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허춘웅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뇌졸중에 걸리면 그날로 인생 끝"이라는 만연된 생각은 단지 생각에만 그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뇌졸중이라는 병은 환자와 그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을 삶을 고통속에 몰아넣기 때문이다.

22년 전에 친정아버지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지셨다. 개고기를 잡숫고 나서 경련과 함께 쓰러지신 것이다.

진단 결과, 뇌졸중의 하나인 바로 뇌경색.

그날로 우리집 풍경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후의 다양한 선택을 할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은 언제나 아버지의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뇌관같은 병이었다. 가장 큰 희생을 한 것은 바로 밑의 여동생이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국립대가 아니면 4년제 대학을 못 보내시겠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당시 고 3인 여동생은 사립대를 합격해 놓고도 전문대에 진학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이미 대학 2년생이던 나는 휴학을 하고 동생을 뒷바라지 하겠다고 나섰으나, 아버지의 말씀이 너는 국립대이기 때문에 니 등록금으로 동생을 댈 수는 없다. 이 한마디에 계획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동생에 대한 묘한 부채감으로 이후 전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동생을 굳이 방통대까지 편입을 시켜 얼마 안되는 등록금이지만 그 등록금까지 지원해가며 격려하였으나, 공부에 뜻이 없었던 동생은 결국 한학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결혼을 해 버렸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새어 버렸으나, 뇌졸증은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의미와 함께 각인된 병이라는 것을 짚어본다.

그 때 이후로 아버지는 그렇게나 좋아하시던 술도 딱 끊으시고, 음식조절에 가벼운 운동에 그리고 꾸준한 혈압약 복용으로 지금은 동년배 다른 어르신들에 비해서 혈색좋은 노신사의 모습을 유지하고 계신다.

제목에서부터 쉽게 골든타임이 각인이 되는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실용서로서 '대한민국 가정마다 구비해야 할 필수서적' 이라고 하겠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국일미디어에서 출판된 책 중에서 <친구몰래 보는 공부비법>,<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등을 만나봤는데, 이 모두가 다 아주 실생활에 꼭 지침이 되어주는 훌륭한 책들이었다. 개인적으로 국일미디어라는 출판사만으로도 이 책을 주변에 권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허춘웅 원장은 뇌질환 최고의 명의로서 우리나라에서 뇌졸중 전문병원을 최초로 시작한 분이기도 하다.

위급한 병으로 인해 대형병원을 방문해도 밀린 환자로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골든타임으로 한사람의 삶과 그 주변의 가족까지의 삶의 질을 바꾸어버리는 뇌졸중이라는 병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전문병원을 개원한 의사로서의 소신이 눈이 들어온다. 그 소신으로 25년간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치료하는 과정중에 얻은 경험으로 뇌졸중 관련 책(뇌졸중, 내 몸의 반쪽이 얼어붙는다)을 이전에도 저술하였을 뿐 만 아니라, 뇌졸중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뇌졸중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뇌졸중에 대한 일반인들이 잘 못 알고 있는 내용들을 지적하면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십계명에 대해서 자세히 안내해준다. 그리고 치료과정에 있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제대로 앎으로써 뇌졸중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이미 뇌졸중으로 인해 육신의 어려움이 있는 환자의 재활치료를 소개해주면서 환자의 마음까지 돌보아주는 섬세한 내용과 뇌졸중의 재발을 막아주는 철통수비법에 관한 정보와 마지막으로 뇌졸중을 앓으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환자와 가족들의 수기와 함께 알려주고 있다.

 

독자가 뇌졸중을 쉽게 이해하고, 예방에 힘쓰기를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고대로 느껴지는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은 이렇듯 뇌졸중 예방과  치료, 그리고 재활에 대한 완벽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을 이 한 권에 아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우리 부부 공히 마흔중반에 다다른 나이, 이 책을 만난 것을 아주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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