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사진의 모든 것 포토 라이브러리 8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공민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나는 흔히 호사가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표현을 빌려보자면 주말과부이다.

여기서 나를 과부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게 만든 주범은 바로 낚시가 아닌, 남편의 사진이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남편의 주말 출사여행이다.

일주일 동안의 직장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말의 쉼을 통해서 풀고자 하였으나

토요일 아침이면 달콤한 잠에 빠져 있는 내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는 악마의 목소리...나, 지금 나가..

으악~~눈을 살며시 떠서 옆에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아직 4시...

두 아이와 밀린 집안일이 온전히 내 몫이 된 지, 꽤 오래다.

4년 전부터 인근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사진 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하더니 작년 가을부터 부쩍 사진사랑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드디어는 지난 겨울부터 전국의 사진촬영 명소를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기에 여념이 없는 남의 편, 바로 남편이다.

일면 나 혼자 지는 짐이 억울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고단한 삶을 사는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사진이 있어 그의 삶이 의미있어진다면 기꺼이 감내해주리라,는 각오로 내조아닌 내조를 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지역내 대형병원에서 남편이 속해 있는 사진동우회의 전시회가 개최되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멋진 작품들을 보며 남편의 취미를 더 적극 이해해 보고자 마침 기회가 닿은 이 책 <접사사진의 모든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사진교육가이자 전문 사진가인  브라이언 피터슨의 <접사사진의 모든 것>은 피사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하면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경이로운 접사의 세계를 담아낸 안내서이다. 그는 이 책 외에도 사진분야의 베스트셀러인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뛰어난 사진을 위한 DSLR의 모든 것>등을 저술했다. 

그러나, 엄밀히 얘기하면 접사사진은 1배 이상의 확대 비율(실물 크기)을 적용한 사진을 말하며, 1배 이하로 확대하는 것은 클로즈업사진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사진들은 클로즈업 사진에 해당된다고 한다.클로즈업으로 촬영된 사진은 접사로 찍은 것보다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다.

카메라, 렌즈, 삼각대와 사진에 대한 깊은 애정만 있으면 그 어떤 예술의 세계보다도 놀랍고 창의적인 세상을 보여주는 접사사진의 영역을 이 한권의 책으로 충분히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손바닥 크기의 디카 한개를 소유한 나로서는 이 책의 내용이 말해주는 전문성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사진에 대해서 좀 아는 자라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저자가 소개해주는 접사사진의 촬영기법을 통해 표현해낸 세상은 매우 놀랍고, 매혹적이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창조적이고 뛰어난 브라이언의 접사사진을 만드는 비결에 의해서 탄생한 사진들은 이미 주어진 자연환경속에서 노출의 정도나 렌즈의 사용, 구도잡기, 그리고 작가의 시각에 따라서 더 강조되기도, 또 새롭게 재해석되기도 한다. 아주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실내촬영에 있어서는 홈스튜디오 만들기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접사사진의 최대의 걸림돌인 바람이 없는 곳에서 추상성이 강조되는 아주 훌륭한 예술사진들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곤충도감이나 나비시리즈 엽서에 등장하는 사진들이 , 요리잡지의 먹음직스러운 사진들이 어떻게 해서 촬영되었는지, 알게 되는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책이 오던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시종일관 건너다 보며 궁금해하던 남편에게 넘겨줘야야겠다. 아주 좋아할 것을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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