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아침식사
리스컴 편집부 엮음 / 리스컴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세 끼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주부 생활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치워도 치워도 표 안나는 살림도 그렇지만, 왜 인간들은 하루 세 끼를 꼭 먹어야만 하는지 짜증이 날 정도다. 물론, 식도락가도 있는 만큼 먹는 즐거움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 휴일이라도 될라치면 아침먹고 돌아서면 점심차릴 시간, 점심 먹고 쉴려고 하면 다시 저녁 먹을 시간...그리고 그 사이 사이 간식까지 정말 비명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다 영양소와 경제까지 고려해서 식단을 짜야 하는 주부의 괴로움이라니...

오랜 객지생활로 인해 언젠가부터 아침을 먹지 않고 있었다. 육체노동을 하지 않으니 그다지 아침을 먹지 않아도 하루 일과를 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이런 식습관은 좀 문제가 생겼다.

이를테면 내가 먹지 않는다고 아침을 준비하지 않을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준비하다 보니 처음에는 잘하다가도 정작 내가 그리 절실하지 않으니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용하게 된 것이 선식이었다. 처음에는 탐탁치 않아라 했던 신랑도 이제 익숙해졌는지 별 말이 없다. 그러나 임신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아침을 거를 수가 없게 되었다. 입덧이 심한 이유도 있었지만, 영양이 혹시나 부족할까 하여 억지로 먹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아침마다 식단 메뉴로 지금까지 늘 고민이 되고 있다. 간단한 토스트와 계란, 우유, 쥬스, 선식, 요구르트에 마를 간 것, 과일, 누룽지, 떡, 만두, 그리고 간단한 한식 등 아무리 간단하게 한다고는 해도 출근준비를 하면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늘 분주하다.

그러나, 이 책 결론부터 말하면 딱! 맞춤이다. 요긴하다..아주 쓸모있다.

지금까지 요리책은 10권 남짓 읽어봤으나, 이 책만큼 맘에 드는 책은 드물었던 거 같다.

왜 아침식사가 필요한가, 에 대한 내용부터, 먹는 사람의 직업이나 건강 상태에 따른 아침식사 재료 소개,

그리고 다른 책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친근하면서도 쉬워보이는 가정식 요리법, 등 아주 유용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쌀뜨물이 없으면 밀가루를 조금 개어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같은 효과가 난다. 즉 된장국물이 겉돌지 않아서 더 맛있게 된다'와 같은 비법의 소개는 아주 반갑다.(이런 비법은 아주 많이 소개되고 있다). 아침식사의 레시피로는 5대 영양소를 적절히 배합한 밥과 국, 죽과 수프, 빵과 샌드위치, 샐러드, 생식, 선식, 시리얼, 건강주스, 과일 등을 소개해주고 있다. 요리에 이용되는 재료들도 아주 친근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아침식사로 죽의 종류는 익히 알고 있는 것이 많았지만, 서양식 수프의 소개는 그 방법이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자주 해보지 않은 음식이었지만,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거 같아 좋았다.

덧붙여, 유명 건강박사들의 다양한 아침상을 엿보는 코너를 첨부하여 자신에게 맞는 아침식사의 필요성과 건강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해주고 있다.

책 속에 실려있는 사진들은 화려한 식기나 요란한 데코를 생략한 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영양가 풍부한 호밀빵처럼 아주 실용적인 요리책이다.

주부생활이 10여년 넘은 나같은 사람에게도 아주 좋겠지만, 이 책은 미혼의 아가씨들이나 신혼의 새댁이 아주 환영할 만한 책이다. 그리고 아침식사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도 이 책을 참고로 하면 좋을 거 같다.

아침식사를 영어로 'Break-Fast'라고 하는데, 'Break'는 깨뜨린다는 뜻이고, 'Fast'는 굶는다는 뜻이다. 즉, '굶는 것을 깨뜨린다'는 것으로 '절대로 굶지 말라'는 뜻이라고 해석된다. 또한, 중년 이후에 아침식사를 거르면 치매가 빨리 온다고도 한다. 이렇게 아침식사를 해야 할 이유는 아직도 많다. 복부비만인 사람들이 더 빨리 배가 고프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점심, 저녁을 과식하는 경우에는 복부비만이 되기 쉽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단순히 나잇살로 취급하고 말았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아무래도 아침을 거른 탓이 큰 거 같다. 그렇다고 점심, 저녁을 과식하지는 않으나 그리고 간식도 별로 좋아하지 않은 편이지만 지속적으로 몸무게가 늘어나고 복부만은 꺼지질 않으니 아침식사에 그 열쇠가 있었음을 알겠다. 얼마전부터 물 한컵은 꼬박꼬박 먹기 시작했으니, 이제부터는 간단하게라도 남편과 아이들에게만 식사를 챙겨주지 않고 같이 식탁에 앉아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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