난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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