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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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난 처음 들어보는 기행문인데,,많이 유명한 책인가 보다.

내가 읽은 책을 검색해 보니 다양한 저자와 출판사에서 이 책을 많이도 출간했다.

그런데, 이제서야 이 책을 만나다니..

하긴 지금에라도 만난 것이 그 얼마나 다행인지.

처음에 사무실 근로학생이 이 책을 우편실에서 가져다주며 왈, 이 책이 바로 최부의 표해록이냐? 고 아주 어깨를 으쓱하며 잘난 체를 했더랬다. 오우,,니가 어찌 아니..했더니..에이, 선생님 제가 이래뵈도 사학과잖아요..ㅎㅎ

그래,,맞다, 맞아..근데..선생님은 이제서야 이 책을 알았단다.. 내 먼저 읽고 너도 한번 읽어 보렴.

 

하던 일도 미룬 채, 잡은 책은 얇기도 하고 그 내용도 흥미로와서 순식간에 읽혔다.

<표해록-명나라>은 제목에서 이미 유추가능하듯이 바다를 표류하고 난 후 구상일생으로 살아난 그 기록을 담은 책으로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원나라>, 일본의 스님 엔닌<입당구법순례행기-당나라>와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손꼽히는 기행문학이라고 한다.

우리는 기행문학 하면 흔히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떠올리는 데, 이 두 권의 책은 우리의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들여다본 소중한 역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아쉽게도 <표해록>의 진가는 일본이 먼저 알아봤다고 한다. 1796년 에도 시대 '당토행정기'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어 일본지식인들이 중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취합하고 조선이 당시 중국인을 보는 시각을 자국인과 비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늘날에 와서 <표해록>은 조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세나라 간의 지식과 정보가 어떤 방법으로 유통 및 소통되었는가를 연구할 때 아주 귀한 자료로 쓰인다고 한다.

 

그 내용을 살펴 보면, 최부는 추쇄경차관으로 제주에 부임했다가 부친의 상을 당하고 급히 고향 나주로 가던 중, 비바람을 만나 14일간의 표류를 하다가 중국 강남의 절강에 도착하게 된다. 14일 동안의 표류기간 동안 43명이 보여주는 모습은 언젠가 읽었던 스티븐 캘러핸의 76일간 홀로 바다에서 표류하다 귀환한 기록인 『표류』의 내용처럼 그 절박함이나 고통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43명이 무사히 고국으로 귀한하기까지는 최부의 인품과 지식과 기개가 빚어내는 리더쉽이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배가 난파될 위기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굴복하려는 군인들을 설득하고 해적과의 대면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이들 일행을 왜구로 모는 중국 관리들에게서도 의연한 자세와 기지로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최부의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일행을 왜구로 의심하여 연달아 엄격하게 심문하는 중국관헌들에게  당당하게 대처하여 끝내 조선사람임을 증명하고 더불어 그들에게 존경의 염까지 불러일으키는 최부의 교양과 역사의식과 자긍심은 현대의 우리가 세계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새롭게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중국을 하늘에 태양이 둘이 아니듯이, 땅에도 황제는 오로지 중국황제 한분이라고 하는 대목은 조선의 역사적 위상을 맬해주는 대목이어서 마음은 상했으나, 고구려의 기개를 답하는 대목에서는 금새 어깨가 펴지기도 했다.

특히, 최부는 이런 생사를 알 수 없는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논에 물을 대는 수차를 보고, 가뭄에 농사로 인해 고생하는 조선의 농민들을 떠올리며 그 만든 방법을 배우고자 청하기도 한다. 참으로 보기 드문 목민관의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시 조선이 중국을 오갈 때는 육지로는 요동을 거쳐 북경을 다녀오는 방법과 물길로는 산동반도의 일부를 거쳐 북경을 다녀오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표류로 인한 중국 경제의 중심지이자 문화가 번성한 강남을 지나 산동반도를 고루 둘러본 사람은 최부가 처음이었다. 이런 경험을 하고 구사일생으로 서울에 무사귀환한 최부는 성종의 명으로 고향에도 가지 않은 채 제주에서 중국강남을 거쳐 북경을 지나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8,000여리, 135일 동안 직접 경험하고 보고 들은 내용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하여 바친다.  

알마에서 출판된 <표해록>은 그 독자층을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서인지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함께 그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처음 접했기에 이 책으로도 부족함은 없었지만, 얇은 책을 통해서 접해본 당시의 중국의 모습은 충분히 흥미를 자극해 다른 판으로 된 표해록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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