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책을 만났다.

빨간 바탕에 눈꽃 모양의 무늬가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선물'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내게로 왔다.

골드빛 띠지에는 (아마존 종합 베스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2008년 11월 출간 즉시 전미 100만부 돌파)라는 문구가 어마어마하게 적혀 있었다.

추운 연말을 따스함으로 채워줄 것 같은 느낌이 그야말로 팍 ~팍~ 오더라.

 

<스웨터>는 저자 글렌 벡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자전적인 필체로 담아낸 소설이다. 글렌 벡은 현재 미 전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이기도 하고, <퓨전 매거진>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겸하고 있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으나, 그의 지난 날은 매우 불행했다고 한다. 열 세살 때 엄마를 잃었으며, 그후 몇년에 걸쳐 잇따라 형제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누구보다도 우울하고 어두운 십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저자를 구원하고 이끌어 준 것은 종교와 가족들의 사랑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본인의 경험을 글렌 벡은 <스웨터>에 아주 잘 녹여내고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고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면 절로 마음이 따듯해져오면서 소망하는 것, 서로 나누는 것, 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곤 한다.

어쩌면 이 땅에 아기예수님이 오신 뜻이 오랜 시간 누적되어오면서 온 인류의 마음에 씨앗처럼 심어 놓은 생각이리라.

성탄이브에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선물을 준비하고, 카드를 쓰면서 행복을 느끼는 기분은 참 소중한 기억이다. 다 자란 어른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꾸밈없는 동심의 아이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해마다 12월이 되면 우리 아이들은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늘 읊어대곤 한다. 큰아이는 이미 산타가 엄마,임을 눈치채고 있지만, 둘째아이는 철썩같이 산타가 올 거라고 믿고 있다. 아파트는 굴뚝이 없어서 어떻게 오시냐고 1달내내 걱정이다.

 

스웨터에 나오는 우리의 친구 에디도 마찬가지다. 성탄을 앞두고, 오랜 동안 갖고 싶어했던 바나나 모양의 안장이 달린 빨간 허피 자전거를 기대하며 착한 아이로 살려고 노력한다. 금년에는 꼭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완벽한 기대속에 맞이한 성탄아침, 그러나 트리앞에 놓여진 상자를 열어본 순간, 에디는 절망한다. 엄마가 에디에게 준비해둔 선물은 스웨터였던 것이다. 너무도 큰 절망앞에서 에디는 엄마의 정성이나, 집안사정에 대한 설명은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급기야 에디는 스웨터를 소홀히 다룸으로써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만다.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의 입장이다 보니 이 대목에서 서른 아홉의 메리에게 감정이입되어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3분의 1밖에 읽질 않았는데도 어서 어서 밝은 결말이 나기를 빌 정도로 속상했다. 그러나 , 이 사건보다 더 큰 불행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하늘에 계신 아빠의 선물이 눈이 내리고 외가에 다니러 갔다가 하룻밤 자고 가자는 엄마의 청을 냉정히 거절해 버린 에디로 인해 돌아오는 눈길, 피곤한 엄마는 졸음 운전을 하게 되고 그만 교통사고가 나고 만다..홀로 살아남은 에디는 살던 곳을 떠나 외조부모와 함께 살아간다.

죄책감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으며 날로 거칠어지는 에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지극한 애정속에서도 자기를 두고 떠나버린 아빠와 엄마를 원망하며 가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에디가 지극한 고통속에서 그 고통을 이기고, 가족간의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과정은 너무도 안쓰럽고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조부모님의 따스하고 너그러운 보살핌이 있어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다행스럽기도 했다.

 

마지막 반전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행복한 결말이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에디의 가족을 통해서 진정 가족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아가면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많이 깨닫고 배운 시간이었다.

 

하루의 일과를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을 기다려서 읽기 시작한 책, 스웨터가 전해줄 포근하고 따듯하고, 순수한 감성의 세계를 온전히 맛보고자 기대한 시간은 지금까지도 내게 감동으로 남아 있다. 다음날이 휴일이어서 오는 편안함에 기대어 밤이 이울도록 주인공 에디와 함께 한 시간은 참 행복했다. 그 행복한 기분을 온 몸에 두른 채 옆자리에서 이미 곤히 잠든 딸아이의 얼굴을 쓸어보고 난 후 나 또한 아늑하고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