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다르지 않다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5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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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찾기 위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전화설문조사를 했다.

이 조사 결과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4%에 불과한 반면 불신한다는 비중은 48.3%로 높았다. 또 ‘기독교(개신교)인들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쪽은 14%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쪽이 3.5배에 달하는 50.8%나 됐다.

가톨릭교회와 불교사찰, 개신교회 셋의 신뢰도 조사에선 35.2%가 가톨릭교회를, 31.1%가 불교사찰을 신뢰한다고 답했고, 개신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로 크게 낮았다. 특히 자신의 종교를 기독(개신)교라고 답한 이들의 14.1%가 개신교회가 아니라 가톨릭교회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가톨릭 신자들은 1.1%만이 개신교회를 신뢰한다고 꼽았다.

종교별 호감도에선 기독교, 불교, 가톨릭, 유교 가운데 불교가 31.5%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은 29.8%, 기독교는 20.6%였다. 그러나 기독교에 호감을 나타낸 응답자의 4분의 3은 기독교인으로, 비기독교인의 기독교에 대한 호감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 중 과반수는 비불자들이었다.

이 조사에서 한국 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2%가 ‘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이 언행일치 면에서 나아져야 한다’고 응답했고, 이어 타종교에 대한 관용(25.8%), 사회봉사(11.9%), 재정 사용의 투명성(11.5%), 교회의 성장제일주의(4.5%), 강압적인 전도(3.8%) 차례였다.

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본부장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교회가 불신받고 있으며 고립돼 있고,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있으며 소통의 위기에 처해 있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위기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원주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교회는 교인들이 개교회주의를 벗어나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를 섬기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몇 일전에 읽었던 신문기사를 옮겨본다.

이 기사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신교보다는 가톨릭과 불교에 호감도가 높으며 또한 신뢰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그 종교들이 사회와 소통하며 사회에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지도자들이 언행일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종교가 하는 역할이 종교를 가진 자에게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주고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볼 때, 위의 내용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이화님이 쓴 [진리는 다르지 않다]는 “오늘 나의 발자취가 뒷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라며 구도의 길에서 나라와 민중을 위해 진리의 불꽃을 밝힌 불교, 천도교, 도교, 천주교, 기독교, 민족종교 등 이 땅위의 24명의 종교가들의 삶과 사상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저자 이이화님은 『주역』의 대가인 야산 이달의 아들로 태어나서 어린시절부터 한학을 배우고 서라벌예대에서 김주영, 천승세, 이근배, 홍기삼등과 문청시절을 보내다가 한국학에 매력을 느껴 역사가의 길로 방향을 돌려 지금까지 지역갈등과 봉건적 신분질서를 타파하는 글을 주로 썼으며, 이를 통하여 우리 겨레의 고난의 민족사, 백성들의 자취가 짙게 밴 생활사, 압제를 받았던 민중사를 복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한다. 역사는 재미있고 쉬운 문체로 일반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된 생각인데, 오늘의 관점에서 역사인물을 재평가하는 역사인물 연구에도 정열을 기울여 역사의 현재화와 역사의 대중화를 바탕에 깔고 저술했다.

[진리는 다르지 않다]는 [한국사이야기]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으로 그 성격에 따라 민족과 민중과 함께 한 종교가들을 네 부류로 나눴다.

첫째는 가장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있는 불교 승려와 불교사상가들이다. 원효, 의상, 의천, 도선, 지눌, 무학, 휴정, 유정, 경허등이 거론되고 있는데,.늘 원효에 가려서 제 빛을 못 낸다고 생각했던 의상을 학승이라기보다 실천적 포교승이라고 평한 시선에 마음이 간다. 자주 접했던 인물들이라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갔으나, 경허에 대한 부분은 새롭고 처음 접한 부분이 많아서 매우 흥미로왔다. 단순히 기인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경허가 세속적 재주를 많이 지닌 시인이었으며, 명필가였고, 유학과 노장에 해박했을 뿐 만 아니라 학승과 선승을 겸한 스승이었다고 하니 경허만을 다룬 책을 따로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둘째는 도교적 수양으로 삶을 이은 시인과 학자들이다. 정염, 정작, 이지함, 서기, 남사고 등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이지함의 그 유명한 토정비결이 원래의 뜻은 상공업을 천시하는 풍토를 고치고 귀천을 가리는 사회를 꾸짖으며 나태를 막고 근면을 권장하면서 민중들에게 한 가닥 위안을 주려는 동기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박지원의 [허생전]이 바로 이지함을 주인공으로 하여 쓰여졌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것이다. 또한 처음 들어본 정염, 정작이 바로 간신으로 알려진 정순붕의 아들이었다니..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했다. 흔히 도교의 자세는 세상사는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신선놀음에만 치중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더니 어떤 방식으로든 민중을 위로하고자 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셋째는 천주교와 기독교 신앙 속에서 자신의 삶을 바치며 산 인물들이다.

권철신, 윤지충, 권상연, 김교신, 함석헌 등이 바로 그들이다. 얼마전 전주에 잇는 전동성당을 방문했다가 윤지충과 권상연의 우리나라 첫 순교를 기념하는 기념비를 보았다. 그리고 바로 뒤에 이 책을 만나니 그 느낌이 새로웠다. 함석헌옹이야 너무 유명해서 따로 언급할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익히 알아본 함석헌과 약간 다른 모습이 거론되어서 내가 그동안 너무 피상적으로만 인물들을 알고 있었구나..하는 자각이 들었다.

넷째로는 민족종교를 창립하여 꺼져가는 나라를 구제하려는 종교인들이다. 최제우, 나철, 강증산, 최시형, 손병희 등 이들은 조선 말기 서양세력과 식민지 지배를 받을 시기에 구국을 위해 활동한 지도자들이다. 그 중에도 요즘 강증산은 상생의 논리와 함께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만난 강증산은 그 새로운 조명을 좀 무색하게 하는 면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다.




이들 종교인들은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면서도 순수하게 자기네가 믿는 종교에만 빠져 있지도 않았을 뿐 만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민중과 민족을 생각하는 뜨거운 지도자들이었다. 늘 자신들의 발자취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진리를 추구하는 자세는 지금 너무도 어렵고 혼란스러운 현재 이 땅의 종교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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