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마크 어빙 외 지음, 김희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보았을 때 아주 강력하게 갖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이 어떤 사명감까지 갖게 했다.

표지를 멋지게 장식하는 호주의 유명한 건축물인 오페라 하우스가 나를 이 책과의 인연으로 이끌었다.

약 15년 전 9시간 여의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나라, 호주.

호주로 해외여행의 그 첫발을 내딛게 되던 날, 이미 그 나라를 다녀온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끝없이 구름과 파란 바다 위를 날아가다가 그 지루함에 지칠 무렵, 만나는 대륙이 있으니 바로 그곳이 호주라,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면서 낮게 날기 시작할 무렵, 한 눈에 가득 들어오는 주홍빛 지붕들과 초록숲들이 얼마나 멋지던지...'

친구의 환상적인 표현을 가슴에 담아둔 채 만난 호주의 시드니는 친구의 표현만큼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주홍빛 지붕과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들이 너무도 멋졌던 도시였다.

시드니라는 도시는 건축법에 해안가에 위치하는 건물을 동일한 디자인으로 짓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시드니는 나폴리, 리우데자네이루와 더불어 하버브릿지, 오페라하우스와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세계 3대 미항으로 손꼽히게 된 거 같다.

그 때의 시드니에서의 기억이 나에게 건축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제목에서 1001의 의미를 설명해 보면, 1,000개의 중요한 건축물 외에도 선택될 가치가 충분한 건축물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맨 뒤의 1로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알려진 건축물 외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100여개 나라의 건축물이 300단어 내외로 명료하고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좀더 건축물과 관련한 사연이나 역사적 배경 등에 관한 자세한 스토리를 기대했기에 살짝 실망스럽기도 했으나, 생각해보면 1001개의 예술적인 건축물을 이렇게 소개하는데도 그 공력은 가히 엄청날 만 한데, 나의 그런 기대는 어쩌면 좀 안일하지 않았나 여겨지기도 한다.

책을 들고서 귀가한 날, 아들아이가 눈을 반짝거린다. 무슨 책이 이리도 두껍냐며 넘겨보더니 그 자리에 앉아서 코를 박는다. 사실 집까지 들고오는 그 짧은 시간에 팔이 아플 지경이었으니, 내용의 그 충실함이여 말할 것이 없으려니와 두께와 종이재질이 주는 무게감 또한 묵직하다.

연신 탄성을 질러가며 아들아이와 머리로 맞대고서 하는 건축물기행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다양하고 멋진 디자인, 처음 보는 모양의 건축물, 지상과 지하를 가리지 않는 위치, 건축물에 사용된 재료, 등 그 내용물은 나라별로 모두 다 달랐지만, 건축물에 담아내는 인간의 소망은 한가지로 모아진다. 단순히 건축물이라는 용어로 불릴 수 밖에 없는지. 이렇게 '엄청나고 근사한 그 어떤 것'을 지칭하는 포괄적인 다른 언어는 없는 것이지. 실로 몹시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건축물은 인간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복잡한 정치, 사회, 도덕상의 해석을 피할 수 없다. 하여 그 자체가 바로 예술이요, 역사요, 인간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본다.

1001개 중에 우리나란 건축물이 몇개나 되는지 세보지 않을 수 없었다...총 7개. 그중에 북한의 건축물이 2개 포함되어 있다..반갑다.

사진이 빠진 채 설명만 되어 있는 건축물이  총 252개다...건축물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다.

내가 만나본 건축물은 총  8개...세상에 우리나라 건축물도 미처 못 본 것이 있다. 1001개의 건축물을 만나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그 중에서 꼭 가봐야지 굳게 마음먹어보는 건축물에 비표를 하다가 끝내 지치고 만다. ...갈 길이 아득하다. 자주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강력히 미래의 내 시간에 텔레파시를 보내야겠다. 새로운 꿈을 가슴에 품어본다...

건축물에 관한 한 거의 백과사전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책, 이 책을 가장 아끼는 장서 코너에 정리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