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 열정 용기 사랑을 채우고 돌아온 손미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아나운서 시절의 손미나를 기억한다. 밝고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유쾌한 느낌이었던 그녀.

그녀가 용감하게 아나운서의 길을 벗어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로 들어섰을 때, 신선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고, 살짝 질투가 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으로 그녀의 첫번째 여행기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녀에게서 받은 느낌은 오롯히 <스페인, 너는 자유다>에 담겨 있었고, 그 책을 통해 그녀의 활기, 긍정성, 유쾌함, 순수함, 열정, 호기심 등은 고대로 책을 읽던 나에게 전이되어 금새 즐거워졌고 유쾌해졌으며 생에 대한 강한 긍정으로 지리멸렬해 보였던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

그 뒤에 일본여행기인 <태양의 여행자>는 미처 만나 보지 못했는데,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을 했고, 채 1년도 안 되어서 헤어지는 아픔을 겪는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했을 때, 다른 방송인과 달리 그녀의 아픔은 이상하게 내 가슴에 다가왔었다. 마치 이웃집에 사는 동생처럼..그러던 그녀가 아르헨티나 여행을 통해서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삶의 위대함을 노래했다는 여행기를 출판했다기에 내심 안도하며 더 깊어졌을 그녀의 내면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이전의 책에서도 느꼈지만, 그녀의 여행기는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에서도 흔히 겉만 훑고 나열하는 관광체험기가 아닌, 진짜 그곳 사람처럼 먹고 자고 놀고 ..체험하는 진짜 여행을 담은 기록들이다.

직접 탱고를 배우고, 탱고를 배우면서 '내 자신의 인생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온 마음을 주는' 방법을 깨닫고..

탱고가수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는 그녀, 안데스 인디언 총각 인티에게서 차랑고를 배우면서 그의 평등한 세상을 같이 꿈꾸는 그녀,

특히 그곳에서 사귄 카우초 하비에르의 어머니가 저자에게 주신 말씀은 이 책에서 그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되거나, 도무지 우리의 힘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 맞닥뜨리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단다. 그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란다. 298p

 

그리고 그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는다.
살면서 혹독한 시련을 마주하게 될 때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있는 힘을 다하는 일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또 다른 행복에 대해. 299p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내 현재의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냥 흐르듯, 남들이 살아가는대로 사는 일상들..

그 일상 속에서 나는 '과연 얼마만큼 영혼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본질적인 면을 얼마나 끌어내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삶속에서 지친 내 영혼과 가슴을 받아줄 누군가를 찾고 생각한다..'그 대상이 연인이 아닌 친구일 수도 있고, 삶의 여정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낯선 이일 수도, 또 한 편의 시나 노래일 수도 있다'는 그녀의 말에 깊이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페인, 너는 자유다>에 비해서 문장의 맛깔스러움이 좀 떨어지고 문맥의 흐름도 거칠게 다가온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이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해 보지만, 이것 또한 나만의 생각이다.

다만, 아픔을 잘 승화시키고 여전히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간직한, 그래서 사랑스러움과 순수성을 잃지 않은 그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는 쉽고 깊게 우정을 나누는 그녀는 정말 열린 가슴,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임에 분명하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나올 그녀의 여행기도 꼭 챙겨볼 생각이다. 그녀의 씩씩한 발걸음을 지지해 주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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