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 떠남의 계절, 여름이 한창이다.

이 계절에는 머리 위로 태양은 비록 뜨거워도 살갗을 스치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에도 먼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동하기 마련이다.

옆자리 동료들이 번갈아 가며 다녀온 곳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라도 할라치면 떠나고 싶어하는 욕망은 더욱 강해지게 마련,

허나, 시원한 사무실에서 꿈꾸었던 욕망은 사무실 밖을 나서는 순간 이내 사라지고 만다.

이도 나이탓이려나......

해마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며 낯선곳에서의 즐거움에 설레었었던 시간들이 이제는 귀찮게만 느껴지고 그 절차까지도 번거롭게만 다가오니 말이다.

허나, 이번 여름에는 영상포엠<내 마음의 여행>이 있어 멀리 떠나지 못함이 그닥 아쉽지는 않았다.

1권의 주제가 '그리움'이라면 이번 2권의 주제는 '희망'에 대해서 우리에게 영상시를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읽어가다 보니, 내 추억탓인가, 왠지 희망보다는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가슴을 헤집어 놓는다.

TV를 통해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기에, 1권을 놓쳤으나, 워낙에 평이 좋아서 이 책은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었다.

총 4장으로 나뉘어 희망여행으로 이끄는 글들은 말 그대로 한편의 시가 되어 우리의 지리한 일상에 한 줄기 바람으로, 한 숨결의 따듯함으로 그렇게 다가와 준다.

1장에서는 '생을 꿈꾸는 그 붉은 뜨거움'이라는 주제아래 전북 고창, 전남 보길도, 강원 양양, 경기 양평에서의 그리움, 추억, 희망을 들려주고 있으며,

2장에서는 '무욕의 삶이 흐르는 풍경'이라는 주제아래 충남홍성.청양, 경북 울진, 전남 신안, 경남 창원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3장에서는 '낡은 서랍을 열었다. 기억과 꿈의 뒤척임'이라는 주제하에 전남 여수, 전북 운주, 경북 봉화, 서울 충무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4장에서는 '꽃 꺾는 고개에선 그대 생각, 눈물 한 방울'이라는 주제로 전남 광양, 충남 서천, 충북 괴산, 강원 화절령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 장의 주제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표현이지만, 여행지에서마다 풀어놓은 단상들 또한 멋진 한 편의 시들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각 단락마다 TV 상영시 사용되었던 음악까지 '손지명의 음악여행'이라는 코너로 수록되어 있어 음악감상과 더불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여름 다른 이의 여행담이 부러울소냐...

 

여행지중 여러곳들은 나 또한 부단히 추억의 발자취를 남겼던 곳이기도 하고, 더러는 내 살던 곳도 눈에 들어온다.

누추하고 남루하기도 했던 내 이웃들의 일상의 삶들이 영상포엠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지는 것을 보며, 처음에는 다 거짓이야, 라는 속엣말이 올라왔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성실한 노동과 함께 살아가는 이 땅의 민중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어디있겠는가, 하는 강한 긍정의 마음이 솟구친다.

 

"서로 마주한 채, 혹은 어깨를 기댄 채

그저 한세상 흘러가면 그걸로 족하다고....."(247p)

 

이 책을 통해 둘러 본 우리 나라 산천 곳 곳의 소박함과 아름다움 속에서 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의 삶에 대한 위대함과 그 일상성의 가치에 대해서 조용히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도 이 땅에서 목숨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머릿수 만큼 그 개개인의 고통과 삶의 무게 또한 무거울 지라도 묵묵히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그 순일한 경건함 속에서 다시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한장의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눈으로 보는 시와 글로써 이해하는 시적 감성은 절묘하게 어우러져 두고두고 꺼내봐야 할 책으로 내게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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