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난 자리, 그러니까 손이 하얗다며 나를 나무라는 친구들의 핀잔 사이에 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A라는 친구가 후일담처럼 "끈기 있기란 참 힘들더라"라고 말했다. 바로 나는 맞장구쳤다. 정말 살면서 끈적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걸 크게 깨달아 가기 때문이다.
뜸해진 독서에 자연히 소홀해진 이 공간을 되새기니 "끈기 있기란 참 힘들더라"는 친구의 그 말이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고 이 글이 그 소홀함에 어떤 반작용이 될까? 문학적인 시도는 좋았지만 아마 내가 원래 생각했던 끈기의 의미에는 맞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기왕에 써내려왔으니 언젠가 다시 보며 쿡쿡 거릴 나를 상상하며 글을 지른다.