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아 대논쟁 1 - 도덕 & 지식인 히스토리아 대논쟁 1
박홍순 글.그림 / 서해문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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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혼란의 이 시대에 저자 박홍순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철학자 4명을 초대하여 활기차고도 건강한 토론의 장을 펼쳐낸다. 저자 본인이 박쌤이라는 사회자로 분하여서 초청한 철학자는 각각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사르트르, 리오타르이다.

이들은 너무도 유명한 철학자들이기에 우선 낯설지가 않아서 구미가 당긴다. 때로는 철학이 주는 무게는 낯섦에서 오는 무지와 어우러져 그와 관련된 것들을 마음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기에 이들을 선택한 것은 현명해 보였다. 

최근에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강호순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전인교육이 아닌 오로지 약육강식의 논리로만 채찍질당하며 목적도 상실한 채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는 삶은 필연코 이렇게 정신적으로 병든 자들을 양산하기 마련이다. 그저 돈이, 잘생긴 외모나 명품이, 그럴싸한 학벌만이 인정을 받는 사회분위기가 가져온 인간성 상실로 인한 병폐인 것이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사건인 용산참사에 대한 국민의 의문점을 은폐하고자 언론에서는 강호순사건을 더 크게 보도한 점도 있지만, 두 사건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참으로 착잡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도덕이란 무엇인가, 또한 그 원칙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도대체 이 나라에 보편적 성격을 지니는 도덕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인지..갈수록 물질만능의 사고로만 치달아가는 사회의식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바로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논쟁을 통하여 '덕은 지인가, 아니면 덕은 별도의 선의지를 필요로 하는가','인식론과 윤리학은 구분되어야 하는가, 통일되어야 하는가', '덕은 이성에 의해서만 확립되는가',에 대해서 논의한다. 그 논쟁을 통해서 두 철학자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고, 또한 논쟁의 실천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이 시대와 어떠한 연관성을 있는지에 대해서 짚어보고 더 나아가 현재 우리의 위치를 돌아보게 한다.

 

과연 참다운 지식인이 있는가, 에 대한 질문은 늘 탄식의 목소리로 울려퍼진다.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에 대해서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적으로 앞서서 이끌어나가는 지식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나마 지식인의 이름으로 불리는 자들마저 지적인 성찰과 실천에 있어서 그 진정성을 상실하고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크다.

이에 이 책의 두번째 논쟁의 주제는 바로 사르트르와 리오타르의 지식인 논쟁이다. 논쟁의 주제는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의 보편적인 주체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는 두 사람의 논쟁을 통하여 오늘날 지식인이 서 있는 현위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점차적으로 참다운 지식인이 사라져가는 원인은 과연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겠다.

 

이렇듯 비슷하면서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상이한 입장을 보이는 두 사람의 대담형식의 논쟁을 통하여 사상가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알아가는 과정은 그 본질이나 핵심을 파악하기가 더 용이해서 어려운 내용이지만 술술 읽히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막연한 용어들이 손에 잡힐 듯 이해되면서도 다시 저만치 물러나버리는 듯한 느낌은 철학용어의 현학성이 가지는 한계인지, 아니면.지식인들만이 향유하고자 그들만의 어렵게 쓰기인지는 몰라도 이 시대에 대한 통쾌한 해답을 기대했던 개인적인 바램으로, 자꾸만 이 책을 처음 잡게 된 동기는 잊어버리고,,'그래서 어쩌라고',,하는 말도 안되는 내면의 목소리와 싸워야 했다. 그러나 이것은 우울하게도 나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힌다.

 

처음에 언급한 대로 이 시대의 도덕문제와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 두껍지 않고 다시 말하지만 기존에 접했던 철학책에 비하면 쉽게 읽히는 편이어서 무난한 편이다. 다만, 읽는 도중 자꾸만 더 읽어야 할 목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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