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 - 한권으로 끝내는 동양철학 이야기
강성률 지음, 반석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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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여러가지 의문들에 대한 가장 현명한 해답과 또한  삶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그리고 그 지침들을 알려준다. 따라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미 깨달음을 얻은 자의 한마디는 깊은 밤 안개속에서 만나는 불빛과도 같다. 어떻게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택하는 행동이나 생각의 방향은 그 저변에는 부지불식간에 철학을 기반으로 한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궤변이든 , 지혜로운 이론이든)  그래서 철학은 인생에 대해서 심도있게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학문임에 분명하다. 또한 나의 경우처럼 나이가 들면서 삶이 가지는 그 모순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질수록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거 같다.

세간에 흔히 회동하는 철학모임들은 대체적으로 서양철학을 그 중심으로 한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니체, 들뢰즈, 칸트, 데카르트...등...발음도 어려운 서양철학자의 이름은 눈감고도 앞으로 스무명은 더 셀 수 있을 거 같다.  아마도 열거한 철학자의 학문의 깊이나 그것에의 이해의 차원과는 별개로 아주 익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우리가 속한 동양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 탓이기도 하고, 또한 문화에도 힘의 논리가 작용하여 서양 문물에 대한 사대주의 사상으로 더 중히 여겨 자주 접해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하늘아래 세상사람들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흡사한 부분이 많아서 놀래곤 한다. 어디 철학사상뿐이겠는가...신화나 전설, 그리고 각종 동화의 유형을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동서양의 지리적, 문화적 차이를 전제하고서도 많은 부분에서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단 한권으로 상고 시대의 신화부터 현대 철학의 흐름까지 역사와 함께 동양 철학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중국철학과 인도철학, 그리고 한국철학을 다루고 있는데, 서양의 철학자들과 자연스레 연결해서 설명해주는 부분들은 독자의 이해를 도와 준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를 공자에, 성선설의 맹자를 플라톤에, 성악설의 순자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비견하고 주자는 동양의 칸트로 일컬어진다. 더군다나 담아 내고 있는 내용 또한 그 범위가 방대하나, 간략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되어 있어 아주 유용하다. 저자가 이 나라의 동량을 키워낼 미래의 교원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어서인지 철학의 그 방향성까지 정리한 내용은 일목요연하여 언뜻 이해안되는 내용도 머리속에 정리만큼은 쏙쏙 잘 되는 장점이 있다. 단락 단락마다 하단에는 별도로 철학자의 사상과 관련한 논술문제를 배치하여 방금 읽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그리고 생활속에서 철학사상은 어떻게 그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 준다. 제목 그대로 청소년들에게 아주 유익할 뿐 만 아니라 동양철학에 지식이 일천한 나에게도 매우 유익했다.  내 지식의 얕음을 탓해야 겠지만, 처음 들어보는 고사도 많고, 인물들도 많아서 더 깊이 있는 공부가 요구되지만 그 또한 흥미를 충분히 자극했기에 좋았다.

이 책의 4/3은 중국철학으로 채워지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서 인도철학과 한국철학을 언급하고 있을 뿐.

중국의 삼대 사상으로 인의도덕을 부르짖는 유가, 무위자연을 내세운 도가, 겸애절용을 제창한 묵가를 설명하고 그에 속하는 철학자들에 대해서 소개해놓고 있다. 이외에 법가, 제자백가, 청담사상가 등..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며, '중국의 불교'와 '중국 안의 불교'로 구분되는 불교에 대한 설명과 함께 '뜰 앞의 잣나무'로 의미지어지는 중국 선종과 관련하여 승려와 그 내용이 자세히 소개된다. 성리학으로 중국 철학이 통일을 이뤘으며, 마지막으로 심학과 양명학에 대한 언급으로 중국철학에 대한 설명을 정리한다.

 

인도 철학이란, 고대와 현대, 힌두와 비힌두,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를 모두 포함하는 전체 사상가들의 철학적 사색을 의미한다. 가장 큰 특징은 서로 다른 학파들끼리 공존하면서, 오랫동안 숙고와 토론을 통해 공통점을 찾아간다는 것인데,  앞으로도 인도철학이 바로 이점을 계속 유지 발전시킨다면 서양과 동양, 그리고 다른 근원으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사상을 아우르는 위대한 철학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한국철학은 과연 독창적인 한국철학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언급하면서도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면서 중국과 인도, 그리고 서양으로부터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흡수하는 동안, 나름대로 철학적 진로로 모색해왔음을 주장한다.

그 가운데서도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승화된 단군신화와 신라의 화랑도 정신을 포함하여 고려와 조선의 호국정신으로까지 발현된 불교사상, 그리고 정치 현실에도 구현된 유교적 이념등은 우리의 민족적 자부심을 드러낼 만 하다고 보여진다. 퇴계 이황의 학문이나, 동학에서 시작한 천도교,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도 개벽하자고 주장한 원불교, 한국을 미래사회의 중심에 놓자고 역설한 증산교(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등 우리의 토양과 민족에 어울리는 신흥종교들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이렇게 동양철학의 중심사상을 훑어보면서 저절로 현 우리나라 상황을 대입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중에서 특히 공자나 맹자, 순자, 묵자등은 사회적 혼란기 때 나라를 제대로 세우려고 노력했던 사상가들이다. 그들이 주장한 이론들은 각기 다르나 그 원래의 목적은 나라의 부강과 안녕, 그리고 백성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것 등으로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일맥상통한다.

시대가 어지러울수록 앞서 간 선현들의 사상들이 재조명받으며 주목받게 된다. 그런데, 주목은 우리 국민들만 하나 보다. 이 땅의 위정자들이 이들 사상가들이 말하고자 한 바를 주목하길....그렇게 하지 않았을 시 그 결과가 어찌 되는지를 재인식하길....그것마저도 어렵다면, 백성의 목소리에 귀만이라도 기울여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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