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철따라 열매를 맺나니 - 마더 테레사 일일 묵상집
도로시 헌트 엮음, 문학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마더 테레사...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는 성인에 버금가는 거룩한 느낌을 받는다. 사실 이미 '살아있는 성녀'라고 칭송받았던 삶이었으니 우리가 그녀의 삶을 통해서 거룩함을 느끼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테레사 수녀님은 일일 묵상집 [사랑은 철따라 열매를 맺나니]에서 그 성스러움과 거룩함이 소수의 사람만이 누리는 사치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단순한 의무일 뿐이라고 아주 평화롭고 사랑가득하게 말씀해 주신다.

 

이 책을 읽는 기간 내내, TV와 신문에서는 '용산참사'로 연일 시끄러웠다. 화면을 통해서 보는 처참한 사건의 현장은 이 땅이 과연 사람사는 세상인가,에 대한 절망스러운 회의와 함께 신의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지는 시간이 되었다. 이 땅의 위정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거룩한 테레사 수녀가 섬기는 그 하나님을 섬기는 자라고 했다..정녕 묻고 싶어진다..같은 신을 섬김에도 테레사님은 용산참사의 그 가엾은 영혼들을 우리에게 온전히 섬김받아야 할 거룩하신 예수님이라고 말씀하시는데..이 땅의 가진자들은 그저 떼거리, 혹은 철거민이라고 일컬을 뿐, 우리가 더불어 호흡하며 살아가는 시민, 국민이라고 부르지를 않는다..그 기막힌 간극이 참으로 추운 날씨만큼이나  뼈를 저리게 한다.

 

이 책은 도로시 헌트가 마더 테레사의 말씀을 기도문의 형식으로 엮은 것으로서  주제는 사랑이다.

가톨릭 달력 순서대로 대림절부터 일년동안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날마다 계절에 따른 주제가 제시되고 성서구절이 인용되어 묵상과 기도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마더 테레사의 실천적 삶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 사랑이 진실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각별함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해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 사랑은 아프도록 사랑해야 합니다.

- 우리의 존재 이유는 온 세상에 평화와 사랑과 동정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서 용서해야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순명하는 것은 의무 행위 이상입니다. 그것은 은총입니다.

- 고통은 함께 받고 함께 참으면 기쁨입니다.

- 우리 주위의 불쌍한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야 했다면 하느님이 그들을 돌보지 않으셨기 때문이 아니고 우리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며,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사랑의 도구로 쓰임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절대자를 '이슈바라'라 부르고, 어떤 사람은 '알라'라 부르고, 어떤 사람은 '하느님'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우리로 하여금 좀더 위대한 일을 하도록, 즉 사랑하고 사랑받도록 우리를 창조하신 분은 절대자이심을 우리 모두는 인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종교가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137p)

 

테레사 수녀님의 숭고한 실천적인 삶 가운데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위에 인용한 말씀처럼 종교를 갖지 않은 나에게도 절대자를 향한 기도의 손모음은 가지런했기에  한마디, 한말씀이 너무도 가슴에 와 닿았다.  더불어 책 갈피 갈피에서  얼굴 한가득 주름으로 채운 채 환한 웃음을 주시는 수녀님의 얼굴이 불안하고 날카로운 내 마음을 다독인다.

나는 세속적인 욕심이 그다지 많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어쩌면 애써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이미 주어졌기 때문에 그런 지적 허영을 부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그 아이를 기르면서 내 욕심이 자꾸만 커지는 것을 느낀다. 아이가 필요한 것은 엄마의 따스한 사랑과 정성일 것일진대,  그런 아이를 앞세워서 나의 욕심은 뒤에 숨긴 채 큰것은 당연하고 작은 부분에까지 욕심을 부리는 나를 자주 본다. 사실은 내 욕심을 아이뒤에 숨겼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이다. 돈에 대한 갈망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에 대한 갈망을 동반하고, 그것은 불필요한 여분의 물건들, 즉 호화로운 침실, 여러벌의 옷들, 넘치는 음식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들의 증가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끝없는 불만을 야기하게 되리라는 것..우리가 소유한 여분의 물질을 보살펴야 할 시간으로 인해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아야 할 시간을 우리는 갖지 못한 채 욕망의 물질의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감히 마더 테레사의 삶을 닮진 못할지라도 참된 가난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다는 말의 의미를 가슴이 되새기면서 살아가리라 굳게 다짐해본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이기적인 욕망을 자주 죽임으로써만 우리가 좀더 완전하게 살 수 있음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하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