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남 이야기
이경윤.정승원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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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로 인간 본성의 시원을 규정하고자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중 그 어느 하나에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은 그 안에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어진 상황과 환경, 그리고 교육에 의해서 밖으로 표출되거나 더 고양되어지는 성격이 있을 뿐이라고 결론을 내릴 뿐.

 

그러나, 이 책과의 만남을 계기로 나의 생각을 아무래도 수정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세계 악남이야기>는 동서양의  20인의 난세의 영웅으로 불리면서도 동시에 희대의 악남으로도 평가받는 사나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느 영역에도 포함되지 않은 채 가히 상상을 넘어서는 악남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잔혹하기 이를 데 없어서 너무도 충격적이다.

대체적으로 영웅으로 칭해질 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자질을 소유한 자라도 권력이라는 무소불위의 방망이를 갖게 되면, 추악한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악남, 이라는 명칭은 보통 악인, 이라는 명사에서 악녀, 라는 단어를 생성하였고, 그 단어의 대척점에서 악남, 이라는 용어를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악인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악남을 내포하고 있지만, 더 강조하기 위하여 따로 '악남'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거 같다. 이를 테면, 시인이라는 명칭에서 특별히 여류시인, 이라는 명칭으로 여성시인을 구별하듯이 말이다.

악남들이 처음부터 악남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권력이라는 힘을 가졌을 때 그들 내면에 깊이 잠자고 있던 악랄한 본성이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모습으로 표출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에 겪지 말아야 할 일을 겪음으로써 깊은 마음에 내상을 갖게 된다. 인격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에 보호와 사랑으로만 둘러싸여 정서적 안정속에서 성장하여할 그들이 그 시절에 받은 상처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는 성인이 된 이후의 그들의 삶을 악남의 길로 굴절된 인생길을 걷게 하고 마는 것이다. 

 

20여명의 악남들의 행동양식을 살펴보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신의 위치로까지 자신의 존재를 규정하면서부터 잔혹하면서도 끔찍한 공포정치를 펼쳤다는 사실이다.

덧붙여,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그 잔혹성이 그들의 업적을 이루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레닌, 체 게바라, 마오쩌둥 세계 3대 혁명가중에서 유일하게 마오쩌둥만이 악남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과, 세계 3대 정복자인 알렉산더 대왕, 칭기즈칸, 나폴레옹은 모두 악남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악남들은 그들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로부터는 영웅으로, 정치적으로 그들에게 반대적인 위치의 사람에게는 악남으로 불리는 것을 볼 때,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비록 그 시각을 배제한다 치더라도 여러 자료와 사진, 그림등을 통해서 회자되는 그들의 행태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과는 분명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욕심이 그 끝을 모를 때, 인간이 그 얼마나 잔혹해 질 수 있는지, 인간의 존엄과 위엄이 그야말로 얼마나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는지 우리는 똑똑히 역사를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씁쓸하게도 여기에 소개된 20여명의 영웅이자 희대의 악남들은 변함없는 진리 하나를 몸소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신이 되고자 했고, 신선처럼 살고자 했으나 그들이 그것들을 누리기 위하여 제거했던 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죽음 앞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는 그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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